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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린왕자 Jun 17. 2024

블루베리가 익어가는 날

익어가는 삶을 위해


 블루베리 나무를 샀다

 열매가 알알이 열렸다

 이백 평이 넘는 텃밭에 심겨 있던

 그것이 탐이 났던 날

 그러고도 잊고 있다

 문득 꽃밭에서 발견하고는

 한 그루 샀다

 언제 익을지는 생각지도 않았다

 계절에 맞춰 익겠지


 블루베리는 전용 흙이 있다

 아무 흙에나 심으면 안 된다

 물도 좋아한다

 아~ 그래서 그곳에 심겨 있었구나

 좁은 우리 집으로 와서

 잘 살면 좋겠다 했다

 열매가 익어가는 걸 보고 싶다 했다

 유월이면 익는다 했다

 매일매일 들여다보고

 흙이 마를세라 물도 그르지 않았다


 익어간다

 색깔이 변하는 게 신비하다

 맘이 설레다 못해 쿵쾅거린다

 옆에서 보고  위에서 내려다보고

 먹을 줄만 알았지

 익어가는 건 처음 본다

 그러니 설렐 수밖에


 저걸 어떻게 따 먹을까

 두고두고 간직하고 싶은데

 하루가 다르게 열매들은 커가고

 하루가 다르게 설레는 내 맘도 커진다

 오랜만에 집에 온 녀석에게

 자랑하고 싶어 안달 난 엄마 마음

 그놈은 으으~ 미소만 날린다

 익으면 너도 줄게

 맛보러 내려오렴

 으으~~ 고개만 끄덕인다


 익어가는 건 아름답다

 너의 삶도

 나의 삶도

 그렇게 농도 짙게 익어간다


ㅡㅡ익어가는 삶을 위해 ㅡㅡ어린왕자의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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