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어하는 것 - 3
공부하는 건 좋아하지만, 시험은 싫다.
시험은 객관적인 평가 수단으로 필요할 수도 있지만, 단 한 번의 시험으로 내가 평가당하는 것이 불편했다.
마치 시험 결과가 내 노력과 가능성을 단정 짓는 것 같아서.
나이 오십을 앞둔 지금, 앞으로 시험 볼 일이 있을까?
솔직히, 이제는 더 이상 없기를 바란다.
재작년 겨울, 웹디자인 공부를 하면서 자격증 시험을 봤다.
그게 아마 내 인생 마지막 시험이 아니었을까 싶다.
춥고 건조한 날, 얼어버린 손가락으로 키보드와 마우스를 움직이며 실습 시험을 봤다.
몇 달 동안 노력했지만, 결과는 불합격.
그리고 시험 하나로 몇 개월의 노력은 그렇게 끝이 났다.
재시험을 볼 수도 있었지만, ‘내가 왜 이걸 다시 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시 응시하지 않았다.
이제는 누군가에게 인정받거나 증명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 한다.
그러니 더 이상 시험을 볼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좋아하는 공부는 계속할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더 깊이 알고, 더 잘하기 위해서.
다만, 남들에게 인정받고 평가받기 위해 하는 시험 공부는 이제 하지 않기로 했다.
그렇게, 조금 더 자유롭게 살아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