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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중철학자 유성범 Apr 14. 2024

샤워할수록 까매지네!

오늘날 샤워에 대한 많은 이점이 증명되었다. 아인슈타인은 욕조에 푹 잠겨 사색하기를 즐겨했다고 한다. 유레카를 외친 아르키메데스도 목욕을 하다가 밀도를 측정하는 법을 발견했다. 샤워는 생각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몰입 상태인 세타파~알파파 뇌의 상태로 진입하게 도와준다. 우리는 매일 샤워를 통해 이런 과정을 겪는다.      


유엔에 따르면 반대편 아프리카는 물을 찾아다니는데 하루 평균 5시간을 쓴다. 물을 기르기 위해 매일 지형상 온천을 끼고 있지 않은 지역은 샤워를 통한 몰입을 경험할 수 없다. 샤워라는 기회도 주지 않는다.


한국인으로서 한국에 태어나 암반수로 샤워할수 있다는 사실이 참 감사하다고 느꼈다. 또 나의 집은 배관과 수질검사 결과 수돗물을 그냥 마셔도 된다. 영국은 석회수가 나오기 때문에 설거지를 할 때 물로 헹구지 않고 세제를 묻힌 상태에서 천으로 닦아낸다고 한다.       

   

서양 수돗물에서 나온 석회. [사진출처=루리웹]

하지만 문제는 이 물을 공급하는 보일러다. EU전체 회원국에서 약 1억 2900만개의 보일러가 사용되고 있다. 2020년 기준 한국이 보일러 시장 세계 2위다. 이는 1인당 물 사용량과 연관이 없지 않다. 한국인의 1인당 물 사용량은 2022년 환경부 통계 기준 하루 295L를 쓰며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이쓴다. 이중 샤워에 쓰이는 물은 대략 80L다. 물을 많이 쓰는 만큼 좋은 보일러에 대한 수요가 높을 수밖에 없다. 

    

보일러는 가정에서 사용하는 에너지 소비 제품 중 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친환경 기술로 불려지는 콘덴싱 보일러도 탄소중립을 위해 출시되었다고는 하나 국제기준과 달라 2025년 까지 해외시장에서 퇴출된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지구 반대편에서는 그런 고민은 하지 않는다. 어차피 없기 때문이다. 탄소배출량이 자연 흡수량보다 많아 지구 온난화로 안그래도 뜨거운 아프리카가 더 뜨거워지는 것이다. 검은 사람은 더 검어진다. 우리는 보일러와 따듯한 물로 깨끗하고 뽀얀 피부를 유지할 때, 지구 반대편은 점점 까매진다.     


에어컨 바람으로 건물 내부는 시원하지만 건물 바깥은 뜨겁게 해야한다. 

보일러로 따듯한 물로 샤워하지만, 먹을 물은 줄어들고 있다.

우리도 아름다움과 번영을 추구하지만, 타들어가는 육체안의 영혼은 인지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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