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베리 나무를 샀다
열매가 알알이 열렸다
이백 평이 넘는 텃밭에 심겨 있던
그것이 탐이 났던 날
그러고도 잊고 있다
문득 꽃밭에서 발견하고는
한 그루 샀다
언제 익을지는 생각지도 않았다
계절에 맞춰 익겠지
블루베리는 전용 흙이 있다
아무 흙에나 심으면 안 된다
물도 좋아한다
아~ 그래서 그곳에 심겨 있었구나
좁은 우리 집으로 와서
잘 살면 좋겠다 했다
열매가 익어가는 걸 보고 싶다 했다
유월이면 익는다 했다
매일매일 들여다보고
흙이 마를세라 물도 그르지 않았다
익어간다
색깔이 변하는 게 신비하다
맘이 설레다 못해 쿵쾅거린다
옆에서 보고 위에서 내려다보고
먹을 줄만 알았지
익어가는 건 처음 본다
그러니 설렐 수밖에
저걸 어떻게 따 먹을까
두고두고 간직하고 싶은데
하루가 다르게 열매들은 커가고
하루가 다르게 설레는 내 맘도 커진다
오랜만에 집에 온 녀석에게
자랑하고 싶어 안달 난 엄마 마음
그놈은 으으~ 미소만 날린다
익으면 너도 줄게
맛보러 내려오렴
으으~~ 고개만 끄덕인다
익어가는 건 아름답다
너의 삶도
나의 삶도
그렇게 농도 짙게 익어간다
ㅡㅡ익어가는 삶을 위해 ㅡㅡ어린왕자의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