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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signer 격 Dec 01. 2024

에필로그

호모루덴스

인간의 본질은 무엇인가? 물론 인간의 본질에 관한 다양한 철학적 견해가 존재하지만, 나는 ‘완벽한 투자법’의 집필 취지에 걸맞게 호모루덴스(놀이하는 인간)를 강조하고 싶다. 인간이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에 과몰입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스타크래프트라는 거시적인 게임판에서 승리하기 위해 자기 자신이 미시적인 체스기물로 전락하여 과몰입하는 이유가 대관절 무엇이란 말인가? 인간은 스스로를 존엄한 존재하고 여기지 않기라도 한단 말인가. 그 이유는 인간의 본질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스타크래프트의 구조에 대해 한번 살펴보자. 스타크래프트는 아군과 적군을 구분하여 서로의 영역을 나누고 서로 경쟁하는 구조로 판이 짜여져 있다. 각자의 영토를 개발•확장하여 자기의 입지를 탄탄하게 다지고, 적진의 정보를 염탐하여 적군의 전략 및 약점을 캐치한다. 이를 통해 기존에 구성했던 아군의 전략을 적군의 전략 기조에 맞게 변형한 수정 전략을 재설계한다. 그리고 시기가 무르익었다고 판단되는 시점에 적진을 공략한다.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거시적으로 전쟁의 판을 짜는 설계능력과 동시에 미시적으로 전투의 흐름을 자기의 설계도에 맞게 창의적으로 변형할 수 있는 수정능력이 동시에 요구된다.


무엇을 말하고자 함인가? 인간이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에 과몰입하는 이유에 대해 말하고자 함이다. 스타크래프트의 게임 구조는 어딘가 익숙하게 느껴지는 구조가 아닌가? 혹시 스타크래프트의 게임 구조는 인류가 살아가는 삶의 방식의 축소판은 아니던가? 스타크래프트의 게임 구조와 지구상 인류의 게임 구조는 본질적으로 똑같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게임에 환장하는 존재라는 말이다. 지구상 인류의 게임 구조를 대표적으로 상징하는 예를 한번 생각해보자. 가령 법정의 구조를 한번 생각해보자. 원고석에는 원고프레임 진영에서 원고의 전략이 설계되어 있다(물론 피고프레임 진영의 전략을 미리 염탐했을 것이다). 피고석에는 피고프레임 진영에서 피고의 전략이 설계되어 있다(물론 원고프레임 진영의 전략을 미리 염탐했을 것이다). 가운데 판사석에는 판사프레임 진영에서 판사의 전략이 설계되어 있을 것이다(물론 원•피고프레임 양자의 진영의 전략을 미리 염탐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돌이켜 생각해보자. 스타크래프트의 종족 구분은 어떻게 되던가?


놀이하는 인간(호모루덴스)은 인간의 본질적 모습이다. 인간의 게임 본능은 인간의 DNA에 깊숙히 각인된 잔혹한 메커니즘이다. 대다수의 인간은 DNA의 지배에 종속된 인간이 아니던가. 지구는 인류의 거대한 롤플레잉 게임장이다. 지구라는 거대한 체스판에서 인류는 인류의 역사가 탄생한 이래로 지금껏 기꺼이 체스기물화되어 게임을 즐겨온 것이다. 불행하게도 게임이 격화될 경우 과몰입의 결과로 대량학살이 자행될 정도로. 이제 인류는 그 체스판의 규모를 더욱 키우고자 우주로 진출하려고 한다. 이른바 우주전쟁이 본격화될 시기가 머지 않았다. 초거대 롤플레잉 게임장의 서막(무한대의 시대)이 머지 않은 것이다. 당신은 게임을 즐길 준비가 되어 있는가? 당신의 전쟁 수행능력과 전투 수행능력은 어느 정도로 훈련되어 있는가?


투자자인 당신이 인류의 수많은 게임판 중 투전판 파트에 참여하고 있다면 이것이 인류의 게임판의 일종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당신이 투전판에서 판돈에만 집착한다면 당신은 돈을 잃게 될 것이다. 적은 판돈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당신의 시선에 집중할 것이니. 당신이 인류의 게임판에서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판돈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판세의 움직임과 적의 시선에 집중해야 한다. 명심하라. 당신은 잠시 체스기물로 빙의한 것 뿐이라는 사실을. 체스기물화되어 역할극에 몰입하기 전 당신은 어떤 존재였던가? 당신은 거대한 체스판에서 전장의 판세를 짜는 장군 역할극을 수행하고 있는 연기자임과 동시에 체스판 내 체스기물이 되어 전투를 수행하는 군인 역할극을 수행하고 있는 ‘연기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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