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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MIND Jul 15. 2022

# 시공간


 시공간이란 시간과 공간이 합해진 말이다. 어느 순간의 어느 위치를 특정할 때 시공간을 생각하는 것이다. 글을 읽고 있는 이 순간을 살펴보면 ‘지금’ 내가 있는 ‘이곳’에서 글을 읽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어떤 경험을 겪든 모두 시간과 공간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다. 어제 집에서 밥을 먹었다든지, 여름에 유럽으로 여행을 간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누구나 이 세상에 존재하는 한 시간과 공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평등하다. 시간이 흐르는 시간은 비록 다를 수 있어도 시간을 거스를 수는 없다. 달리고 있는 사람의 시간은 멈춰 있는 사람의 시간보다 느리게 흐른다. 멈추어서 세상을 바라보는 자에게는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고, 달리며 세상을 경험하고 있는 자에게는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간다는 것은 거부할 수 없다.


 나의 시간은 멈추지 않는다. 아무리 간절히 빌어봐도 누군가 쫓아오지도 않는데 결코 나의 시간은 멈추지 않는다. 잠시 가던 길을 멈추어 쉬고 싶은 순간에도 시간은 흐른다. 그렇기에 자신에게 가하는 채찍질은 멈추지 않는다. 한정된 시간에 이루어야 할 일들이 있고 나 혼자 가만히 멈춰 있으면 어느새 도태되고 있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나의 공간도 멈추지 않는다. 나는 가만히 있음에도 나를 둘러싼 공간은 계속 변한다. 흐르는 강물에 발을 담글 때 다시는 같은 물에 발을 담글 수 없다. 이미 발을 담글 때 닿은 물은 흘러 없어지고 새로운 물에 발을 담그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숙한 공간에서 가만히 의자에 앉아 있을 때에도 주변의 공기가 순환하며 나의 공간을 바꾼다.


 다른 사람의 시간과 공간도 멈추지 않는다. 물론 변하는 정도는 나의 시간과 공간과는 다를 수 있다. 어떤 일에 집중할 때는 시간이 매우 빠르게 흐른다. 그러나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을 때는 시간이 매우 느리게 흐른다. 한편 조용한 공간에 있는 사람의 공간은 천천히 변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움직이고 다양한 것들이 상호작용하는 공간은 매우 빠르게 변한다. 그러나 이들의 시간과 공간도 멈추지는 않는다.


 멈추지 않는 시간을 멈추고 싶거나 지나간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순간이 있을 것이다. 누군가와 이별하는 순간, 맛있는 밥을 먹고 있는 순간, 친구와 싸웠던 순간,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했던 순간 등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은 너무나 평등하기에 되돌릴 수도, 멈출 수도 없다. 행복한 시간을 유지할 수도 없지만, 슬픈 시간도 언젠가는 지나간다. 시간이 흐른다는 건 슬프지만 하나의 축복일 수도 있다.


 나의 시간이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의 시간도 소중하다. 내가 다른 사람과 영화를 보거나, 대화를 나누거나, 밥을 먹을 때 나의 시간은 되돌아오지 않는다. 그리고 나와 함께하는 이의 시간도 되돌아오지 않는다. 그만큼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이 순간은 소중한 시간이고, 이러한 시간을 할애하여 나와 함께한다는 것 자체가 고마운 일이다.


 어떤 시간은 추억으로, 어떤 시간은 후회로 남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순간을 추억으로 만들고자 노력하다 보면 자연스레 후회스러운 시간은 줄어들 것이다. 추억으로 만들기 어려운 순간들도 있다. 그러나 지금 당장 고통스러운 시간들도 나중에는 추억으로 포장될 수 있다. 공부하거나 운동하는 등 경험하기 싫고 반복하기 싫은 순간들도 많은 시간이 지나고 나면 힘들었지만 소중했던 시간이라고 추억할 수 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시간과 공간을 마주했을 때 당당하게 마주하는 것이 필요하다. 흐르는 시간과 공간에 압도되어 나 자신이 위협받는 순간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때에도 시간과 공간은 변할 뿐이지 나에게 직접적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시간과 공간의 흐름에 나를 맡기고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추억이 되는 시간과 공간들로 가득할 것이다. 미래의 나와 마주할 과거의 나의 시간들과 공간은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



"시공간"

아티스트 보석이 바라본 시공간


“Spacetime”

by artist Boseok looked at space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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