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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일 Feb 22. 2024

25살에 깨달은 것

2편_Freewill, not Willfree

자유의지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우리에게 자유라는 선물이 주어졌고, 그 자유를 가지고 우리는 의지적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다른 말로 자신의 행동과 결정을 스스로 조절하고 통제할 수 있는 힘 혹은 능력이라고도 하는 이 자유의지는 어쩌면 처음으로 제 의미를 찾아가는 것 같다.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자유의지라는 단어는 자유가 먼저 오고, 그 뒤에 의지라는 단어가 따라온다는 것이다. 자유가먼저 주어졌고, 그 자유를 가지고 의지적으로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활용할 수 있다. 의지 자유가 아닌 자유의지. 내가 의지를 가지고 자유롭게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이 차이점을 모른 채 삶을 살아왔다. 자유는 구속받지 않는다. 자유로운 사람은 그 사람 앞에 어떤 형용사도 붙지 않는다. 내 이름만으로, 내 자아가 중심이 되어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삶에서 겪는 일들은 나를 가꾸어가지만 나의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못한다. 


앞선 글에서 말했듯 나는 남들은 다 아는 것 같은 한 가지 사실을 나만 모른 채 살아온 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 지금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도 정말 간단하지만 중요한 사실을 발견해가는 그 여정에 대해 말하는 것뿐이지, 남들이 모르는 사실을 터득한 것이 아님을 밝힌다.


어렸을 적 나는 학구열이 높은 지역에서 자랐다. 어린 나이부터 경쟁심을 요구하는 학교라는 사회 안에서 공부, 운동, 관계 등 대부분의 영역에 있어서 남들보다 뛰어나고 싶다는 욕심을 가지고 치열하게 살았다. 나는 승부욕이 강한사람이 되었고, 무엇이든 지고 싶지 않고 최고가 되고 싶어 하는 태도는 오랫동안 내 삶의 동력이 되었다.


여기서 한 가지 스스로에게 물어볼 수 있는 질문은, 내가 그 시간들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에 대한 것이다. 결과를 중요시하는 상황들의 연속에서, 결과를 평가하는 기준을 나에게 두지 않고 내 옆 사람에게 두고 살아온 시간들은 내게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열심히 살았던 시간들이 내게 때로는 최고라는 자리, 남도 부러워하는 자리에 앉혀 주었지만, 내게 만족을 주지 못했던 기억들이 많다. 부족해서가 아닌, 내가 이것을 위해 살았나 싶은 그런 불만족이다. 스스로를 돌아볼 줄 몰랐던 내게는 그저 스쳐 지나가는 생각에 그쳤지만, 스물다섯 살이 되어서야 어느 한 사건이 내 머릿속에 경종을 울리며 처음으로 나는 자유의지가 아닌 의지 자유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임을 알게 되었다. 


의지 자유를 가진 사람의 특징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나를 돌아보면 정해진 범주 안에서 자유를 가지고선택을 하는 사람이다. 너무나 많은 예시들이 떠오르는데 한 가지만 말하자면 나는 운동을 하면 스트레스가 전혀 풀리지 않는다. 남자들은 축구나 농구를 하면 스트레스가 풀린다는데, 곰곰이 생각했을 때 어떻게든 이기고 싶다는 의지만을 가지고 운동을 했던 기억들만 있을 뿐 끝나고 나서 개운했던 적은 없었다. 그저 더 잘하고 싶고, 남에게 인정받고싶다는 마음 하나로 열심히 해왔다. (글을 쓰면 스트레스가 풀리는 걸 보니 나는 글쟁이가 맞다) 이외에도 나는 내가하고자 하는 무언가를 하기 보다 해야 하는 일을 선택해 왔다. 결국 선택도 말이 선택이지 내가 선택해야 하는 것만같은 선택지 하나를 두고 잠시 고민을 하다 결정을 내리면 내가 선택을 했다는 착각을 하는 것이다. 애초에 하지 않는선택지는 없었다. 


내가 이 정도로 내 선택을 할 줄 몰랐던 사람인가 싶지만, 실제로 그렇다. 의지 자유에서 벗어나 자유의지를 회복해가는 이 시점에서, 이 차이가 정말 크다는 사실은 내 삶에 대한 후회보다 앞으로의 대한 기대, 그리고 그럼에도 내 삶에 가득한 감사들이 그저 감개무량할 뿐이다. 


자유를 가지고 내가 의지적으로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삶을 당신은 이제껏 살아온 것인가? 너무 부럽다. 부러워미칠 정도다. 선택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말이 부담이 아닌 감사로 다가오게 될 줄은 몰랐는데, 내가 선택할 수 있다는사실이 너무 아름다운 선물이기 때문에 책임을 지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진다. 


출처: 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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