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인의 고운 손길이 닿았을까
다소곳하게 앉은 청초함이
햇살 좋은 하늘 아래
못다 한 청춘의 기억을 품었다
닳고 닳은 손가락 마디에
뭉툭함이 배어나
화려했던 시절의 치맛폭은 나부끼고
서른 해 가까이 지켰던 영예
깨지고 금이 가고 켜켜이 생채기는 났어도
어이할까 결이 다른 걸
어느 골에
어느 여인의 내던지고 웅크렸던 세월
이제는 곱게 펼 때도 됐는데
그 껍질이 무거워 오히려 견고하다
두드렸던 세월 속에 아픔으로 남은 흉터
선명한 기억으로 두들겨진 다듬이는
반질반질 세월을 안았다
아픔일지라도
힘듦일지라도
오롯이 청춘을 담았다
누구나 하나쯤 가지고 있는 세월의 아픔
상처일지라도 보듬어준다
하얗게 눈 덮인 오솔길을
지난 발자국 덮으며 걷듯
하얀 설렘이 외려 두터워
설익은 청춘의 잔상이 따스하게 덮인다
ㅡㅡ오래된기억에대한잔상#동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