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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빛나라 Sep 20. 2022

잘 휴식하는 법을 알고 싶어.

- ESTJ의 계획 있는 휴식을 추구하며 -

나는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기 3개월 전부터 2년 동안 에콰도르에서 근무하고, 연이어 20211119일부터 파라과이로 넘어가서 PM(Project manager)로 9개월간 일하게 되었다. 애초에 2개월 체류하면서 사업을 잘 종료시키는 것이 나의 미션이었는데, 파트너 기관의 사정로 프로젝트가 한두 달 연장되다 결국 9개월째에 마무리하게 되었다. 사업관리자가 자주 바뀌는 프로젝트의 종료팀이 다 그러하겠지만, 우리 팀 역시 지나간 사람들이 남기고 간 똥을 치우는 심정으로 한정된 시간과 예산 내에서 밀린 산출물을 하나하나 창조해내면서 정말 바쁘게 지내야 했다.


그 와중에도 나는 주말은 사수하여 휴식하려고 노력했다. 야근을 해서라도 평일 5일간 집중해서 일하고, 토요일 오전부터는 철저히 업무 생각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했다.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은 몸이 너무 아파서 의지적으로 약 먹고 쉰 날 외에는 주로 무언가를 하면서 쉬었다.

하다못해 넷플릭스 시리즈를 보더라도 이번 주말은 이렇게 보내야겠다는 계획을 세워서 실천했고, 그러했기에 그 바쁜 일정 속에서도 지역탐방, 문화활동, 맛집 투어와 쇼핑을 병행할 수 있었다.

제법 오랜 기간 해외근무를 통해 터득한 생활의 지혜라 자부하며.


지난 9월 1일. 드디어 인천공항 상륙. 집으로 가는 여정은 서른 시간의 비행에서 끝나지 않았다. 다시 부산으로 이동해야 했기 때문에 또 대기하고, 피로에 쩐 육체에 23킬로 수화물 2개와 10킬로짜리 캐리어에 책과 노트북으로 채워진 7킬로짜리 배낭을 이끌고 고속버스로 이동했다.

도로공사로 인해 예정보다 1시간 지연되어 집에 도착하니 9월 2일이 되었다.

시차 적응으로 일주일을 잠과 씨름하며 보내고, 추석 명절이라고 가족들과 보내었다.

명절이 끝나고 나면 이제 건강검진도 하고 친구들도 만나고 공부도 해야지 하며 이런저런 계획을 세웠었는데, 내 몸은 자꾸 더 쉬어야 한다고 신호를 보내었다.


친구들을 만나고 온 날이면 꼭 하루는 집에서 쉬어야 했는데, 집에 있노라면 3년간 묵힌 서랍장을 정리하고 청소하고 싶어 져서 몇 시간 움직이다 보면 몸이 또 지쳐서 늘어졌다.

자고 일어나면 드라마틱하게 피로가 풀리고, 이 휴식시간을 가치롭게 보내고 싶은데 방법을 잘 모르겠다.

결국 더 생산적인 사람이 되고 싶어서 브런치 앱을 깔았다.

<남미에서 온 부산 언니>로 글을 써볼까?

일단, 밥부터 먹자.

그토록 기다리던 엄마 밥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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