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미니멀리즘: 비우는 사람들의 이야기> 리뷰
미니멀리즘. 모두가 한 번쯤은 들어봤을 단어다.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미니멀리즘이란 되도록 소수의 단순한 요소로 최대 효과를 이루려는 사고방식을 뜻한다. 점점 더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지는 사회 속에서 오히려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를 보인다. 그들이 물질적인 것들을 비워가려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미니멀리즘: 비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다큐멘터리로, 미니멀리즘에 관한 책을 내고, 여러 지역에서 강연을 하며 미니멀리즘을 알리는 두 친구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미니멀리즘을 실천하고 있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보여준다. 본인들을 미니멀리스트라고 칭하는 그들이 이러한 삶의 방식을 선택하게 된 계기와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며 느끼는 많은 것들에 관해 담아내고 있다.
미니멀리스트들은 '많은 것을 소유할수록 행복해진다'는 미국의 관념에 반대한다. 그들은 채울수록 불행해지고, 비울수록 행복해진다고 말한다. 미니멀리즘을 택한 이들이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그들은 넓은 집, 번듯한 직장, 넘쳐나는 옷장 속의 옷들을 소유한 채 남들처럼 살아왔던 사람들이다. 그들은 우리가 이미 넘쳐나는 옷들을 두고도 새 옷을 사고, 가구를 사고, 끊임없이 무언가를 구매하고, 빚을 내서라도 크고 넓은 집으로 이사가는 것 중 진정으로 우리에게 가치 있는 것은 얼마나 되냐는 질문을 던진다. 남들처럼 살기 위해, 남들에게 보여기지게 괜찮고 좋은 것들을 위해, 삶은 어떠해야 한다는 환상 혹은 강박 때문에 우리는 물질적인 것들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닐까?
그들은 미니멀리즘을 위해선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지만, 그 중 그리운 것은 별로 없다고 말한다. 포기해야 했던 것 중 그들이 진심으로 원했던 것, 스스로에게 가치 있었던 것이 많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은 사랑하고 물건은 사용해요.
그 반대는 소용없으니까요.
<미니멀리즘: 비우는 사람들의 이야기> 中
미니멀리즘이라는 게 단순히 최소로 필요한 것들만을 가진 채로 사는 것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미니멀리즘: 비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미니멀리즘의 사전적인 정의를 넘어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미니멀리즘의 실천이 우리의 삶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다 주는지를 알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우리의 일상 속에 만연해 있는 광고들이 우리를 소비에 중독되게 하며, 물질적인 것들로 가득한 세상에서 물질만능주의자가 되지 않기 위해 우리가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물욕이 없는 것과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미니멀리즘은 단지 물건을 버리고 구매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가진 욕심을 버리고, 남이 정한 삶의 기준에 맞추려는 마음을 비워내야만 미니멀리즘을 실천할 수 있다. 나라면 다큐멘터리 속의 사람들처럼 내가 지금 누릴 수 있는 많은 것들을 포기할 수 있을까? 누구에게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기에 그들이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때로 우리는 마음에 너무 많은 감정과 고민들이 가득해 조급하고 불안해질 때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명상을 하기도 하고,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기 위해 일부러 다른 것에 집중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모두 마음에 있는 잡생각들을 비워내려 하는 행동들이다. 마음 뿐만 아니라 삶에도 '비움'은 필요하다. 비움을 통해 채워갈 수 있는 것들이 있음을 말하는 '비움의 미학'을 발견할 수 있는 영화 <미니멀리즘: 비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추천하며, 리뷰를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