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를 포함한 보편적 인류애와 유아론

합일!

by Edit Sage

사람들은 보통 자기애와 이기심을 혼동하는 듯 보인다. 흔히 자기애가 강한 사람은 이기적인 사람으로, 자기만을 사랑하며 타인을 사랑할 줄 모른다는 오해를 받는다. 그러나 실상 자기애와 이기심은 정반대의 특성으로, 자기애에는 자기 뿐만 아니라 타인에 대한 사랑이 포함되어 있으나, 이기심에는 타인에 대한 혐오는 물론이거니와 자기에 대한 혐오 또한 내포되어 있다. 궁극적으로 모든 사람의 의식은 단 한 명의 예외도 없이 하나일 수밖에 없기에.

모든 사람은 의식을 통해 형상을 관념으로 재구성하여 세상을 인식한다. 모든 사람의 세상은 자기의 의식이 재구성한 자기만의 세상이다. 따라서 ‘나’라는 관념도 ‘타인’이라는 관념도 모두 자기의 의식이 만들어낸 관념이다. 따라서 단 하나밖에 없는 자기의 의식이 만들어낸, 형태만 다른 것에 불과한 수많은 관념들 중 어떤 것은 사랑하고, 어떤 것은 배척하는 태도는 모순이다. 모든 것은 궁극적으로 ‘나’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A라는 형태의 ‘나’와 B라는 형태의 ‘나’는 그저 똑같이 ‘나’일 뿐인데, 어떻게 A는 사랑하는 반면 B는 배척할 수 있단 말인가! 이러한 태도를 지닌 사람의 자기애는 그저 자기기만적 이기심 또는 그릇된 착각에 불과했던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인류 전체를 포함한 이 세상의 모든 형상은 근원적으로 ‘나’(자기 의식의 재구성)이므로 진정으로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은 전 인류, 나아가 이 세상 모든 형상을 사랑하고 있는 사람인 것이다. 의식의 심연에서 살펴봤을 때 이 세계 자체가 곧 ‘나’였으며, 따라서 이 세상 모든 것-심지어 아주 작은 귀뚜라미의 울음소리에까지-에 내가 깃들어 있었던 것이다. 힌두교의 신화적 표현에 의하면 ‘나’라는 자아를 포함한 모든 것에 자기 의식의 아바타라(Avatara)가 깃들어 있는 것이다. 저명한 철학자 의상대사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 세상의 본질은 ‘일즉다, 다즉일(一卽多, 多卽一)’로 압축할 수 있다. ‘나’는 곧 세계 전체이며, 세계 전체는 곧 ‘나’인 것이다. 여기서의 ‘나’ 역시 자기 의식이 만들어낸 관념, 즉 대상으로서의 ‘나’이자 자기 의식의 아바타라(Avatara)에 불과하고, ‘나’와 동의어인 세계 전체 역시 ‘나’이자 자기 의식의 아바타라(Avatara)인 것이다. 다시 말해 ‘나’이든 ‘나’와 동의어인 세계 전체든 그것이 의식을 통해 관념으로 재구성되는 한 가상세계, 즉 자기 의식의 아바타라(Avatara)에 불과한 것이다. 이를 통해 살펴봤을 때 어떤 사람에게 보편적 인류애가 결여되어 있다면 설령 그가 외견상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처럼 비쳐진다고 할지라도 그는 실제로는 자기를 혐오하고 있는 사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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