열흘이라는 휴일

: 다짐과 역설

by 강라헬

​열흘이라는 달콤한 휴일도 눈 깜짝할 새 모두 흘러갔다.
​단 하루도 쉼 없이 달려온 나날들. 그래서인지 연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던 목요일 퇴근 시간만 손꼽아 기다렸다.

'이번엔 꼭 밀린 영어 공부도 하고, 묵혀뒀던 집안일도 깨끗하게 해치우고, 침대와 혼연일체가 되어 늦잠도 실컷 자야지!' 단단히 다짐했었다.

결과는 처참했다.
영어 공부는 티끌만큼도 못 했고, 집안일은 여전히 산더미다(겨우 화장실 청소 한 것이 전부다).
늦잠도 늦잠이지만 낮잠을 그리도 잤다.
모든 것의 원인은 새벽과 아침의 경계 어딘가에서 잠들게 만든, 새로 시작한 그 게임 탓이다.
​원래는 무과금 유저였던 내가 이제는 소과금을 넘어 '고래로 향하는 새우' 정도는 된 것 같다.
현질 할 때는 물 흐르듯이 결재했지만, 카드 명세서를 받아보니 정신이 번쩍 드는 현타가 몰려왔다.

시간 낭비는 또 어떻고.

​단순히 재미로 시작했던 것이 이제는 하루 일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의무처럼 느껴지니, 이것이 점차 나의 삶을 갉아먹는 옳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스스로 자각한다.
​이제, 더는 안 되겠다.

​게임, 너와는 이제 정말 거리를 두어야 할 때인 것 같아.
나의 양질의 삶을 되찾기 위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