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감히 요점 정리 한 번 해보겠습니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20세기 서유럽 제국들이 몰락을 경험하면서 자본 / 소득의 비율(β)은 낮아졌다. 벨 에포크 시대에는 자본이 소득의 약 6~7배 수준이었는데,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그 비율은 3배 수준까지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현재 서유럽의 β값은 5~6 수준으로 회복되었다. 반면 미국의 β값은 세계대전으로 자본의 물리적 파괴를 경험하지 않았음에도 4~5 사이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왜 유럽은 자본의 비율이 대폭 감소한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전의 수치로 회귀하려는 경향을 보이는 걸까?
자본주의의 제1기본 법칙이 α = r × β라는 것을 기억하고 있다면* 이제 제2법칙을 기억할 차례이다. β는 수차례 말한 것과 같이 자본 / 소득 비율이다. 여기서 새로운 개념이 등장하는데, s는 저축률이고, g는 성장률이다. 이 법칙은 자본주의의 제1기본 법칙과는 다르게 정의상 언제나 성립하는 것은 아니고, 동적 과정의 결과이다. 즉, 자본주의의 제2법칙은 앞으로 β값이 얼마까지 상승할 수 있는지 예측하는 도구이다. 더 쉽게 말하면 저축률과 성장률을 알면 β값이 얼마까지 될 것인지 예측할 수 있다.
아주 간단한 예를 한 번 들어보겠다. A 국가의 자본 총액은 1000원이고, 1년 간 소득의 합계는 200원이다. 이때 β값은 5(1000/200)가 된다. 이 국가의 사람들은 200원 중 10%를 소비하지 않고 자본에 다시 투자(s)한다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20원만큼 자본이 늘어나게 된다(200원의 10%). 그렇다면 다음 해의 자본 총액은 1020원이 되는데, 이는 자본이 2% 만큼 성장한 것이다(1000원의 2%). 만약 경제 성장률이 2%(g)라면 자본도 2%만큼 많아졌기 때문에 자본 / 소득 비율은 일정하게 유지된다. 이를 수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10%(s) / 2%(g) ⇒ 5(β)
s / g 값은 이미 5이다. 이 국가의 β값도 5이다. 그렇다면 이 국가의 β값은 5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모든 것은 똑같이 두고 자본 총액만 바꿔보자(전쟁 후 자본이 파괴된 유럽에 해당한다). 방금 전 사례에서 자본 총액이 500원이라면 β값은 2.5(500/200)가 된다. 이 국가의 사람들은 200원 중 10%를 소비하지 않고 자본에 투자(s)한다. 그렇다면 다음 해 자본의 총액은 520원으로 4% 늘어난다. 경제 성장은 2%(g)밖에 하지 않았는데 자본의 총액은 4%나 늘어난 것이다. 그렇다면 총경제가 성장하는 것보다 자본이 빠르게 늘어나는데, 이 과정은 β값이 5에 도달할 때까지 반복된다.
즉, 2.5이던 β값이 10%(s) / 2%(g) 값 때문에 날이 갈수록 5에 가까워진다.
방금 전 사례에서 모든 것을 동일하게 두고 자본의 총액을 2000원으로 늘려보자. 그렇다면 β값은 10(2000/200)으로 굉장히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이 국가의 사람들이 여전히 벌어들인 돈 200원 중에서 10%인 20원을 자본에 투자하면 다음 해에 자본의 총액은 2020원이 된다. 자본은 1% 성장한 것이다. 그에 반하여 전체 경제 성장은 2%나 되기 때문에 총경제가 성장하는 것에 비하여 자본의 성장이 더디다. 이 과정은 똑같이 β값이 5에 도달할 때까지 반복된다.
즉, 10이던 β값이 10%(s) / 2%(g) 값 때문에 날이 갈수록 5에 가까워진다.
그렇다면 무엇이 낮아진 유럽의 β값을 올린 반면, 미국의 β값은 일정하게 유지하는지 궁금해야 한다. β값은 저축률(s)이 높고, 성장률(g)이 낮으면 즉, 분자가 크고 분모가 작으면 커진다. 우선 저축률을 보면 미국은 7.7%로 대부분의 유럽 국가보다 낮은 편이다(독일은 12.2%, 프랑스는 11.1%이다. 영국만 미국보다 소폭 낮은 7.3%이다). 그리고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성장률인데, 국민소득의 성장률은 인구증가율과 1인당 국민소득 성장률의 합이다. 유럽 국가와 미국은 1인당 국민소득은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한다. 하지만 유럽의 인구는 거의 증가하지 않음에 반하여, 미국은 이민 등의 영향으로 비교적 높은 인구증가율을 보인다. 생각해보라. 1인당 국민소득이 전혀 증가하지 않아도, 인구가 증가하면 국민소득은 증가한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β값은 저축률과 성장률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자본주의의 제2기본 법칙이 가장 큰 영향을 준다는 말이다). 그리고 β값은 다른 두 가지 요인의 영향을 더 받는데 그중 첫 번째는 민영화, 두 번째는 정책에 따른 자산 가격의 반등이다.
선진국은 신자유주의의 영향으로 1970년부터 2000년에 이르기까지 공공 부분의 재산에 대하여 급격한 민영화를 시도하였다. 특히 프랑스와 독일은 약 30년에 걸쳐 공공자산을 민영화하는 정책을 꾸준히 펼친 결과, 연간 소득의 100% 정도의 공공자산을 민간에 팔았다. 이를 단순히 계산하면 β값이 1만큼 증가한 것이다.
두 번째는 자산 가격의 반등인데, 이는 특정한 정책의 시행 결과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임대료를 규제하는 법을 시행하면 주택은 그것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가치(주거의 기능)에 비해 수익을 내는 자산으로서의 가치(임대의 기능)는 떨어진다. 반대로 규제를 하지 않으면 투기 대상으로서의 주택의 가치는 올라가는 것이 당연하다. 주식회사도 마찬가지인데, 주주들이 노동조합이나 정부의 눈치를 봐야 한다면 주식은 덜 매력적이게 된다(그 회사가 돈을 얼마나 버느냐의 실제 가치와 관계없이 본인 마음대로 회사를 좌우할 수 없기 때문). 반대로 정부가 주주의 편의를 봐주는 쪽으로 정책을 시행하면 주식은 군침이 도는 투자 대상이 된다. 그리고 1970년 이후 대부분의 정부는 자산 가치를 높이는(즉, 규제를 푸는) 정책을 시행하였다.
그 결과 β값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즉, 버는 돈에 비해 자산의 가치는 점점 높아진다.
그렇다면 21세기가 끝날 무렵 자본 / 소득의 비율, 즉 β값은 얼마까지 높아지게 될까? 현재 전 세계의 β값은 약 4.5 정도로 추정된다. 피케티는 2020년 이후 β값은 빠르게 증가하다가 2060년쯤에는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보고 있는데, 21세기가 끝날 무렵의 β값은 약 7에 수렴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즉, 21세기가 끝날 무렵에는 전 세계의 평균이 제1차 세계대전 발발 전의 서유럽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본다는 말이다. 물론, 국가마다 다소의 차이는 존재한다. 왜냐하면 이탈리아는 이미 7에 가까운 수준이고, 일본이나 프랑스도 6 내외의 값을 가지기 때문이다.
*α = r × β, α는 자본소득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낸다. β는 수차례 말한 것과 같이 자본이 소득의 몇 배인지를 나타내고, r은 자본 수익률을 나타낸다. 즉, 자본이 소득의 몇 배인지를 나타내는 숫자(β)에 자본의 수익률을 곱하면 전체 소득에서 자본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이 나온다. 이는 정의상 언제나 성립한다. 언제나 성립하는 수식을 항등식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