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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고의 교사 Jun 30. 2023

2022. 5. 14. 토요일. 육아일기.

에버랜드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는 휴일도 많고 가족과 관련된 기념일이 많은 달이다. 우리는 가정의 달을 기념(?)하여 도담(첫째), 봄봄(둘째)이와 용인에 있는 에버랜드에 가기로 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아내는 점심으로 먹을 김밥을 만들고 저녁 식사로 먹을 빵을 구입했다. 나는 아이들에게 아침밥을 먹이고 씻긴 후 옷을 입히고 출발 준비를 했다. 오전에 일찍 일어나서 여유 있게 준비를 마무리했고 우리는 환상의 나라(?) 에버랜드로 출발했다.

에버랜드 입구에 있는 큰 나무 앞에서 도담, 봄봄이 한 컷!


출처 : 에버랜드 공식 홈페이지 가이드맵 캡처

  에버랜드에 도착했을 때는 오전 11시가 훌쩍 넘은 시간이었다.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구입하여 안으로 들어간 후에 점심 식사를 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아보았다. 한참 걷다 보니 퍼레이드를 시작하는 광장이 눈에 보였고 널찍한 광장에 큼직한 돌계단으로 구성되어 있는 장소라 점심 먹기에 좋을 것 같아 그곳에 자리를 잡았다. 


  도담이와 봄봄이는 김밥을 좋아한다. 그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김밥은 야외에서 먹는 김밥이다. 두 녀석은 입에 김밥 하나를 넣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에버랜드가 주는 환상적인 느낌을 만끽했다. 입에 있는 김밥이 사라지면 다시 우리에게 와서 김밥 하나를 더 넣어달라고 요청하고 입안에 김밥이 채워지면 다시 뛰어다녔다. 우리 부부는 집에서 아이들이 식사할 때 자리에 앉아서 먹도록 다소 단호하게 교육을 하지만 오늘처럼 야외에 나왔을 때는 아이들이 집에서 식사할 때 느낄 수 있는 답답한 감정에서 해방될 수 있도록 풀어주는 편이다.

꽃 배경으로 한 컷!

  2020년에도 도담, 봄봄이와 에버랜드에 왔었던 적이 있다. 그때는 둘 다 너무 어릴 때라 제대로 놀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갔었는데 이번에는 그때와 아이들의 반응 자체가 달랐다. 에버랜드가 주는 환상적인 풍경과 느낌, 사람들로부터 느껴지는 즐거운 에너지를 스펀지처럼 빨아들였다.

 

봄봄이와 어트랙션 중 '피터팬'을 타며 한컷!

  점심식사를 끝내고 본격적으로 놀이기구를 타기 시작했다. 7살, 5살이 된 도담이와 봄봄이는 놀이기구 타는 걸 무서워하지 않고 즐겼다. 똑같은 놀이기구를 몇 번씩 타고 새로운 놀이기구를 볼 때마다 타고 싶어 했다. 2년 전에 에버랜드에 왔을 때는 도담이가 놀이기구를 탈 때 내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평소 조심성이 많은 도담이가 혹시라도 무서워서 울면 어쩌나'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도담이는 아빠의 걱정을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씩씩하고 재미있게 놀이기구를 탔다. 봄봄이도 오빠가 있어서 그런지 무서워하지 않고 즐거워했다. 두 녀석이 즐겁고 행복하게 노는 모습을 보자 아내와 나 또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데 집중할 수 있었다. 아이들 덕분에 나 또한 유년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아침에 집을 나와 설레는 마음으로 놀이동산에 가서 하루 종일 놀다가, 온 세상이 어둠에 덮였을 때 집에 돌아왔던 그 시절 말이다.


  밤이 됐는데도 도담, 봄봄이가 아쉬워하며 더 놀기를 원해서 밤에 하는 퍼레이드까지 봤다. 처음에 에버랜드 올 때는 생각지도 못했던 전개였다. 아내와 나는 아이들이 힘들까 봐 저녁 먹기 전에 돌아올 생각으로 에버랜드에 온 것인데, 퍼레이드까지 보게 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퍼레이드가 끝나고 시간이 많이 늦어 이제는 집에 돌아가야 한다고 두 녀석에게 말하니 도담, 봄봄이의 표정이 금세 시무룩 해진다. 그 얼굴을 보고 있자니 아이들과 에버랜드에서 더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너무 무리할 경우 아이들이 아플 수도 있어서 아쉬워하는 도담, 봄봄이를 설득해 집으로 돌아왔다. 차에 타고 5분 정도 지났을까? 뒷자리가 갑자기 조용해져서 뒤를 돌아보니 최면에 걸리듯 두 녀석은 꿈나라로 여행을 떠났다. 에버랜드를 떠날 때의 아쉬움이 여운으로 남아있으니 아마 꿈속에서도 에버랜드에서 놀고 있지 않을까?


  도담, 봄봄아! 내년 이맘때 꽃이 피어나고 따뜻한 봄바람이 우리의 마음을 살랑살랑 간질이면 그때 꼭 다시 오자. 내년에도 우리 에버랜드에서 새로운 추억을 또 하나 쌓자. 오늘 고생 많았어. 푹 자고 사랑한다. 아들,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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