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올해 초등학교 들어가는 딸과 올해 6살 된 아들이 있다.
이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어느 날은 문득 아이 키우는 것과 창업이 은근히 비슷하다는 걸 느끼게 되었다.
두 개가 전혀 다른 것 같지만 무언가를 성장시킨다는 측면에서 공통점을 가진다.
애들 키우는 부모들은 다들 공감하겠지만 아이가 어느 정도 성장하기 전까지는 신경을 계속 써야 한다.
다른 걸 하고 있다 할지라도 시선은 늘 항상 아이를 주시해야 한다.
어느 날은 아들 녀석이 그림을 그린다고 해서 그림놀이책을 꺼내 주었다.
아이가 재미있게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보고 나는 소파에 앉아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아들이 막 우는 것이었다.
나는 깜짝 놀라서 아이한테 달려갔다. 아들의 손에는 피가 조금 났고 옆에는 가위가 놓여 있었다.
아들은 자기가 그린 그림을 가위로 오리려다가 손을 살짝 베였던 것이다.
안심하고 있다가도 갑자기 이런 경우들이 빈번하게 생기게 된다.
이것은 창업도 마찬가지이다. 내 사업을 하다보면 정말 손이 너무 많이 간다.
직원 관리부터 앱 개발이나 영업망 확보까지 안심할 수 있는 순간이 없다.
몇 년 동안 앱 개발을 줄곧 맡아서 해오던 개발자가 갑자기 이직한다고 했을 때,
내일부터 납품 하기로 했던 거래처에서 갑자기 거래를 취소한다고 했을 때.
생각도 하기 싫은 순간들이다.
아이를 키우는 건 정말 돈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된다.
주말에 외출을 한다고 해도 언제까지 동네 공원만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이들 친구들은 태권도다 피아노다 영어다 벌써부터 사교육 파티다
그렇다고 해서 남들 하는 거 다 따라서 하기에는 내 가랑이가 다 찢어질 것 같다.
그리고 우리아이들은 왜 이렇게 빨리 큰 건지... 몇 달 전에 옷이랑 신발 사준 것 같은데 벌써 작다고 한다.
창업 역시 뭐하나 하려면 비용이 많이 든다.
창업초기에는 매출도 거의 없고 일도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직원 몇 명과 함께 일당백 역할을 하며 버텨낸다.
그러다가 사업이 조금씩 성장하게 되면 있는 직원들로는 감당이 안되어 결국 직원을 더 채용해야 한다.
월급이 아깝지 않은 직원이 있는가 하며, 하루라도 빨리 내쫓고 싶은 직원도 있다. 비용 낭비이다.
사업 아이템 고도화 작업부터 서버ㆍ장비 임차, 공간임대, 패키징까지도 다 돈과 직결된다.
아이가 크면 클수록 돈이 더 필요한 것처럼 사업이 성장하면 성장할수록 비용은 더 많이 든다.
아이를 키우다보면 아이한테 미안할 정도로 화를 내기도 하고 야단도 친다.
아이는 내가 몇번이나 하지 말라고 하는 것도 금세 잊고 또 하다가 혼이 난다.
밥 안 먹고 딴짓을 하는 것은 기본이고, 편식하는 음식을 밥 위에 올려주면 아이는 안 먹겠다고 떼를 쓰고
나는 기필코 먹이겠다는 각오로 입 속에 밀어 넣는다. 전쟁터가 따로 없다.
아이들이 이렇게 미운 짓을 해도 하나하나가 다 사랑스럽다.
창업을 하다 보면 일이 잘 안 풀릴 때가 종종 있다.
진짜 안 풀릴 때는 왜 창업을 했을까 지금이라도 그만둘까 고민을 하게 된다.
TV나 인터넷만 켜도 성공한 창업가들에 대한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고
길거리를 돌아다녀도 뭐 하시는 분들인지는 모르겠으나 비싼 외제차들이 누비고 있다.
그런 모습들을 보면 자격지심을 느끼기도 한다.
대부분의 창업 대표님들이 창업을 쉽게 포기 못하는 이유는 사업 초기에 이루고자 했던 사업 아이템 때문이다. 내 자식 같은 사업 아이템이 잘 성장했으면 하는 부모의 마음처럼 밉지만 사랑스럽다.
육아와 창업의 고민에서 언제쯤 해방이 될지 모르겠지만 육아와 창업은 삶의 활력소인 것만은 확실하다.
지금 조금 힘들더라도 잘 버티고 이겨내면 향후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대한민국의 모든 엄마,아빠 그리고 창업 대표님들 모두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