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한겨레 21 손바닥문학상 가작 수상작
"여기는 한겨레 신문사인데요......."
기자에게 연락을 받았을 때 나는 그저 무덤덤했다.
"아, 네"
전화는 예상했던 주 예상했던 요일에 걸려왔다.
나는 올 것이 온 것이라고 생각했다.
<산청으로 가는 길>은 나의 첫 이야기였다.
상을 받은 해에 썼던 것으로, 무려 나의 첫 소설이다.
첫 습작이 상을 받은 것이었던 것인 것이다,
그랬던 것이다.
다시 말하면, 나는 운이 무지하게 좋았던 것이다.
그러나 상을 받을 당시에는
수상이 그리 놀랍지 않았다.
나는 글 좀 쓴다는 얘기를 적잖이 들어보았는데,
그건 바야흐로 20여 년 전, 고딩시절이었다.
나는 문예부원이었고, 우리는 해마다 산문과 시를 모아 문집을 만들었다.
그러니까, 서태지와 아이들이 <교실 이데아>를 발표했을 무렵 글 좀 쓴다는 얘기를
국정농단으로 대통령이 탄핵되던 해에도
유효하다고 믿고 있어나 보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나는 글을 쓰지 않았다.
글쓰기에 관심이 없었다.
그리고 긴 시간이 흘러 삼십 대가 되었을 때
나는 다시 쓰고 싶어 졌고 첫 소설을 썼다.
그리고 그 해에 크지는 않지만 뜻깊은 상도 받았다.
당시에는 그걸 당연하게 생각했는데,
상을 받을 이래로 나는 문학병에 걸려
계속 쓰고 있다.
발표는 좀처럼 되지 않고 있다.
첫 소설을 발표한 지 어느덧 5년이 지났고
이제는 링크가 찾아지지 않는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수많은 문장과 그 사이사이에 담긴 희로애락을
누군가 다시 읽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랬으면 좋겠다고 욕망한다.
그런 이유에서
브런지에 문들 두드린다.
하얗게 아침이 밝아오는 시간, 눈이 내린다.
브런치에서의 첫 글을 발행한다.
아래는 <산청으로 가는 길>의 전문 링크
http://h21.hani.co.kr/arti/reader/together/4294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