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adox의 어원
패러독스는 ' ~넘어(beyond,)' 혹은 ' ~에 반해서(contrary to)'라는 뜻을 가진 그리스어 παρά (para)와 '의견(opinion)' 혹은 '믿음(belief) 내지 '신조(dogma)란 뜻을 가진 δόξα (doxa)의 합성어로서 일반적 논리에 어긋난다는 뜻과 논리의 초월이라는 의미가 있다
Paradox의 사전적 의미
* Paradox is a statement that contradicts itself - 이를 번역하면 '패러독스란 스스로 모순되는 진술' 즉 자기모순적 진술을 뜻한다.
Paradox에 해당하는 우리말
Paradox에 해당하는 우리말은 역설(逆說)인데, 이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다음과 같이 풀이해 놓았다.
1. 어떤 주의나 주장에 반대되는 이론이나 말
2. 일반적으로는 모순을 야기하지 아니하나 특정한 경우에 논리적 모순을 일으키는 논증.
*유의어 - 아이러니, 이견, 이설, 이론
일껏 영어 해설을 기반으로 세워놓은 개념을 또 헝클어 놓는다.
그래서 역설이란 우리식 개념을 풀이해 놓은 여러 사이트를 뒤지다가 대어를 하나 낚았다.
이름하여 '고려대 우리말샘'.
역설 [逆說]의 정의
(일반) 자체의 주장이나 이론을 스스로 거역하는 논설. 또는 그 현상.
* 예: 생활은 나날이 편리해졌지만 점점 더 시간에 쫓기며 산다는 것, 그것이 우리가 처한 역설이다.
*참고어: 이율배반(二律背反)
(문학) 겉으로 보기에는 명백히 모순되고 부조리하지만, 그 속에 진실을 담고 있는 표현.
*예: ‘북극곰의 소리 없는 아우성’이란 표현은 명백한 역설이나, 파괴되어 가는 북극의 환경에 대한 고발이 담겨 있다.
*유의어: 패러독스(paradox)
(논리) 일반적으로 인정된 근본 명제들과 대립되는 주장.
이만하면 충분하다. pradox의 어원과 사전적 의미, 그리고 우리말 역설에 대한 해설을 종합하여 엑기스를 짜내는 과정에서 나의 눈을 가장 사로잡은 단어는 'beyond'였다.
Paradox의 예
* 문학에 쓰인 역설의 대표적인 예는 유치환의 시 「깃발」의 첫머리에 나오는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이란 표현이다.
이는 일제강점기 때 식민지 백성으로서 느끼는 이상과 현실사이의 괴리, 염원과 좌절을 깃발에 비유한 것이다. 바람에 실려 훨훨 날아가고픈 깃발과 그를 꼼짝할 수 없이 잡아매고 있는 깃대로 그 절절한 심정을 '소리 없는 아우성'이란 표현으로 잘 나타내고 있다.
* 명량해전을 앞둔 이순신 장군의 명언
"죽으려 하는 자는 살 것이고, 살고자 하는 자는 죽을 것이다."
* 불교에서 잘 쓰는 표현:
"텅 빈 충만함"
* 성경에 나오는 말씀:
"무릇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
"나중 된 자로서 먼저 되고 먼저 된 자로서 나중 되리라"
딜레마, 아이러니, 패러독스 총정리
딜레마(dilema)란 두 가지 옵션 중 어느 쪽을 선택해도 바람직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것 같은 진퇴양난의 당혹스러운 상태를 말하고, 서양에서는 이런 상태를 부드럽고 슬기롭게 벗어나는 수단의 하나로 일찍이 유머나 조크, 위트 같은 수사법(修辭法)을 발전시켜 왔다.
아이러니(Irony)는 우리말 '모순(矛盾)' '이율배반(二律背反)' '자가당착(自家撞着)'에 부합하는 개념으로서 앞과 뒤, 겉과 속, 예상과 실제, 의도와 결과가 상반되게 나타나는 언동이나 상황을 가리킨다.
패러독스(Paradox)는 우리말 역설(逆說)과 부합하는 개념으로서 겉보기에는 아이러니와 유사한 모순으로 보이지만 곱씹어 보면 그 모순을 뛰어넘어 진심과 교훈이 우러나는 표현이다.
이 세 가지의 결과를 각각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딜레마는 '당황', 아이러니는 '황당', 패러독스는 '감동'이다.
여기서 글자는 같은데 앞뒤 순서만 뒤바뀐 당황(唐慌)과 황당(慌唐)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한국인이라면 비록 두 단어의 차이를 정확하게 설명할 순 없어도 그 뉘앙스 차이는 감으로라도 느낄 수 있겠지만, 한국에서 오래 생활해보지 않은 외국인에게는 이해하기 쉽지 않은 개념이라 하나의 상황극으로 그 차이를 설명해 보겠다.
Situation
# 1 길을 가는데 갑자기 오줌이 마려워 쌀 것만 같다.
# 2 마침 길가에 트럭이 한대 주차해 있었다.
# 3 옳다구나 싶어 트럭 뒤로 돌아가 바지를 내리고 소변을 보았다.
# 4 짜릿한 스릴에 몸까지 부르르 떨어가며 시원한 물줄기를 내뿜는데,
# 5 갑자기 트럭이 떠나 버렸다.
해석
# 1 당황(스러운 상황에서)
# 2 안도(하고)
# 3 해소(하고)
# 4 쾌감(까지 느끼다)
# 4 황당(한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다)
이제 딜레마, 아이러니, 패러독스에 대한 혼란스럽고 긴 대장정이 끝났다.
그럼 마지막으로 이에 대해 얼마나 이해했는지 테스트 문제를 하나 풀어보자.
위의 대문사진은 어느 술집 간판을 찍은 사진이다.
여기에 나와 있는 문구는 딜레마, 아이러니, 패러독스 중 어디에 속할까?"
% 힌트:
아예 말이 안 된다 싶으면 - 아이러니
어느 정도 말이 된다 싶으면 - 패러독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말이 안 되는 것 같기도 하여 헷갈리면 - 딜레마
@ 답
물론 정답은 없다.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답은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