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 CVC 역기획
오늘은 대한민국 중고거래 앱 1위인 당근마켓을 감히 내가 역기획해보려 한다. 지금 가지고 있는 Market Fit 정도의 단계는 아니고, 서비스가 확장하기 전 초기 단계 서비스의 CVC 분석을 통해 당근마켓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성장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고객 가치 창출(+), 고객 대가 지불(-), 고객 가치 잠식(-) 총 세 가지로 이루어진다.
고객 가치 창출(+)은 사용자가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얻게 되는 '편리함' 등의 예시가 있고
고객 대가 지불(-)은 고객이 얻는 '편리함'이라는 예시를 얻기 위해 지불하는 '금액'으로 볼 수 있다.
고객 가치 잠식(-)은 '편리함'이란 가치를 얻기 위해 대가를 지불하는 '금액'이 아니라 예를 들면
'메뉴 고르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처음부터 PMF(Product Market Fit)이 완성된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이 아니다. 사용자의 문제를 해결시켜줄 수 있는 핵심 기능만을 담은 상태에서 출시하여 지속적으로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용해나가면서 Market Fit에 적합할 수 있도록 발전시키는 서비스라고 보면 된다.
왜?
철저한 사용자 문제 정의와 시장조사를 진행하여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하더라도 가설에만 의존한 상태기 때문이다. 결국 실제 사용자의 데이터를 통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설에만 입각한 상태에서 실 사용자 없이 완성도가 높은 서비스 제작에 몰두할 경우 불필요한 기능을 개발하는데 상당한 자원을 낭비할 수 있고 출시했을 때 사용자가 존재하는 시장의 Market Fit이 맞지 않을 수 있어서 다시 돌아가기 힘들 수 있다.
서비스를 출시하기 전 여러 단계를 거치게 되는데 프리토타입 -> 프로토타입 -> MVP 출시로 간단하게 예를 들 수 있다. 프로토타입은 실제 서비스가 아니라 화면만 구성하여 실제 서비스인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그렇다면 화면만 구성하기 전에 거쳐야 할 단계가 있다. 이 프리토타입은 앞서 언급했던 MVP에서 처럼 불필요한 자원을 낭비하지 않기 위함이고 사용자들이 실제로 출시할 서비스를 통해 문제 해결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테스트하기 위한 단계로 보면 된다. 물론 프리토타입과 프로토타입은 순서가 바뀔 수 있다.
그래서 Fake Door라는 유형의 프리토타입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면 맥도날드의 경우 맥스파게티라는 제품의 관심을 알아보기 위해서 신제품을 출시한 것처럼 맥스파게티 포스터'만' 매장에 게시한 뒤 실제로 주문을 받는다. 하지만 맥스파게티 주문이 들어올 경우 재료 소진 등의 이유로 무료 버거를 제공하는 형태로 주문이 얼마나 들어오는지 확인하고 이를 통해 다음 스텝을 준비한다.
20XX년, 카카오 재직 당시 사내 게시판에서 직원 간 중고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걸 보고 아이디어를 얻은 김용현 대표. 처음엔 직장인 앱인 '블라인드’처럼 판교 테크노밸리 회사원들만 쓰던 서비스였는데, 판교 주민들로부터 ‘우리도 쓰게 해달라’는 문의가 많아 앞으로 방향성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고민이다. 일단 직원 이메일 인증을 없애고 휴대폰 GPS를 통한 동네 인증 시스템을 도입한 후 점차 각 지역으로 확장해 나가야 할 것 같은데, 시작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까 막막하다.
(1) 판교 테크노밸리 회사원들을 위한 중고거래 서비스 운영
(2) 판교 주민들의 서비스 이용 문의
(3) 각 지역으로 확장 준비 중
기존 사용자인 판교 테크노밸리 회사원과 우선 서비스 확장 예정 지역인 판교 거주 주민을 대표 퍼소나로 선정했다. 1차적으로 판교로 지역 확장한 후 거주 주민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고 운영 중 겪는 문제들을 개선하면서 추후 더 지역을 확장하는 것이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 측면에서 좋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름: 김ㅇㅇ(32)
직업: IT기업 종사자
회사: 판교 테크노밸리 ㅇㅇ기업
거주지: 판교
취미: 캠핑, 여행, 게임
특징: 취미에 활용할 제품 구매를 좋아한다.
Background: 중고 캠핑용품을 구매하기 위해 관련 사이트를 수소문하고 있다.
Motivation: 지인이 추천해준 캠핑용품을 사고 싶다.
Pain Point: 제품이 단종되어 중고로밖에 매물을 구하지 못한다.
또 타 중고사이트 개인 판매자를 사기 이슈, 가품 이슈 등의 사유로 신뢰하지 못한다.
이름: 박ㅇㅇ(34), 김ㅇㅇ(31)
직업: 회사원
거주지: 판교
취미: 반려동물 산책, 요리
특징: 맞벌이 부부
Background: 이 신혼부부는 최근에 판교로 이사 왔다.
Motivation: 이사를 오게 되면서 사용하지 않게 된 가전제품을 판매하고 싶어 하고
생활용품 중고거래는 평소에도 자주 했다.
Pain Point: 맞벌이 부부라 거래를 하러 멀리까지 이동하지 못하고
최대한 거주지 내에서 직거래로 판매하고 싶어 한다.
퍼소나(1)은 단종된 제품을 중고로 구매하길 원하고, 타 중고사이트의 판매자를 신뢰하지 못한다. 이 부분은 당근마켓 앱을 이용해 동네에서 구매하고 동네·개인정보에 대한 인증을 마친 상대 거래자와 앱 내 메신저를 통해 거래를 하기 때문에 판매자를 신뢰하지 못하는 페인포인트를 커버했다. 퍼소나(2)는 맞벌이 부부라 멀리 이동하여 거래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고 가까운 동네 지역에서 거래를 원한다. 직거래를 원하는 부분도 당근마켓이 커버하고 있다. 그렇다면 사용자들이 앱을 사용하면서 겪을 수 있는 고객 여정은 어떻게 될까?
유저 저니 맵은 서비스 청사진 영역마다 사용자가 구체적으로 단계별 어떤 활동과 경험을 할지 시각화한 자료다. 간단하게 말하면 서비스와 사용자가 만나는 접점을 시각화했다고 볼 수도 있다. 이러한 접점을 시각화한 것은, 서비스의 유저 스토리를 설계하는 것과는 또 다른 의미를 지닌다. 유저 스토리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흐름을 설계하는 것이고 유저 저니 맵은 서비스를 이용하는 흐름 속에서 사용자가 겪게 될 감정을 통해 어떤 가치를 얻고 있고 잃고 있는지 파악하여 개선점을 도출해낼 수 있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아래는 위 사례에 기반한 당근마켓의 유저 저니 맵이며, 현재 운영되고 있는 당근마켓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보통 사용자는 앱을 사용하며 가치가 잠식되는 부분과 금전적인 부분이 아닌 대가를 지불하는 부분에 대해 잘 인지하지 못한다. 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인지를 못한다고 해서 불만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제품 탐색에 소요되는 시간이 길어진다거나 거래 상대방이 갑작스러운 연락 두절 경우와 같은 부분을 생각해보자. 이러한 부분들이 사용자의 마음속 어딘가에 쌓이고 쌓이다 보면 특정 누군가에게 불만으로 표출되는 것이 아니라 이용하는 서비스에 대한 불만족으로 이어진다. 적극적인 사용자의 경우 이러한 불만들에 대한 피드백을 회사에게 알려주지만, 바로 앱을 삭제하고 영원히 이탈해버리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CVC 분석을 통해 가치 잠식이 이뤄질 만한 부분을 사용자 입장에서 생각하며 꾸준히 개선해나가야 할 것이다.
위의 CVC를 확인해봤을 때, 답변이 느리거나 연락 두절되어 다른 구매자나 판매자를 기다리는 소요 시간이 거래자가 나타났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변수가 가장 많고 사용자가 의욕을 쉽게 잃을 수 있는 포인트다. 이 부분을 가장 핵심적으로 해결해야 타 서비스와의 강력한 차별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해결할 방법은 많겠지만 현재 당근마켓이 이뤄낸 거래 온도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이 생각에 갇혀있지 않기 위해 다른 방법을 계속해서 찾아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