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4시간만 공부하는 학교가 있다면
꼭 하루 8시간씩 학교에 있어야만 하는 것일까
비현실적인 이야기로 들릴 가능성이 크지만
나는 학교에서 아이들이 보내는 매일의 8시간이 너무 아까운 사람 중의 하나이다.
물론 홈스쿨을 해보기 이 전엔 그냥 그러려니 생각을 해보았던 것이지만
실제로 홈스쿨을 해보며 아이들에게 주요과목과 그 외의 과목들을 수업해보니
과연 '학교에서의 8시간'이 아이들에게 유익한 것인가 하는 생각과 함께
학교라는 곳이 교육기관이라기 보다는 부모들이 일을 해야하는 시간에 아이들을 돌보아주는 거대한 'Daycare'시설 이고 시간을 채우다 보니 그에 맞추어 교과목의 구색을 정하고 수업을 진행하는 듯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하루 8시간의 학교 생활은 아이들에게 필요하다기 보다는 부모들에게 필요한 시간이라는 것.
홈스쿨을 해 본 우리 아이들은 내게 종종 홈스쿨을 다시 하고 싶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친구가 너무 좋은 첫째도 가끔 학교가 힘들 때면 홈스쿨 하고 싶다는 말을 할 정도니 학교에 있는 시간이 길긴 길다는 것이다.
왜 다시 하고 싶은지 물으면 돌아오는 답은 한결 같다.
"엄마, 학교에 8시간씩 있는게 너무 힘들어."
그렇다면 학교 학업 시간을 4시간으로 줄이는건 어떨까?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요과목들을 오전시간으로 몰아두고 아이들이 점심까지 먹고 12시 반이나 1시쯤 하교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후에 아이들과 할 수 있는 활동들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하지만 역시나 너무나도 비현실적인 방법이다.
맞벌이를 하는 부부에겐 꿈같은 일 일 수도 있다.
아이들 수업 후, 부모님들의 퇴근 시간에 맞추어 이것저것 활동을 하며 아이들을 돌보아주는 시스템을 학부모들이 얼마나 감사히 생각하는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특히나 이곳 미국에선 Before & after care가 너무도 잘 발달 되어있다.
물론, 그 또한 한달에 $1000정도 들여야 아이를 맡길 수 있지만 그래도 내가 일하는 시간동안 아이를 안전하게 봐줄 수 있는 기간이 있다는건 그만큼 부모들에게 마음의 짐을 덜게 한다.
미국에선 아이들이 아이들끼리 집에 있는 것이 불법이다.
항상 보호자가 함께 있어야하고 만13살부터는 하루에 몇시간 정도는 혼자 집에 있을 수 있지만
그보다 오랜 시간 있게 된다면 아동학대로 여겨진다.
나 또한 그래서 오후나 저녁에 하는 일을 피하고 아이들 학교에 가있는 오전시간에만 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되다보니 오전 4시간 프리스쿨에서만 일을 하려고 하는 것, 그 이외에 다른 직업은 돌아보지 못하게 된다.
그렇다.
하루 4시간 학교는 아이들에게는 이상적일 수는 있어도 사실상 비현실적이라는 것.
하지만 정말 그렇게 보낼 수 있는 학교가 있다면
나는 그 학교를 선택할 것 같다.
아이들의 황금기, 이 아름다운 시간을 학교라는 늘 똑같고 한정된 공간에서 보내게 하는건 역시나 아이들의 시간이 아깝다고 느껴진다는 생각은 변하지 않는다.
그런 이상적인 학교......
내가 만들어볼까 하는 망상에 가까운 생각을 해보며
오늘을 시작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