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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우물 Mar 19. 2024

유머48 목사, 기사, Monroe, 그리고 하느님

성담(性談) 03

오랜 세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여러 봉사단체를 이끌어 오던 한 지인이 작년에 차관급 기관장에 발탁되었다.

지금껏 해온 일이 그렇다 보니 그동안 여러 단체를 상대로 강연할 일이 많았는데 국가기관의 장이 후로는 공무원, 그중에서도 고위공무원들을 상대로 강연할 일이 늘어났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강의 도중 조금만 우스운 이야기를 해도 다른 곳에선 다들 웃는데 공무원들은 잘 웃지 않을뿐더러 그 증세는 고위직으로 갈수록 심하다는 점이다. 시각장애인인 그녀가 청중의 반응을 알 수 있는 시그널은 오로지 소리뿐인데 청중이 도통 웃지를 않으니 답답해 미치겠다고 하소연해 왔다. 


"교수님, 도무지 웃을 줄 모르는 이런 사람들을 확 웃길 수 있는 폭발적인 애드리브 몇 가지 부탁드립니다."     

웃긴다고 아무 이야기나 해선 안 된다. 무언가 강연과 연결고리를 만들 수 있는 이야기여야 한다. 그래서 강연 시작 전에 써먹을 적당한 것 하나를 보내 주었다. 그랬더니 2부 들어갈 때 써먹을 보다 강력한 놈을 하나 더 보내 달란다. 고심 끝에 예전에 내가 강의할 때 잘 써먹던 메릴린 먼로(Marilyn Monroe)  관련 우스갯소리를 하나 보내 주었다.

목사, 기사, Monroe, 그리고 하느님


목사 한 사람이 죽어서 하늘나라에 올라가 하느님 앞에서 심판을 받게 되었다.

 

목사: “하느님 저는 어디로 가야 하지요?”

그러자 하나님이 “지옥“이라 하지 않는가!!


당연히 천당으로 갈 줄 생각했던 그가 너무나 놀라 그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하느님 왈:

“넌 평소에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너무 잠 오게 만들었어.” 

 

이번에는 총알택시 기사가 심판대 앞에서 떨면서 물었다.

 하느님 저는 어디로 가야 하지요?”


그랬더니 하느님께서 천당.“ 이라 하지 않는가!

당연히 지옥으로 가리라 생각했던 기사가 송구한 듯 다시 물었다.

 제가 어떻게 천당을?”

 

그러자 하느님이 말했다. 

“넌 평소에 많은 사람으로 하여금 기도하게 만들었어.”

 

이번에는 메릴린 먼로가 그 특유의 뇌살적인 미소를 담뿍 머금고 엉덩이를 살랑살랑 흔들면서 걸어가 물었다.

하느님, 저는 어느 쪽으로 가야 하지요?” 

 

그녀가 걸어오는 동안 그윽한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고 있던 하느님이 갑자기 노한 표정으로 바뀌면서 말했다.

.

.

.

.

.

.

.


“가긴 어딜 가, 그냥 내 옆에 앉아 있어!” 




이 이야기를 읽은 그녀가 카톡으로 다음과 같이 보내왔다.

"교수님, 다음에 제가 하늘나라에 올라가 하느님께 물었을 때, 넌 어디건 좋으니 멀리 좀 떨어져 있으라 하면 어쩌죠? 하하하"  


이번에는 내가 많이 웃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보곤 뭐라 하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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