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창플지기 Jul 15. 2022

숯불구이계의 김밥천국, 삼학도 찬양가

안녕하세요, 전국 10만 명 자영업자분들의 멘토로 활동 중인 주식회사 창플 한범구 대표입니다.


https://brunch.co.kr/@15ea0603649c465/1







어제 다녀온 숯불구이 집 삼학도입니다.

삼학도.. 어디 있는 섬인지 모르겠지만, 왠지 해산물 느낌이 나는 것 같은.

중요한 건, 이곳은 구잇집입니다.


뭔가 구워서 먹고 싶은 날 있잖아요?


삼겹살을 구워 먹고 싶은 날도 있고, 

조개구이를 구워 먹고 싶은 날도 있고, 

소고기를 구워 먹고 싶을 때도 있죠.


이렇게 하나하나 다 구워 먹고 싶은 날이 많은데, 

그 모든 걸 통칭하며 흡수할 수 있는 주제는 바로 '구이'라는 겁니다.


어느 누구는 삼겹살이 땡길 수 있고,

어느 누구는 조개가 땡길 수도 있고,

어느 누구는 새우가 땡길 수도 있는거죠.


그 모든 사람들의 욕구를 통칭할 수 있는 게 바로 이 삼학도라는 구잇집입니다.


혹자는 이렇게 말씀하실 수 있죠.

전문적으로 나와야 맛이 있고, 관리도 잘 되어야 하고, 품질에 신경 쓸 수 있다.


근데 저는 반문하죠.


아니 그냥 술 한잔 하면서 여러 가지 맛으로 적당히 먹고 싶은 거지 

완전 미식적인 맛집을 원하는 건 아니거든요.


삼겹살로 통일시킨 것도 아니고,

새우구이로 통일시킨 것도 아니고,

조개구이로 통일시킨 것도 아니고,

그냥 구잇집인 거예요.


그런 면에서 '삼학도'라는 이름으로 통일시킨 건 굉장히 세련된 시도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렇게 맥락 없이 간판을 쓴 거보다는 훨씬 세련됐죠.

이건, 부대찌개도 아니고, 닭갈비집도 아니고, 김치찜 집도 아니고,

이러려면, 그냥 놀부 철판 집이라고 하든가, 놀부 찌개 마을이라고 하던지...



이렇게 다 팔 거면서..

저 철판 냄비에 담긴 음식들이 다 나온다는 의미로,

놀부 철판 냄비 집이라고 하는 게 훨씬 나을 겁니다.



어쨌든 저는 가리비와 새우, 그리고 갈매기살이 함께 나오는 모둠을 시켰고,

가격대는 6만 원.

세명이서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재밌는 건, 

가리비만 있을 때, 갈매기살만 있을 때, 새우 소금구이만 할 때와는 다른 퍼포먼스가 있었다는 거죠.


갈매기살의 육고기가 들어가고,

가리비 살의 부드러운 조개가 들어가고,

새우라는 갑각류의 식감도 들어가고,


다양한 맛으로 일행들의 입맛을 다양하게 충족 시켜주는거죠.



이곳은 목화라는 집인데

뭘 파는지 잘 모르지만, 왠지 문 앞에 있는 술병을 보고, 한자가 쓰여있는 걸 보고,

왠지 중국 느낌일 것 같다는 걸 알 수 있죠.


근데 뭘 파는지는 몰라요.

왠지 궁금증이 생기고 말이죠.


맞습니다. 이곳은 중국요리집입니다.



메뉴가 보이지도 않아요.

모두 한자입니다.


그냥 메뉴라는 기능을 앞세운 게 아니라, 목화라고 하는 이곳에 대한 아이덴티티만 전달하는 거죠.

그리고 손님들은 저곳에 가서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다는 생각과 일행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기대를 하게 되죠.


중국요리 전문점이라는 말도 필요 없어요.



이곳 역시 프랜차이즈 쪽으로는 제법 잘나가는 브랜드인 용용 선생입니다.

홍콩 주점이라고 한자말로 쓰여있지만, 무엇을 파는지는 모르죠.


1930년대 홍콩에 와서 음식을 먹는다는 느낌으로 브랜딩을 한 겁니다.

그러다 보니, 그 안에 어떤 메뉴가 유명하고, 어떤 시그니처 메뉴가 있고, 

이런 음식적인 부분보다도, 그곳에 가서 느끼는 감정이 더 중요해진 겁니다.

그리고 그러한 감정을 줄 수 있는 가게가 지금 승승장구하고 있고요.


삼학도 왠지 어디 있는지 모르는 섬이지만, 그곳에 다양한 해산물과 고기들...

마치 전라도 이모님이 술안주 하라고 주는 반찬들과 사람들과 어울리는 느낌을 

숯불구이 집으로 통일시킨 겁니다.


서비스를 주기도 편해요.

그냥, 숯불은 있으니까 얼마 안 되는 껍데기 한 장 서비스로 주면 땡큐 하면서 소주 한 병 더 마시는 거죠.


개인 집이지만,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나름의 브랜딩으로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젠 개인들도, 초보들도 어떻게 브랜딩을 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느낌을 준 가게였습니다.


이곳에 가서 구이도 드시고, 운영하는 모습도 보셨으면 합니다.



특히 이런 서비스.

정말 투박하지만, 수프에 후추 뿌려서, 전자레인지에 데운 모닝빵으로 배를 든든하게 하니 아주 좋더군요..


해산물 구이는 맛은 있어도 사실 속이 채워지지 않는데,

시작부터 추억의 수프와 빵을 찍어 먹으면서 포만감도 느끼고 소주도 참 잘 들어갔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중식계의 김밥천국, 월계수 식당 찬양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