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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계미-비장미-숭고미, 강함의 미학자에게 부족한 것은?

합일

by Edit Sage

강함을 지향하는 사람, 정상을 지향하는 사람, 성장을 지향하는 사람은 강함의 미학을 추종한다. 그래서 그는 아직 자기 자신이 약하다고 여겨지는 시기에는 자기 자신에 대한 약간의 자조 섞인 해학과 강한 타인에 대한 약간의 선망 어린 풍자가 어우러져 있는 골계미를 추구한다.

그럼으로써 그는 자신의 약점을 서서히 극복하고, 강자의 약점을 반면교사 삼아 그를 딛고 올라선다. 하지만 그는 상대적 강자의 유리천장을 딛고 올라섬과 동시에 상대적 약자의 모진 저항과 도전을 받는다. 본인이 기존의 강자에게 행했던 그대로. 그는 자기에게 주어진 모진 시련의 가시밭길을 뚫고 비장하게 나아간다. 그의 골계미는 비장미로 변모한다.

거친 하이에나 무리들의 모진 도전을 뚫고 정상에 올라서기 위해 그는 오로지 홀로 걸어간다.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퇴로가 막혀있는,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앞에는 오직 외길만이 보이는 고독한 길임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그는 빛 하나 들어오지 않는 고독한 터널을 지나고 지나 드디어 정상에 올라선다. 그의 비장미는 정상에 도달함과 동시에 숭고미로 변모한다.

그러나 정상에서 그의 시야에 들어온 광경은 자기가 초토화시킨 주변의 광경이다. 자기의 발 밑에 깔려 있는 것은 개성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그가 멸절시킨 시체 뿐이다. 그는 시체의 산 위에 올라서 있는 것이다. 이제 알겠는가? 강함의 미학을 추구하는 자에게 부족한 미학이 무엇인지. 바로 약함의 미학이다. 강자는 약함의 미학을 배워야 한다. 그가 계속해서 강함을 추구한다면 그는 이제 자기 자신마저 멸절시켜 세상을 지워버리려고 들 것이다. 강한 자여, 당신은 이제 평범함을 배워야 한다. 당신이 평범함을 배워 강함과 약함의 대통합을 이루는 순간 당신이 그토록 원하던 완성된 인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로써 그의 숭고미는 진정한 무분별지(無分別智)의 ‘우아미’로 변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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