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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일 May 30. 2023

넌 감정적이야?


나는 내가 감정적이게 변하는 상황들을 정확히 알고 있다.


너무나 예상이 가능하기 때문에 감정적이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지만 반은 그렇고 반은 그렇지 않다. 어느 정도 훈련의 영역이라고 생각해서 요동치는 감정을 피나는 노력으로 눌러 보기도 하고 애써 외면해 보기도 했다. 분명 효과는 있었다. 감정적이게 반응하는 순간을 늦추는 것을 시작으로 해서 이제는 감정적이게 되는 빈도수가 현저히 줄었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는다. 왜 그런 것일까 생각을 해보면 이유 대신 ‘나는 이런 사람이네’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물론 이제는 이전에 비해 감정적이지 않고, 전에는 내 주변 사람들이 내가 감정적이라고 할 정도로 남들 앞에서도 쉽게 드러나고는 했지만 이제는 내가 감정적이라고 이야기하면 믿지 않을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감정적인 삶을 살면 주변 사람의 마음을 직접적으로, 간접적으로 상하게 한다. 굳이 일으키지 않아도 될 갈등들을 일으키고, 넘어갈 수 있는 상황들도 오히려 불씨를 키워 무안한 상황을 야기하기도 한다. 주변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것으로 인해서인지 감정적인 마음을 가지는 것 자체가 내게는 어느새 부정적이게 다가왔고, 내 스스로가 감정적이라는 것을 인지하는 것만으로 내게는 부끄러움이 되었다. 


감정적인 사람이 가지게 될 이점은 나의 감정을 상대방에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본인이 어떤 상황에 감정이 상하는지를 남들이 알아 조심할 수 있게 해준다. 근데 여기서 한 가지 오류가 발생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감정적인 것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을 해서인지, 상대가 감정적인 반응을 보이면 본인이 아닌 상대에게서 문제점을 찾는다. 


“왜 이렇게 감정적이야?”

“진정하고 다시 얘기해”


성숙한 사람은 감정을 잘 조절한다는 말에 동의를 하기 때문에 나도 노력을 해온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감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본인의 언행에 대해서 돌아볼 생각을 우리 각자가 할 수 있어야 한다. 성숙을 본인 스스로에게 요구할 수는 있어도 남에게 성숙을 요구하는 것은 부모님이나 선생이 할 수 있는 것이고, 심지어 그들도 존중 없이 성숙을 요구하는 것은 속이 비어 있는 행위적인 변화에 그치고 말 것이다.


그리고 감정적인 것이 왜 문제인지 모른 채 행위적인 변화에 집중하며 살아온 내가 알게 된 나의 모습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 이어서 이야기해보겠다.


출처: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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