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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종연 Oct 10. 2022

기업은 행복할 수 있을까?

행복한 기업은 구현 가능한 것인가

나는 아침에 KBS 라디오의 황정민의 FM대행진을 들으면서 출근한다. 월요일 사연의 대부분은 주말을 보내고 회사 출근하는 것이 그다지 기쁘지 않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심지어는 출근하고 있는 지금 바로 퇴근하고 싶어요 라는 멘트도 등장한다. 회사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정말 고통스러워야만 하는 것일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어쩔 수 없이 시간을 지키는 것일까? 이 문제는 기업에서 일하는 구성원의 몰입 측면과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될 수 있다. 

일본 마쓰시다 창업자인 마쓰시다 고노스케는 자신의 책 “직원의 마음”에서 본인의 일을 좋아하라고 말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마지못해 일을 하는 직원들의 경우 결국 크게 병을 얻어 회사를 떠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보통은 사람들에게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라고 말을 하나, 마쓰시타는 더 나아가 일단 회사에 들어왔으면 일 자체를 좋아할 수 있도록 하라고 더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세상에도 동일하게 적용될지 의문이 들긴 하지만.


전통적인 기업관과 구성원의 행복

기업은 경제적 가치를 얻기 위해 모인 사람들의 조직이다. 따라서 돈을 못 버는 조직은 결과적으로 구조조정의 과정을 겪거나, 퇴출되게 되는 운명에 처한다. 이 경우 구성원의 행복이라는 것도 보장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구성원이 행복한 조직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이유는 경제적가치의 창출이 구성원의 행복과 상당한 연관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회사를 구성하는 이해관계자들 주주, 고객, 사회, 구성원에 대한 가치 창출 측면에서 매우 패러독스한 면이 있다고 본다.  따라서 행복한 기업이라는 개념 또한 이해해관계자들의 이해 측면에서 상당히 패러독스한 면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액손모빌도 신용등급이 AAA에서 AA+로 하락하여 미국기업 중 AAA 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회사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존슨앤존슨 두 회사만이 남게 되었다. 이 중 존슨앤존슨은 기업의 핵심가치로서 크레도(기업의 진조)를 정의하고 이를 모든 의사결정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 내용의  핵심은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이해 측면에서 우선순위를 정하고 있는데 주주가치가 우선순위에서 가장 뒤에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고객이 첫 번째, 구성원이 두 번째, 커뮤니티 즉 사회가 세 번째, 주주가 맨 마지막에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주주가치가 가장 높은 기업 중의 하나인 것이다. 과연 Good Business를 하면 기업의 가치가 훼손되는 것일까? 그 답은 반대일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행복한 기업이  것인가?


영혼이 있는 비전

개인의 행복, 창의성, 몰입 분야의 전문가인 칙센트 미하일 교수에 의하면 구성원이 행복한 기업이 되려면 특유의 가치관 또는 영혼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업의 비전은 심리적 에너지를 결집시켜 구성원을 몰입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단순히 지구를 스쳐가는 하나의 이방인으로서가 아닌 우주의 특정 장소에서 본인의 영구한 역할을 인식하게끔 하는 것과 같은 전체적인 느낌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기업은 1) 단순하게 최고를 강조하는 것, 2) 사람들을 돕는 것, 3) 세계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한다고 요구한다.

예를 들어 친환경 아웃도어 용품 회사인 파타고니아는 이러한 원칙을 잘 지키는 회사 중의 하나로 들고 있다. 이 회사의 회장 이본 쉬나드는 본래 서핑, 암벽등반 등 아웃도어 스포츠를 사랑하는 프로 등반가였다. 그는 직접 등산장비를 만들다가 등산 장비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그는 그가 만든 등산장비인 강철 피톤(바위에 고정하는 장비)이 오히려 바위를 훼손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산을 사랑하면서 자연을 훼손하면서 돈을 벌어야 하는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하게 된다. 이후 그는 강철 피톤의 생산을 중단하고, 당장의 매출, 이윤보다는 인간과 자연에 대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고 친환경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를 탄생시키게 된다. 그는 자연에 대한 책임 측면에서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유기능 면화의 활용, 버려지는 플라스틱, 의류 등을 재활용하여 친환경 소재를 개발하여 새 옷을 만들게 된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파타고니아는 2013년 이후 미국 아웃도어 시장 2위가 되었으며, 쉬나드는 “의미있는 일이란 일을 사랑하는 것뿐 아니라 그 일을 통해 세상에 기여하는 것이다”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존중을 기반으로  신뢰

그렇다면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갖추어져야 하는가? 상호 존중에 기초한 신뢰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조직을 움직이는 데는 크게 두 개의 이해관계가 작동된다. 개인적 이해와 공동의 이해이다. 개인적 이해는 금전적 보상, 승진, 특권 등 상당히 외부적인 보상에 의해 좌우된다. 공동이해는 팀 구성원의 가치를 존중하는 데서 온다. 

조직은 개인을 존중하고, 공정하게 사람을 처우하고 팀 공동의 목표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신뢰가 무너지게 되면 조직은 보다 많은 외재적 보상을 통해 사람들을 이끌어야 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조직에 오히려 많은 경제적 부담을 가져오기도 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중요한 부분은 회사가 개인을 하나의 인격체로서 존중할 수 있느냐의 문제이다.  개인의 존중이라는 부분은 결국 소수의 경영진이 본인의 일로서 구성원들을 수단화하여 이끄느냐 아니면 개인이 하나의 주체로서 본인의 주어진 책임과 역량을 다하느냐는 관점에서 볼 때 비교할 수 없도록 성과와 성과의 질적인 면에서 차이가 난다고 본다. 따라서 신뢰의 프로세스를 확보하여 보다 오픈된 조직을 운영하게 되면 구성원은 강력한 소속감을 보유하게 되고, 본인의 일로서 최선을 다하게 되어 궁극적으로 탁월한 성과와 재무적 가치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민주적 과정이 조직 내 지식의 이동과 유통을 보다 원활하게 되어 지속적인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유명한 SAS의 경우 최고의 금전적 보상으로서 사람을 대하지 않으나, 직원들의 만족감과 조직에 대한 로열티는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그 근간에는 개인과 서로에 대한 존중이 자리잡고 있다고 본다. 주인의식이라는 것이 주입해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도전적인 업무

기업은 경제적 가치를 추구하는 조직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사람의 성장과 함께 성장한다는 점에서 학교와 상당히 같은 속성을 지니고 있다. 분명한 것은 개인의 성장을 돕는 회사가 그렇지 않는 회사에 비해 직원들에게는 보다 매력적인 회사로 보인다는 점이다. 특히 개인의 역량 성장과 연계하여 조직의 기회를 부여하고, 구성원에게 지속적이고 직접적인 피드백을 제시하는 경우 보다 긍정적인 효과를 주게 된다. 

직원들이 일을 하면서 가장 최고의 경험을 했느냐는 질문을 던질 때 직원들은 일반적으로 가장 어려울 경험을 극복한 경우를 들곤 한다. 이는 직원들이 몰입하는 환경이 단순히 편안하고 안정적인 경험 보다는 매우 어려운 환경 하에서 본인의 역량을 넘어서는 도전을 경험하고 극복한 경우가 구성원의 성장에 훨씬 도움이 되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따라서 행복한 기업은 단순히 편안한 회사가 아니라 도전적인 환경, 개인의 성장을 지원하는 역동성에 기초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다국적기업의 한국자회사들 경우 개인적인 업무 강도가 매우 높음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경우가 볼 수 있다. 도전적 업무를 선호하는 사람들에게 일상적인 업무 수준에 평안한 환경을 제공한다고 이들이 행복하진 않을 것이다. 결국 회사에서 직원들의 일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고 도전할 수 있는 경험을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 구성원은 다른 재미를 그것도 회사 바깥에서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


물리적인 환경

물리적인 환경도 매우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이다. 구성원들은 물리적인 환경이 보다 개방적인 경우 더욱 몰입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태양의 서커스의 경우는 전 세계를 이동하면서 공연을 하면서도 공연자들의 아이들이 동일한 환경의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별도의 학교 시설을 조성하여 운영한다. 최근 구글 등에서 유연근무제, 자유로운 복장, 놀이터와 같은 사무실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결국 구성원이 어떠한 환경에서 일할 때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행동하는지, 더욱 몰입하는지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직원들이 다음  우리 회사 정문으로 출근할  있을까

최근 행복기업에 대한 논의들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고, 이를 지원하는 여러 이론들과 도구들이 등장하고 있다. SAS의 경우 회사의 대표가 “매일 밤 우리 직원들이 회사 정문을 통해서 퇴근을 합니다. 대표이사로서 내 임무는 퇴근한 직원들이 그 다음날 다른 회사의 정문이 아니라 우리 회사의 정문으로 다시 출근하도록 만드는 거죠.”라고 말을 하고 있다. 

우리도 과연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까?


월간인사관리 2015년 기고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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