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
흔히 자기를 사랑하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것이 오만해도 좋다는 뜻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애를 오만과 혼동하는 듯하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자기애가 부족한 사람일수록 더 오만하게 행동하는 듯하다. 거짓된 자아상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다’는 것은 무엇을 안다는 것인가? ‘모른다’는 것은 무엇을 모른다는 것인가? 어떤 지식이 있다고 했을 때 그것에 대한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가? 만일 해당 지식에 대한 모든 걸 다 알고 있다고 한다면 그 지식의 전제를 의심해본 적은 있는가? 그 지식을 인식하는 자기의 의식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있는가?
사람은 아무리 박학다식한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그것이 자기의 의식을 통해 생각으로 구성되는 한 오직 모를 뿐이라는 궁극적인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 진정으로 기만없이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자기 자신을 속이는 파렴치한 말과 행동을 하지 않는 법이다. 뒤집어 말하면 무지에 대한 인식과 지적 겸손은 자기애의 역설적인 증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