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요가의 온도를 찾아서
하루를 시작할 때 상쾌한 컨디션으로 자연스레 눈이 저절로 떠지는 날이 있다. 그런 날은 가볍게 몸을 스트레칭하고, 이불도 시원하게 털어내고, 아침 루틴을 마치고 나면 커피 한 잔을 마신다. 아침에 커피를 마실 때는 마치 나에게 선물을 주듯이 꼭 따뜻하게 잔을 데워 커피를 내린다. 그때 마시는 커피는 대접받는 기분이다. 적당한 온도와 적당한 맛 그리고 존중받는 기분이다.
며칠 전 오랜만에 이런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청명 하면서도 살짝 시린 날씨였다.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잔을 데워 커피 한잔을 마시니 그 온도가 참으로 적당했다. 커피 한 모금 마시면서 몸 아래로 내려가는 따스한 기운이 몸 전체를 꿈틀거리게 만들었다.
적당한 온도!
살아가는데 적당한 온도가 있다. 적당한 온도란 과연 몇 도일까?
가족을 대하는 온도, 직장생활에 임하는 온도, 지인들을 대하는 온도, 사랑의 온도 등 다양하겠지만 나의 요가의 온도는 어디쯤일까? 0도에서 100도라는 기준 선이 있다면 처음 요가를 시작할 때, 인도에서 공부를 할 때, 일이 풀리지 않아 방황을 하던 때 등 그 온도는 다 달랐던 것 같다. 불 같이 뜨거웠던 때가 있었고, 삶이 내 맘처럼 되지 않을 때는 그저 내 앞에 닥친 일들을 처리하느라 나 자신을 바라볼 여유조차 없었던 때도 있었다. 그렇다면 지금 나의 요가 온도가 온도계 어디쯤에서 빨간 수은계가 움직이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봤을 때 나는 요가 수련을 전투적으로 하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다. 과도한 열정은 자제하는 편이고, 무리하지 않고 호흡을 바라보면서 차근차근 한 걸음씩 걸어가고 싶다. 너무 뜨거운 온도여서 빨리 지치거나 소모되지 않도록, 너무 차가워서 시작조차 하지 않으며 냉소적이지 않도록 적당한 요가의 온도를 찾아가는 중일 것이다. 비단 아사나 수련만이 아니라 야마, 니야마 수련과 프라나야마, 명상수련까지도 말이다.
यत्रोपरमते चित्तं निरुद्धं योगसेवया | यत्र चैवात्मनात्मानं पश्यन्नात्मनि तुष्यति || 20||
When the mind, restrained from material activities, becomes still by the practice of Yog, then the yogi is able to behold the soul through the purified mind, and he rejoices in the inner joy.
마음을 물질 세상으로부터 거두어들일 때 요가 수련과 함께 고요해진다. 고요한 마음을 통해 자아를 바라볼 수 있게 되고, 내면의 환희 안에서 기쁨을 느낄 수 있게 된다. Bhagavad Gita 6:20
Yoga is the journey of the self, through the self, to the self.”
요가는 자아를 통해, 자아를 향해 떠나는 자아의 여행이다.
The Bhagavad Gi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