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와 생활지도

학폭 사안처리와 생활지도방법

by 날아라후니쌤

학교폭력

학교는 교육활동이 이루어지는 공간입니다. 폭력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신체적 공격행위 불법으로 행사되는 강제력’을 의미합니다. 학교와 폭력의 두 단어를 결합하였습니다. 학교폭력이라는 말이 생겨나게 되면서 학생들이 관련된 폭력 행위는 모두 학교폭력으로 처리할 수 있는 사안이 되었습니다. 어이가 없기도 합니다.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생활지도를 하던 권한을 하나씩 빼앗아 갔습니다. 사회적으로 정치적으로 조금씩 교권을 추락시켰습니다. 학생들의 인권을 강조하면서 말입니다. 인권하고 교권은 상대적인 개념이 아닙니다. 서로 존중되어야 하는 것이죠. 그럼에도 선생님들의 생활지도 권한을 빼앗아 갔습니다. 그 출발점은 학교폭력입니다.


장기적으로는 학교폭력이라는 용어를 변경하여야 합니다. 또 적용되는 범위를 축소해야 합니다. 지금의 학교폭력 예방법에서는 학생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학교폭력 사안으로 접수하여 진행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학부모와 동행한 체험학습에서 다른 학교 학생과 다툼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너무나도 광범위하다 보니 별의 별일이 모두 다 학교폭력 사안입니다.


학부모가 학교에 제대로 알리지도 않았다면 담당 선생님의 잘못일까요? 이것은 제도의 문제이고 시스템의 문제입니다. 제도와 시스템이 미비하다면 개선해야죠. 현장에서 고생하고 있는 담임선생님이나 학교폭력 담당교사, 생활교육을 담당하는 부장님들에게는 민원이 접수되고 있습니다. 민원이 접수되면 교육청에서는 해당 내용을 점검하겠다고 하면서 학교장의 행정처분을 받게 하거나 담당 선생님들을 징계를 주기도 합니다. 특히 관련한 감사를 받을 때면 일을 많이 하면 처벌을 받는 불합리한 세상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학교폭력 처리절차

2019학년도까지는 학교에서 24시간 이내에 접수하여 2주 이내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업무담당자는 쉴 새 없이 초과근무를 하곤 했습니다. 학부모위원분들을 매번 연락드렸습니다. 회의록을 일일이 작성하기에도 벅찼습니다. 한 번은 회의를 5시에 시작했는데 밤 11시가 넘어도 끝나지 않아 다음날 다시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업무담당자들은 계속되는 민원과 서류처리에 지치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업무담당자의 업무량을 줄여주고 학폭위의 공신력을 높인다는 이유로 2020학년도부터는 변화되었습니다. 엄밀히 이야기하면 2019학년도 9월 1일부터 학교장 자체 해결제가 도입이 되었습니다. 도입 초기에는 학교장 자체 해결을 하는 경우 학교에서 은폐, 축소한다는 민원이 접수될 소지가 있어 거의 대부분 학폭위를 열어서 진행했습니다.


2020년 3월 1일부터 교육지원청에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설치되었습니다. 학교에 학교폭력 사안이 접수되면 48시간 이내에 교육청에 보고를 하게 됩니다. 사안 내용을 확인할 때에는 피해학생과 보호자의 확인서, 가해학생과 보호자의 확인서를 받아서 진행을 하게 됩니다. 목격 학생이나 목격한 선생님이 있으면 확인서를 받게 되고요. 최대한 객관적으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합니다.


확인한 내용을 바탕으로 학교폭력 사안조사 보고서를 작성하게 되는데요. 이 내용이 예전에 학교에서 개최할 때보다 문서의 양이 두 배이상 증가했습니다. 생각해보세요. 학교에서 학폭위가 열릴 때는 학교에 근무하는 선생님들이 위원으로 들어가서 어떤 상황인지, 학생의 성향은 어떤지 알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교육지원청의 학폭위에서 이런 안건을 심의하려면 관련한 문서에 세부적인 내용들까지 들어가 있어야 판단이 가능하게 된 거죠. 교육지원청에서는 관내의 모든 초중고등학교의 사안을 담당하게 되니까요. 학교의 세부적인 사항, 학생들의 성향 이런 내용들은 누군가 글로 표현해주거나 말로 설명해주어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업무담당자가 처리해야 할 서류의 양만 거의 두 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대신 학교의 학교폭력 전담기구에서 2주 이내에 처리해서 학교장 종결을 할 건지, 학폭위 개최 요청을 할 건지를 결정해야 하니 약간의 시간적 여유가 생기기는 했습니다.


학교장 종결처리 여부

학교폭력 전담기구에서는 학교장 종결처리가 가능한 요건을 판단해야 합니다. 4가지 요건이 있는데요. 2주 이상의 진단서, 재산상 피해 여부, 지속성, 보복성 등을 판단합니다. 모두 해당하는 경우에 학교장 종결처리가 가능한데요. 바로 종결이 되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피해학생과 학부모가 종결처리에 동의를 해야 합니다. 동의하지 않으면 학폭위를 개최할 수 있도록 교육지원청에 개최 요청을 하고요. 동의하면 학교장 종결로 처리합니다.

담당자의 입장에서는 학교장 종결처리가 좋을 수 있습니다. 교육청에 학폭위 개최 요청을 하면 후속작업이 만만치 않거든요. 학교장 종결처리도 몇 단계의 문서처리를 해야 하니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일단 학교폭력으로 접수되면 한 건당 최소 10개 정도의 문서를 처리해야 하니 담당교사는 기피업무일 수밖에요.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2019학년도 이전에는 학생부장으로 근무하면 거의 학교의 학폭 위원으로 활동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였고요. 2018학년도부터 학폭 위원이었고요. 2019년에는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 도움을 요청해서 학부모위원으로 아이의 학교에서 사안처리에 도움을 주기도 했습니다. 2020학년도부터 2년간은 교육지원청의 학폭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초중고등학교의 많은 사안을 보고 처리하기도 하였습니다.


교육지원청의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 회의를 하러 갔을 때의 일입니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학교의 업무담당자가 감당해야 하는 문서의 양이 많습니다. 세부적으로 작성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또 학교급별 사안의 강도가 다릅니다. 아이들이 매년 성장합니다. 학부모님들도 학폭위에 관해 매년 더 공부하고 오시게 됩니다. 초등학교의 사안보다 중학교, 중학교 사안보다는 고등학교의 사안이 더 처리하기 까다롭기도 합니다.


사안에 따라서는 고등학교에서 올라온 사안이라도 이걸 왜 학폭위에 올렸지?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안조사 내용만 읽어보면 학교장 종결처리도 가능한 내용 같은데 말입니다. 그런데 담당자도 학교장 종결로 처리하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경우들입니다. 단순한 내용이지만 학폭위를 열어서 상대 학생을 처벌해달라는 논리입니다. 모든 학폭위 사안이 그렇지만 위원들은 학교폭력인지 아닌지를 먼저 판단합니다. 이런 경우는 ‘학교폭력이 아님’으로 판단하기도 합니다. 실제적인 피해사실을 확인할 수 없기도 합니다. 허위사실이기도 하고요. 모든 학교폭력 사안은 사안에 따라 다르니 단정해서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다만 학폭위에 참석하는 위원님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십니다. 결과를 도출해내기까지 여러 가지 과정을 거칩니다. 의견 조율의 과정을 거치게 되니까요.


매년 학교폭력에 연루된 학생들을 생활지도하기가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강하게 처벌을 받으면 학교폭력 행위를 하지 않아야겠다는 경각심을 갖게 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학교폭력 사안이 많은 학교의 경우에는 너무 약하게 처벌을 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는 아이들끼리도 “ 학폭위 올라가 봐야 교내봉사만 하면 되니까 더 때려도 돼.” 이런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고 하네요. 실효성에 문제가 생기고 공신력에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습니다. 비슷한 사안에 관한 판단을 관내 학교에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은 형평성 차원에서 바람직한 일입니다. 하지만 학교급이 다른 초중고 학생들을 동일하게 처분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일인지 생각해볼 일입니다.

학교폭력을 일으키는 학생들의 생활지도

학교폭력 사안 접수를 하다 보면 10명 중 5명은 이전의 학교폭력 사안에 연루되었던 경우가 많습니다. 항상 가해이기도 합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고요. 피해를 받았던 학생이 가해로 올라오기도 합니다. 예전에 학폭위에서 처리한 한 학생의 내용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가해학생 중에는 고등학교 형들에게 피해를 받았던 중학생이 있었습니다. 얼마 후 초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금품을 갈취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얼마 후에 다시 고등학교 형들에게 맞고 피해로 접수가 되기도 하고요. 사안처리를 할 때에는 그 상황만 놓고 봅니다. 그런데 한 학생의 학교폭력 일대기를 놓고 보면 이건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된 것인지 알려주기도 힘들 정도로 꼬여있는 안타까운 상황인 거죠.

이런 학생들과 마주해서 상담활동을 하려고 할 때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라포가 형성되지 않을 경우에는 더더욱이 내면의 감정을 표현하지 않습니다. 학생들을 이해하기 위해 일단 최초 상담과정에서 이야기를 많이 들어줍니다. 제가 주로 쓰는 표현은 “어떤 일이 있었는지 말해줄래요?”입니다. 그리고는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계속 듣습니다. 그러다 보면 본인이 잘못한 일이 무엇인지, 다른 학생에게 피해를 준 것은 무엇인지 깨닫게 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선생님들이 다른 이야기를 해 주지 않아도 말입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긴 합니다. ADHD 치료를 받고 있는 학생이거나 분노조절장애가 있는 학생도 있습니다. 가정폭력이나 아동학대로 힘들어하는 경우도 있고요. 부모님이 사정이 있어 함께 살지 못하는 학생도 있습니다. 여러 가지 상황에 놓은 아이들을 도움을 주려고 하는데 사실 어디서부터 어떻게 도움을 주는 것이 좋은지 잘 모를 때도 있습니다. 학생이 거부하기도 하고요. 부모님이 거부하기도 합니다. 이럴 때에는 상담 선생님을 통해서 교육지원청 Wee센터에 연계하여 지원해줄 수 있는 방안을 찾기도 합니다.

학교폭력 예방교육의 필요성

매 학기별 학생, 학부모, 교직원을 상대로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필수로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학교폭력이 발생하고 수습하는 것이 어려운 적이 많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에게는 어울림 프로그램을 활용한 학교폭력 예방교육이 진행되기도 합니다. 교과별로 모듈이 개발되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창체 시간에 활동할 수 있는 모듈도 개발되어 있습니다. 어울림 프로그램을 진행해보면 학생들이 깨닫는 내용이 많다고 합니다. 다른 학생들의 생각이 나의 생각과 다를 수 있음을 인지할 수 있게 해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학교폭력 예방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사이버 학교폭력 예방교육도 함께 진행합니다. 요즘 학생들은 메타버스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메타버스 공간에서 성추행 뉴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온라인 공간에서도 오프라인 공간에서와 같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배려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하고요. 본인이 가진 것을 요만큼도 나누지 않으려고 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 사회에 살아가려면 나눌 줄도 알아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감정에 공감하는 능력도 키워야 하고요. 자신의 순간적인 감정에만 충실한 학생들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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