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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rdan 조르단 Nov 22. 2022

[SMILE]#10. 노플라스틱선데이 대표, 이건희 님

못 쓰는 것이 아니라 다시 쓰일 것들로 만들었기에.

알록달록한 플라스틱이 가득 모인 곳은 마치 동화 속 세계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준다. 남의 행복을 이렇게 정중하게 희망한 적이 있었던가. 어렸을 때 가지고 놀던 블록처럼 색색의 플라스틱이 차곡차곡 쌓인 곳에서 만난 그는 사뭇 진지한 목소리로 더 많은 사람의 행복을 말한다.







열 번째 미소,

<노플라스틱선데이> 대표 이건희 님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간단하게 자기소개부터 하면서 시작할까요?

안녕하세요. 노플라스틱선데이를 운영하고 있는 (주)프래그의 대표, 이건희입니다.


심플한 소개네요! 아마 노플라스틱선데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어보시는 분들도 많을 듯한데, 노플라스틱선데이에 대해서 조금만 더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요즘 팬 굿즈는 물론이고 우정 굿즈, 가족 굿즈도 많이들 만드시잖아요. 쉽게 제작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업체들도 늘어났고요.

노플라스틱선데이는 버려지는 작은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누구나 편리하고 쉽게, 하지만 특별하고 의미 있는 굿즈를 제작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있어요. 새로운 플라스틱을 사용한 제품보다 이미 생산되어 활용이 끝난 플라스틱을 다시 사용하는 선택지가 생겼으면 하는 마음으로 서비스를 구성했죠. 앞으로 이런 선택지가 좀 더 보편적으로 확대되길 바라고 있어요.


백화점이나 각종 팝업스토어에서 커다란 장비가 설치되어있는 걸 봤어요. 그 자리에서 굿즈를 만들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친구들과 병뚜껑을 모아간 뒤에 참여해본 적이 있어요.

네 맞아요. 직접 현장에서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제품을 제작하는 워크숍을 진행했던 적이 있어요. 저희가 사용하는 장비는 네덜란드에서 시작된 프레셔스 플라스틱 오픈 소스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플라스틱 재활용 설비예요. 그 장비 제작을 시작으로 재활용 플라스틱을 이용해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는 노플라스틱선데이로 발전하게 된 거거든요.


모두가 쓸 수 있는 기술로 시작된 브랜드라니 왠지 벅찬 기분이 드는 걸요. 그러고 보니 브랜드 이름도 특이하잖아요. “플라스틱 없는 일요일”. 노플라스틱선데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붙여진 거예요?

노플라스틱선데이는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에는 일회용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말자는 실천의 의미를 담은 이름이에요.


왠지 이름을 들었을 땐 굉장히 유쾌한 이미지이더라고요. 노플라스틱선데이가 추구하는 가치는 뭐예요?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의 대중화, 그리고 투명한 재활용 공정과 오래 쓸 수 있고 널리 사랑받을 수 있는 디자인. 이 세 가지를 주요 가치로 가져가려고 해요. 





대중화, 보편화 같은 이야기를 벌써 꽤 자주 들은 기분인데요. “지구를 지키자.”, “환경을 보호하자.”……. 자주 보고 듣는 이야기들인데 사실 막상 해보려고 하면 막연하게 느껴지잖아요.

사회 구성원으로서 그 문제는 너무 어렵거나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동시대를 살아가는 시민이라면 일회용품의 사용을 줄인다든가 하는 걸로도 실천이 가능하겠죠. 일단 관심이 있으니까,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일부터 하는 거예요. 그보다 더 큰 범위에서는 도시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더 잘 재활용할 수 있게 인프라를 구축하도록 각 지자체에 관심을 요구할 수 있겠죠.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노플라스틱선데이만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우리는 재활용 제조공정이라는 독특한 베이스가 있어서 이 베이스를 바탕으로 캠페인이나 상품을 기획하고, 디자인을 진행하다 보니 색다른 매력들이 이것저것 발견되곤 해요.


확실히 특유의 패턴이나 독특한 컬러감이 노플라스틱선데이의 제품들을 특별하게 느껴지게 하더라고요. 또 요즘엔 ‘재활용 플라스틱’이라든지, ‘업사이클’이라는 단어가 주는 힘이 큰 것 같은데요. 그만큼 트렌드도 꼼꼼하게 체크해야 하고, 동시에 창의적이고 신선한 사고방식도 많이 요구될 것 같은데 노플라스틱선데이는 어때요?

노플라스틱선데이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디자인이나 공예 전공자예요. 회사 일을 하면서 작가 활동을 병행하는 분들도 계시죠.


개인 작업 활동도 자유롭게 할 수 있군요! 구성원 조합만으로도 회사 생활이 굉장히 크리에이티브할 것 같은데, 혹시 노플라스틱선데이만의 사내 문화라든지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지난여름에 모든 구성원이 참여하는 상품 기획 공모전을 진행했어요. 어유……. 학부 시절 크리틱 뺨치는 긴장감이 돌더라고요. (웃음) 그렇게 치열할 거라곤 예상치 못했는데 덕분에 정말 재미있었어요. 다음번엔 진행 방법이나 주제를 다양하게 해서 진행해보고 싶더라고요.

노플라스틱선데이 특유의 즐거움은 함께하는 모든 구성원 덕분이지 않을까.


혹시 앞으로 이런 것도 재사용 플라스틱으로 만들어보고 싶다! 하는 것이 있을까요?

플라스틱은 대부분 컨테이너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아요. 가볍고 비교적 견고하면서, 오랜 시간 형태 유지가 되니까요. 관리도 편리하고요. 그래서 식음료나 화장품처럼 무언가를 담고 보관하는 역할을 많이 수행하는데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특수한 목적의 수납용 박스들을 제작하고 싶네요.



브랜드나 소비자의 인식, 사회적 흐름 등이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거나 최근에 특별히 느끼는 부분이 있을까요?

사실 노플라스틱선데이의 고객 대부분은 기업체예요. 최근 들어 협업 제안도 많아지고, 직접 실행하는 케이스도 늘어나고 있어요. “소비자가 친환경을 ‘선택’할 수 있도록 생산 단계에서 준비하는 경향성이 상당히 확대되었구나.” 하는 걸 피부로 느끼고 있어요.


저도 꽤 여기저기에서 노플라스틱선데이의 이름을 보고 있어요. 대표님의 감상은 어때요?

친환경이라든지, 지속 가능한 생산, 좋은 소비문화의 확산……. 이런 이슈에 많은 브랜드가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게 눈에 보이죠. 아무래도 지금은 탄소중립처럼 기후위기 대안으로 이것저것 많은 시도가 필요한 상황이잖아요. 그래서 이게 단순한 유행이라기보다는 시대적 요구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더 잘 해낼 수 있게 준비해야죠. 


노플라스틱선데이는 조르단과도 같이 친환경 아이템을 만들었던 인연이 있죠(웃음). 노플라스틱선데이 칫솔 꽂이 상세페이지에서 조르단 그린클린 칫솔을 발견하고 정말 기뻤거든요. 조르단과 함께 굿즈를 제작해보니 어떠셨나요?

조르단이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해 칫솔을 만든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어요. 비슷한 지향점을 가진 브랜드와 협업을 하게 되어서 무척 정말 기뻤죠. 다음번엔 조르단의 칫솔을 재활용한 기능성 제품들을 만들어보고 싶군요. (웃음)


오! 나중에 꼭 함께 진행해보면 좋을 것 같네요 :)

노플라스틱선데이와 함께한 조르단의 카라비너와 칫솔꽂이, 그리고 칫솔.


최근에 성수동에서 팝업스토어를 진행했다고 들었어요! 어떤 내용을 담은 팝업이었는지, 또 오프라인에서 소비자들과 만나보니 어떠셨는지 궁금해요. 

아까도 잠시 말씀드렸는데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의 대중화, 투명한 제조공정, 오래 사랑받는 디자인이라는 세 가지 가치를 전달해드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저희가 쓰는 장비, 공정을 리플릿으로 만들어 소개하고 직접 보고 만질 수 있게 제품들도 비치해두었죠. 생각보다 많은 분들께서 저희 노력에 많이 공감해주시더라고요. 



아무래도 환경에 관련된 일을 하시니까 좀 더 환경문제를 의식하시게 되지는 않나요? 평소엔 어떤 걸로 친환경 실천을 하세요?

개인적으로는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고 있죠. 또 다른 부분에서는 환경보호에 동참하시거나, 많은 노력을 해주시는 시민운동단체에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있어요.


대표님이 특히 잘 사용하시는 노플라스틱선데이의 제품이 뭔지 궁금해요. 대표님의 픽을 알려주세요!

전 튜브짜개랑 칫솔꽂이를 잘 활용하고 있어요. 아, 새로운 제품도 다섯 가지 정도 개발 중인데 이걸 빨리 보여드리고 싶네요.



노플라스틱선데이를 운영하면서 행복했던 일이나 뜻깊었던 순간이 있나요? 아무래도 분야가 분야이다 보니 고민이 많은 순간도 있었을 것 같네요.

아무래도 그렇죠. 특히 쓰레기 선별장이나 플라스틱 폐기물이 모이는 재활용 공장에 가보면 어마어마하게 쌓인 폐기물을 보게 되거든요. 이때 밀려오는 무력감은 정말 말로 설명하기 힘들 정도예요. 

그런데 허탈함을 느끼다가도 문득 ‘이러니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정말 많겠구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럴 땐 어떻게 이겨내세요? 

이런 고민들이 닥쳐오면 회사 동료들이나, 다른 협력기관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것저것 시도해봐요. 그러다 보면 어느 정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보여서 극복이 되더라고요.


그럼 노플라스틱선데이의 목표가 있을까요? 

음, 앞으로 다양한 상품들을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로 대체해 시장에 제안해보고 싶어요.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 안에서 일정 부분은 플라스틱 재활용 상품이 보편화될 수 있게요. 노플라스틱선데이가 생활용품, 리빙과 라이프스타일 시장에서도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면 좋겠어요. 


슬슬 한 해가 마무리되는 시즌이 왔잖아요? 올 한 해 제일 기억에 남는 일은 뭐였어요? 혹시 내년 목표는 벌써 세우셨나요?

어, 갑자기 유난히 날카롭게 느껴지는 질문이네요. (웃음) 사실 평소에 지난 일을 돌아보거나, 계획을 잡는 일을 해야 하는데 하면서, 지금 당장의 바쁜 일들을 처리하느라 지연되는 것들이 많아 괜히 찔리네요.(웃음)


그러시군요, 예상치도 못한 답변이네요. 조금 의외라는 생각도 들고요.

그런가요? 그래서 올해는 꼭, 올해가 가기 전에 한 해 동안 어떤 일이 있었고, 무엇을 했는지 동료들과 다시 이야기도 해보는 시간을 꼭 갖고 싶어요. 내년에는 우리가 가진 기술을 대중화시켜 더욱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 내부 구성원들의 다채로운 아이디어들을 밖으로 내보이고 싶어요.

무력감을 극복하는 방법이라면 또 여러 가지가 있잖아요. 피로해지는 순간에 찾는 취미나, 나만의 리프레시 방법 같은 게 있나요? 

저는 수영을 좋아해서 정기적으로 수영을 하고 있어요. 예전에는 독서모임을 꾸준히 가졌는데, 지금은 모임을 갖지 않는 대신 책을 읽으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습관이 들었어요.

 

최근에 읽었던 책 중에서 인상 깊었던 건 어떤 거였는지 궁금해요.

요 근래 <쇳밥일지>라는 책을 읽었는데, 이 책이 굉장히 인상 깊어서 <중공업 가족의 유토피아>라는 책도 읽게 되었어요. 경남권의 제조업에 관한 기록들도 함께 보고 있는데, 저희도 플라스틱 제조업이다 보니 읽으면서 참고할 내용들이 꽤 많더라고요.


조르단은 매월 제주에서 비치 플로깅을 하고 있거든요. 대표님은 플로깅 활동을 해보신 적이 있으세요?

아, 최근에 제주에 가서 제주클린보이즈클럽의 연철 님과 바다에서 쓰레기를 주웠어요. 제주에서 플로깅을 하신다기에 해안가에서만 쓰레기를 주우며 다니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워낙 많은 분들이 해안을 잘 청소해주셔서 더 안쪽의 바위나 절벽을 오르면서 쓰레기를 주우시더라고요. 고생이 많으시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그만큼 고생하시면서 환경을 위한 행동을 하는 모습이 인상에 남았어요.


혹시 대표님은 조르단 제품을 사용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있다면 가장 좋아하는 제품은 무엇인지, 아직 없다면 가장 끌리는 제품은 무엇인지 궁금해요.

역시 이 질문이 오는군요. (웃음) 전 그린클린 울트라소프트를 사용하고 있어요. 그린클린은 칫솔을 딱 잡았을 때의 그립감이 굉장히 좋았어요. 칫솔이 너무 가볍거나 쥘 때 불편함이 느껴지면 아무래도 사용감이 좋지 않잖아요.




‘Made for every smile’은 조르단의 슬로건이자 가치인데요. 노플라스틱선데이도 지구랑 우리를 미소 짓게 하려고 애쓰고 있잖아요. 대표님의 일상에서 대표님을 미소 짓게 만드는 건 어떤 건가요?

저는 규칙적인 일상 속에서 편안함을 느끼는데, 그럴 때 미소를 짓게 되더라고요. 특별한 것들은 오히려 빠르게 휘발되거든요. 정형적이라는 게 나쁘지만은 않아요. 그 정형을 유지하는 나의 집과 가족, 회사, 좋은 동료들이 제게 편안함을 주죠. 그 편안함을 만들어주는 것들 하나하나가 고맙고, 그 생각을 할 때 절로 미소가 지어져요.


자, 이제 그럼 마지막 질문입니다. 대표님에게 ‘미소’란 어떤 의미인가요?

맛있는 한 끼 식사라고 할까요?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저도 모르게 뭔가를 흥얼거리나 보더라고요. (웃음) 미소라는 것도 그렇지 않을까요? 나 자신도 미처 깨닫지 못했던 내적인 만족감을 표현하는 방식. 맛있는 식사를 하고 있는 제 모습처럼요.



[Jordan Smile Talk Project]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지닌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일상의 ‘미소‘, ‘웃음’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프로젝트입니다. 작은 미소들이 모여 큰 웃음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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