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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미미 Dec 20. 2022

재택근무가 싫은 집순이

오늘 거의 일주일 만에 회사에 다녀왔어. 지난 화요일에 병가를 썼고 수요일부턴 쭉 재택근무를 했거든.


우리 회사는 재택근무가 자유롭지만 나는 별일 없으면 회사에 가는 편이야. 그래서 일주일이나 집에 있었던 건 흔치 않은 일이었어.


화요일엔 감기 기운이 있어서 쉬었어. 다음날이 되니 기침은 나지 않았지만, 날씨가 추워서 집 밖에 나가기 싫더라. 연말이라 일도 많지 않으니 집에서 쉬엄쉬엄 하기로 했어. 목요일 아침에는 평소처럼 화상상담이 있었어. 상담 끝나자마자 출근해야 열 시 전에 도착하는데 꾸물거리다 보니 준비시간이 길어졌어. 그냥 집에서 일하는 게 나을 것 같았어. 금요일 아침엔 침대에서 빠져나오기 싫었어. 한 시간만 더 자고 집에서 일하자 생각하며 알람을 껐고 두 시간을 더 잤어.


집에서 지내는 날이 하루 이틀 이어질수록 집이 포근한 늪이 되어 나를 천천히 아래로 잡아당기는 것 같았어. 처음엔 내가 선택해서 집에 있기로 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무기력해져서 집에 갇힐 것만 같았어.


주말에 집에서 쉬는 건 나도 참 좋아해. 밖은 소란스럽고 복잡하니까. 하지만 평일 아침엔 씻고 준비해서 내게 주어진 역할과 나를 아는 사람들이 있는 곳에 가는 편이 나아. 그게 일이든 학교이든, 세상과 나를 이어주는 끈이 나를 잡아당겨 집 밖으로 끌어내 줬으면 좋겠어.


2022.12.19. 재택근무를 싫어하는 집순이, 유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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