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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우물 Mar 15. 2024

유머 47 신부님의 기도

성담(性談) 02

한 늙은 신부님이 수녀원에 들러 나이 든 원장 수녀와 앳되고 아리따운 젊은 수녀를 대동하고 산속에 있는 어느 수도원을 찾아가게 되었다. 


그들은 택시를 하나 불러 젊은 수녀, 신부, 원장 수녀 순으로 뒷자리에 탔다. 

유럽의 작은 택시 뒷자리에 덩치 큰 서양 사람 셋이 앉으니 서로 엉덩이와 허벅지가 닿았다.

택시가 출발한 지 20분쯤 지나자, 차는 서서히 꼬불꼬불한 산길을 올라가기 시작하는데 커브를 크게 틀 때마다 하체뿐 아니라 가슴까지 심하게 밀착되었다.     


이런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아는 택시 기사는 '이럴 경우, 신부님은 어떤 마음이며 어떻게 하고 있을까?' 하는 호기심에 실내 백미러로 뒷자리를 엿보았다.      


그러자 두 눈을 감고 두 손을 꼭 잡은 채 기도에 전념하고 있는 신부의 모습이 들어왔고 나지막한 기도 소리도 들렸다.     

 

기사는 존경의 마음이 절로 들었다.

“역시 신부님은 달라.”      


신부님의 중얼거리는 기도는 계속되었고 변함없는 상황에 심심해하던 기사가 이번에는 '신부님이 무슨 기도를 하나?' 싶어 귀를 쫑긋거리며 들어보았더니 기도는 두 가지였다.


이에 호기심이 발동한 기사는 상황 파악을 위해 이번에는 백미러를 보며 기도를 들어보았는데 거기서 그는 기도에 일정한 패턴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차가 오른쪽으로 기울어질 때의 기도는 

“주여, 시험에 들지 않게 하옵소서!”          


차가 왼쪽으로 기울어질 때의 기도는 

“주여, 주의 뜻대로 하옵소서!“     


푸하하~~~          



인간의 본능 중 성적(性的) 본능만큼 강렬하고 충동적인 것은 없다. 

이 앞에서는 남자나 여자나, 젊은이나 늙은이나, 신분이나 지위에 상관없이 모두가 동등하다.

다만 얼마나 잘 절제하고 얼마나 잘 위장하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


위의 이야기는 바로 이 성적인 충동 앞에서는 성직자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점을 꼬집은 것인데 

"어쩌면 이렇게 은근슬쩍, 격조 높게 잘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다만, 머리 회전이 좀 느린 사람은 웃음이 터져 나오기까지 약간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 옥에 티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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