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정교사 자격증 취득한 지 6개월밖에 안됐는데…
2019년 OO고에서 마지막 해에 있었던 일이다. 나는 OO고에 첫 발령 후 체육부서에서 4년 연속(2015년~2018년) 근무했다. 중간에 다른 부서에서 근무해보기 위해 시도를 했으나 매번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OO고에서 마지막 근무 연도인 2019년에는 다른 부서에서 일하기 위해 2018년 겨울부터 다양한 노력을 했다. 다른 부서의 기획 선생님을 만나서 업무 이야기를 들어보고 근무해보고 싶었던 부서의 부장님을 사전에 만나 뵙기도 했다. 내가 타 부서에서 근무해보고 싶었던 이유가 있다. 체육교사라고 해서 체육부에서만 있으면 우물 안 개구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체육부를 떠나 다양한 부서에서 일을 하면 학교를 이해하는 안목을 기를 수 있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019학년도 업무분장을 앞두고 체육부 내에 문제점이 하나 발생했다. 체육부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총 3명의 체육교사가 필요했다. 그런데 체육부에 근무하던 체육교사 2명(체육부장, 스포츠클럽계)이 동시에 타 학교로 이동할 예정이었다. 그 결과 나 홀로 체육부에 남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까지 체육부에서 이탈하면 체육부의 부서원이 모두 교체되는 상황이 된다. 타 부서에서 근무하기에 아주 불리한 상황에 직면했다. 관리자 입장에서는 기존에 근무했던 사람이 한 명이라도 남아있어야 부서 운영에 구멍이 나지 않을 테니, 타 부서로 이동하지 못하고 체육부에 남아있어야 할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 부서로 이동하고 싶었다.
타 부서로 옮기는 일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하고 있을 때였다. 타 학교로 전출 가는 체육부장님이 업무 분장에 대해 넌지시 이야기를 꺼냈다.
"O선생. 다른 부서에서 근무하고 싶어 하는 마음 잘 알겠는데, 2019년에 체육부 부장 한번 해보는 게 어때? 내가 교장, 교감선생님한테는 추천해 놓을 테니까. 한번 진지하게 고민해봐."
처음에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2018년에 여름방학 때 1급 정교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5년 차를 바라보는 신규교사인데 부장 업무를 맡는 상황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장 업무에 대한 해프닝은 차츰 머릿속에서 사라졌고 나는 겨울방학을 가족과 함께 즐겁게 보내고 있었다.
2019년 1월 중순. 아이들과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교감 선생님으로부터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수화기 저편의 교감선생님은 나에게 2019학년도 체육부 부장을 맡아보면 어떻겠냐는 이야기를 꺼냈다. 단, 기존의 건강체육부와 상담복지부가 통폐합되어 엄밀히 말하면 건강복지부 부장 업무라고 했다. 부장을 맡게 되면 기존의 체육부 업무와 상담복지부 업무를 함께 관리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순간 고민이 됐다. OO고에서 4년간 담임을 해왔기 때문에 나는 2019학년도 담임 명단에서 제외된 상태였고, 다른 부서에서 상대적으로 덜 힘든 업무를 선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쉬운 길보다는 모험을 택했고 결국 2019학년도 부장 제의를 수락했다. 그렇게 나는 경력 5년 차에, 1급 정교사 연수를 받은 지 6개월 만에, 첫 발령교에서 부장 업무를 수행하게 됐다. 첫 부장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선생님께서 도와주셔서 큰 탈 없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
부장 업무를 수행하며 가장 힘들었던 점은 부서 내 업무 조율과 타 부서와 업무 조율로 발생하는 충돌을 처리하는 일이었다. 사람으로부터 발생하는 스트레스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게 다가왔다. 저 경력 교사에게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무게감이 부족했다.
이미 시작한 부장 업무이고 중간에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하지만 중간에 포기할 수 없었다. 1년을 무사히 마무리해야 그 과정 속에서 발생하는 성공과 실패를 통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무책임하게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정말 이 악물고 1년 버텨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왜 이렇게 힘들어했나 싶을 정도로 별일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에는 정말 힘들었다.
무엇이든지 처음 하는 일은 굉장히 두렵고 힘들다.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했던 경험이기 때문에 어떤 사건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고, 경험이 없기 때문에 걱정되고 두려울 수 있지만 막상 어떤 사건에 직면하면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생긴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적극적으로 도전해 보자. 이와 같은 경험이 축적되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더욱 성장한 교사가 되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