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을 경건하게 바라보다
이번 인도여행 중 가장 오랜 시간 동안 머문 곳은 리시케시이다.
특별한 일은 없었고, Parmarth Niketan Ashram에서 하는 강가 아르띠를 보거나 요가 수업에 참석한 것이 다였다. 리시케시에는 요가를 가르치는 곳이 엄청 많지만 운이 좋게도 나에게 딱 맞는 요가선생님을 만났다.
요가 수업과 함께 오롯이 나 자신만 생각했다. 늘 뒷전이었기에 돌아보지 못했던 내 몸과 만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요가 아사나와 함께 방치해 두었던 내 육신을 바라보고 있자면 내 육신 여기저기에서 꿈틀대며 "이제야 당신이 나를 봐주는군요"라는 이야기를 건네는 것 같았다.
내 삶에서는 목표와 생각과 감정이 더 우선이었다. 몸은 늘 뒷전이었다. 내 정서적인 허기를 채우기 위해 나는 더 욕심을 부렸고, 몸을 혹사시켰던 것 같다. 빠른 속도로 달려가다 정신을 차리고 나 자신을 돌아볼 때는 수많은 생각과 감정들이 휩싸여 내 몸을 바라볼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
이번 여행에서 나는 경건하게 내 몸과 마주했다. 경건(敬虔)하게라는 표현이 맞을 듯하다.
무심함 속에서도 묵묵하게 지탱해 준 내 몸이 우러러보였다.
몸이, 이 육신이 울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