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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옐로롸이트 Feb 26. 2024

[독서노트] 퀴팅 Quitting

더 나은 인생을 위한 그만두기의 기술

퀴팅은 기술이자 생존기법이다.  


퀴팅은 '다른 행동에 착수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중단하는 것'이다.


영웅에게 어울리는 선택, 즉 회복력 있는 선택은 인내가 아닌 그만두기였다. 인간은 그만두고 나서 괜히 마음 졸이며 고민하는 유일한 생명체다. 


우리 몸은 그만두어야 할 때를 알려주도록 설계되었다. 당장 그만두지 않으면 죽을 것 같다고. 


'알게 뭐야. 난 이걸 할 거야'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에 가장 중요한 건, 나의 모든 행동을 정당화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었다. 


지금이 아니면 안 되는 중대한 발걸음이었다. 한계점이자 새로운 세계로 향하는 문이었다. 


더 즐거울만한 무언가를 시도할 에너지와 시간을 벌기 위해 그만두자. 


누구에게나 그만두고 싶을 때가 있다. 마음 깊은 곳에서는 그만둘 때라는 걸 알고 있다. 어떤 상황이 옳지 않다고 느껴지면 몸과 마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만두고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것은 여느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생존전략이다. 포기자로 불리는 것이 두렵다고 해서 신체적/정신적 피해에서 자신을 지키지 않고 그냥 두면 안 된다. 그러니 그만두자.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은 다른 길로 가기 위해 원래 길을 그만두는 행동을 수반한다. 


퀴팅은 행동이자 의사결정이고, 동기부여이자 계획이며, 선택이자 염원이다. 우울, 불안, 회복과도 이어진다. 그리고 우리가 시작하고 멈추고 다시 시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동안 노력을 쏟아부었다는 사실을 무시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노력을 많이 했다고 결과가 더 가치 있지는 않습니다. 


뇌는 어려운 일에 도전할 때 진정한 쾌감을 느낀다. 


우리의 뇌는 제대로 기능하면 주기적이고 전략적으로 그만두도록 설계된 듯하다. 


퀴팅은 완료와 다른 방식으로 정당화되어야 한다. 


그만두기. 물러서기. 재정비하기. 이 단어들은 모두 기본적으로 같은 전략을 뜻한다. 세상을 승자와 패자로 구분되는 제로섬게임이 벌어지는 곳이 아니라 때로는 누구나 승자도 패자도 될 수 있는 곳으로 바라보려는 노력이다. 삶을 혼자 올라가야 하는 산으로 여기지 않고, 나와 같은 의심과 슬픔을 품고 분투하는 다른 동료들과 함께하는 여정으로 여기는 것이다. 


자신을 성장시키고 싶은 마음은 자신을 이해하고 무엇이든 능숙하게 해내고 변화하고 싶은 욕망과 맞물려 있다. 이는 시대를 초월한 욕망이며 우리를 인간으로 만드는 본질이다. 


한 사람은 퀴팅을 닻으로 보았고, 다른 한 사람은 돛으로 보았다. 


더 나은 무언가 또는 단순히 다른 무언가를 위해 그만두는 것은 일탈이 아닌 표준이 되어야 한다. 


결국 퀴팅은 새롭게 시작하는 방법이자 자신이 주구인지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사이에 선을 긋는 일이다. 집중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무한한 가능성을 감지했기 때문에 그만두는 것이다. 그러니 필요하다면 언제든 그만두자. 


우리는 필요할 때 그만둘 수 있다. 다른 사람이 그만두어야 할 상황일 때 그들을 비난하지 않고 그만두게 만들 수도 있다. 


사람들이 어떻게 노력했는지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고 그들에게 그만두었다는 오명을 씌우며 현재 상황의 책임을 돌리면 세상은 더욱 불공정해진다. 


퀴팅은 문제가 아니라 해결책이다. 


더 높이 뛰어오르려면 한발 물러서야 한다. 


우리는 공격하기 위해 후퇴한다. 


퀴팅은 망설이는 행위일 수도 있고, 새로운 목표를 좇기 전에 심사숙고하는 기간일 수도 있으며, 잠시 멈추어 서서 방향을 전환하는 행동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실패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실패가 얼마나 자의적으로 발생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다. 


실패로 인한 고통을 나중에 장기간 받는 대신 지금 그만둬서 강력하지만 짧은 고통을 택하는 것. 이것이 바로 개인과 조직 모두가 갈고닦아야 할 기술이다. 자신에게 이길 기회를 한번 더 주려면 퀴팅을 택해야 한다. 


사업을 시작하거나 새로운 직작에 다닐 기회가 어디에나 있듯, 그만둘 기회도 어디에나 있다. 그만두고 다를 것을 시작할 수 있다. 물론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주변의 기대에서 벗어나기. 나에게 가장 좋은 것은 나만 안다. 


의사결정은 까다롭다. 우리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닥친 상황은 이전에 겪은 것과 전혀 다른 경우가 많다. 


여러분은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신경 쓴다. 물론 어느 정도까지는 그래야 한다. 하지만 퀴팅을 비롯해 여러분이 내린 결정 중 그 어떤 것도 모든 사람이 찬성하지는 않을 것이다. 여러분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여러분에게 가장 좋은 것을 바라겠지만,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결정할 수 있는 ㄴ사람은 자신뿐이다. 그만두기는 자신의 마음을 따르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할지라도 말이다. 그러니 각오를 다지고, 그만두자. 


퀴팅은 그 안락함을 놓아버린다는 뜻이다. 퀴팅을 통해 짐을 내려놓은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외롭다고 느낄 수도 있다.


퀴팅은 무엇을 포기하느냐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그만둔 이후에 처하게 될 황무지 같은 상황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다. 주변 환경이나 관계에서 받는 위로는 더 이상 없다. 그리고 다른 환경에 속하려고 하는 동안에도 처음 얼마간은 방황할 수 있다. 심지어 붕 뜬 느낌에 불안할 수도 있다. 더 이상 어디에도 속하지 않기 때문이다.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는데서 벗어나야 해요. 종이에 숫자를 적으며 계획만 짜는 것도요. 그렇게 뛰어들지 않았더라면 전 이 자리에 없었을 겁니다. 


도망쳐도 괜찮다. 그만둬도 괜찮다. 퀴팅은 감정이 보내는 SOS에 합당한 반응이다. 


퀴팅은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할 자원이다. 패배가 아니라 결정이고 전환점이다. 


이미 일어난 일을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힘든 기억과 어려운 상황에 대응하는 법을 개발하여 자신을 치유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는 있다. 


우리가 모든 것을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은 바로잡아야 한다. 


퀴팅은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이다. 




요 몇 년간 내가 그만두고 떠나온 수많은 것들에 대한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나를 성추행한 직장 상사를 피해 떠나온 회사, 결국 감당하지 못하고 무너져간 인간관계, 어리숙함 가득했던 유년시절을 함께한 교회..


위기와 시련을 통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겠거니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모두 나의 '퀴팅'이었음을 깨달았다. 


너는 정말 대단한 추진력을 가졌구나. 정말 부러워.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나는 그게 단지 나의 '시작'하는 힘이 좋다는 뜻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만두는'힘도 좋아야 하는 일이었다.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려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반드시 그만둬야 하므로. 


물론 그 과정을 견디는 시간은 눈물로 얼룩졌고, 어떤 때는 후회를 하기도, 어떤 때는 후련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 이렇게 돌이켜 보고서야 그 일들이 지금의 나를 있게 했음을 알게 되었을 뿐. 


지나온 결정과 선택들 그 어느 하나도 완벽하진 못했을 거다. 


하지만 그 일들이 결코 무의미하지 않았음을. 오늘의 나를 만들었음을 깨달았다. 


앞으로도 수많은 일들이 일어날 테고, 또 더 먼 미래의 내가 돌아보고는 고개를 끄덕거릴 날이 오겠지.


그만두고 도망치는 것이 결코 잘못이 아님을, 오히려 새로 시작하는 것보다 더 큰 용기와 에너지가 필요한 일임을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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