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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창플지기 Jul 15. 2022

큰 프랜차이즈 회사를 선택하면 안되는 이유

프랜차이즈 기업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필독

안녕하세요, 전국 10만 명 자영업자분들의 멘토로 활동 중인 주식회사 창플 한범구 대표입니다.


https://brunch.co.kr/@15ea0603649c465/1






"프랜차이즈 기업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프랜차이즈 회사가 크다 작다의 의미가 뭘까요?

회사 매출?, 회사 사옥의 규모?, 유명한 거?, 직원이 많은 거?, 기업의 가치?

뭐 일견 다 해당되는 이야기겠지만 일단 회사가 크다고 이야기할 때는 매출과 직원 수로 그 정도를 매깁니다.


매출이 크든 작든 실제로 얼마를 버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매출 몇백억 몇천억 이러면 큰 회사로 보이고,

직원들의 효용이 크든 작든 일단 회사에 수십 명이 근무한다고 하면 왠지 큰 회사로 보이죠.


크면 일단 왠지 안전하다는 느낌도 들죠. 원래 사람은 안전 욕구가 가장 강합니다.

여자들이 어려서 싸움 잘하는 남자를 좋아하다가 20-30대에 키 큰 남자를 좋아하다가 결국 돈 많은 남자를 좋아하는 것도 일종의 안전 욕구이고, 부자들이 미군 부대 옆에 한남동 평창동 단독 주택에 사는 걸 선호하는 것도 내 재산과 생명을 지키겠다는 안전 욕구이고, 하물며 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라고 불리는 초품아 아파트 시세가 폭등하는 것도 내 자식 안전했으면 하는 안전 욕구 때문인 거죠.


그래서 일단 회사가 좀 크고 직원들이 많고 너도 알고 쟤도 알면 왠지 안전하다는 생각을 하고,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평가를 합니다. 왠지 자신이 이걸 하면 안전할 것 같은 거죠. 


근데 이게 참,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봅시다.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만약에 내가 치킨 장사를 하는데, 배달원을 월급 300만 원 주고 고용한다고 쳐보자고요.

근데 그 배달원이 하루 배달할 수 있는 양이 30마리라고 예상해 볼게요.


그러면 하루 300만 원 월급 주는 누군가가 하루 30마리씩 일정하게 주문이 들어와야 이게 계산이 되는 겁니다. 그래야 이게 치킨집이 수익이 되는 거죠.

근데 만일에 배달을 시작하려는데 하루 5마리 밖에 안 들어온다면, 배달원에게 300만 원 월급을 준다?

이건 무조건 손해가 되는 거죠.


거기다가 월 별로 계산을 해보니까 하루 평균 30마리인 건 맞는데, 월요일은 10마리, 화요일은 20마리, 금요일엔 50마리. 또 어떨 때는 30마리이긴 한데, 새벽에 몰빵해서 들어온다거나 이러면 무조건 1명이서 하는 건 불가능한 거죠. 그 불규칙성 때문에 2명은 있어야 되는 겁니다.


근데 주인 입장에서는 2명 썼다가는 남는 게 없다 보니 1명으로만 끌고 가려고 할텐데, 

그렇게 되면 그 1명은 그만 두고 나갈 수 밖에 없죠.


이 불규칙성!

이것 때문에 배달원 쓰기가 어려운 거죠. 그리고 이것 때문에 프랜차이즈 회사가 망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에서 핸들 납품으로 3년 계약을 했다고 쳐 봅시다.

그러면 설비에서 자동차 핸들을 만들기 위해서 5명이 필요하면, 그냥 5명에 맞게 생산을 하면 되니까 계산이 됩니다. 프랜차이즈 회사는 가맹점이 몇 개가 늘어날지 알 수가 없어요. 하지만 준비는 철저히 해놔야 하죠. 그게 바로 리스크인 겁니다.


근데 그 인력을 기계적으로 풀어도 계산이 안되는데, 중요한 건 어떤 인력을 쓰느냐가 정말 중요한 문제죠.

똑같은 디자이너라고 해도 디자이너의 질은 완전히 다르죠. 똑같은 메뉴 개발 실장이라고 해도 그 실력의 차이는 정말 큽니다. 하다못해 배달원이라고 해도 실력 좋은 배달원들은 매장 하나에 취직해서 일을 안 합니다. 왜냐하면 월급이 기껏해야 300만 원이기 때문이죠. 배달 대행업체에서 일하면, 이 가게 일도 하고, 저 가게 일도 하면서 월 500만 원 이상은 가져갈 수 있어요. 그래서 대개 실력 있는 직원들은 그 월급에 만족 못 하고 나갑니다. 프리랜서의 길로 가는 거죠. 크몽이나 숨고만 봐도 정말 많은 개인 사업자와 프리랜서들이 가득해요. 잘난 놈은 원래 나가는 겁니다.


과거에 제가 채선당이라는 곳에서 근무를 할 때, 앞에 나가서 사업설명회를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프랜차이즈 회사라면 반드시 갖춰야 할 두 가지를 말씀드렸습니다.

바로 물류 시스템과 메뉴 개발 즉, R&D 인력에 대해서 말이죠.


프랜차이즈 기업이 롱런하려면 일주일에 3~5번 일정하게 식재료가 정확하게 신선한 것들로 공급받게 하는 것이 중요했고, 언제든지 진화할 수 있게 개발팀이 있어야만 시대적 흐름에 맞게 가맹점을 발전시킬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작은 회사들이 위험했던 건, 이런 전국 물류 배송 기업을 이용할 수 없어서 위험했던 거고 이런 팀을 구축할 수 없어서 위험했던 거죠. 


근데 요즘은 어떨까요? 물류 시스템?

요즘은 개인 매장도 대기업 전국 물류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대기업 물류끼리도 경쟁을 하고 합리적인 수준의 차질 없는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죠.


메뉴 개발?

글쎄요.. 요즘은 모든 메뉴들이 다 오픈되어 있습니다. 유튜브만 봐도 온갖 검증된 레시피가 나와 있고, 심지어는 그 레시피로 대량생산하는 소스 공장에서 언제든지 변형과 디벨롭을 시켜줍니다. 

오히려, 프랜차이즈 회사들이 소스 공장에 의뢰하는 게 빠르죠. 프랜차이즈 회사인데, 자체 물류 시스템과 메뉴 개발팀, 디자인팀, 슈퍼 바이징팀, 영업팀을 가지고 있다? 이게 일견 믿음직스럽고, 뭔가 체계가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제 입장에선 너무나도 위험한 회사죠.


가끔 이런 문구를 봅니다.

"저희는 저희 가게에서 직접 이모님들과 김치를 담급니다! 00해장국 집"

가서 먹어보면 위생도 그리 좋아 보이지 않고 맛도 그다지, 그냥 사서 쓰시지..

직접 담근다고 그게 무조건 다 좋은 건 아닌데 말이죠.


'사서 쓰시는 게 더 이익이고, 더 편리하고 손님들도 더 좋아할 텐데' 이런 생각이 들 때가 많죠.

요즘 김치 공장의 위생은 뛰어나게 좋고, 품질 관리 잘하는데 왜 굳이 손수 김치를 담그실까요?

가맹점 출점이 월 몇 개점 보장이 된 것도 아니고, 그렇게 구축한 인력이 뛰어나다는 보장도 없고, 벌이가 시원찮으니 즉시 전력감보다는 가르쳐서 시켜야겠다는 식으로 박봉으로 뽑아놓고, 단순 업무만 시키고. 그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인력 구축이 아니라 회사의 시스템을 보이기 위한 인력 구축을 위한 인력 구축.


분명히 알아둬야 할 건, 본사의 수익은 가맹점에서 나온다는 겁니다.

아무리 본사의 철학이 쓸 만하고, 오너의 의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 본사의 수익은 가맹점에서 나오는 겁니다. 그러면, 결국 큰 회사들은 매출이 높은 만큼 인력을 많이 쓰고, 그 인력을 쓰기 위한 비용과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어마어마한 고정비를 씁니다.


그 고정비가 큰 회사들일수록 물류 마진을 높게 볼 수밖에 없고, 상권도 적게 줄 수밖에 없고, 로열티도 높게 줄 수밖에 없고, 개설비용도 비쌀 수밖에 없는 겁니다. 본사가 나쁘다는 게 아니라, 그렇게 고정비가 큰 회사들은 결국 가맹점의 수익 구조가 나쁠 수밖에 없다는 거죠.


돼지갈비를 많이 팔기 위해 광고를 해야 하고 광고를 해야 매출이 높아지고, 가맹점에 물류를 더 공급하겠죠. 그러면 그 광고비를 가맹점도 내야 하고, 광고만큼 매출이 높아지니 사람도 더 써야 하고, 사람을 더 쓰니 매출은 높아지는데 수익은 더 줄어드는 마법이 일어나게 돼죠.


치킨집을 해야겠는데 우리가 다 알고 있는 치킨집을 하려니까 원가가 55%가 넘어가고, 5-6천만 원을 팔아도 남는 게 없다고 하고, 1억을 팔아야 간신히 1000만 원 가져간다고 하고, 1억 파는 곳에서 일하면 어떤 가게 상태에서 일하는 것인지 아시나요? 

전쟁터입니다.


제 글은 항상 초보 창업자들을 위한 글이고, 기존 프랜차이즈를 까려는 게 아닙니다.

그렇게 투자를 많이 하고 로열티도 많이 내고, 물류비도 많이 내는 것들을 해야 하는 사람들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투자형 창업자들이죠. 이분들은 생계가 아니라서 1억 팔고 500만 원을 가져가도 땡큐죠.


그래서 큰 프랜차이즈일수록 다점포 점주가 많은 겁니다. 그 다점포 점주들은 다 자기들 법인도 세워져있죠.

서브웨이, 투썸, 공차 이런 브랜드들 몇 개씩 하는 사람 정말 많잖아요? 할매순대국 5개씩 하는 사람도 있고요. 근데 우리 같은 초보 창업자들, 돈 없고 내 시간들여서 생활비 벌어야 하는 사람들이 선택할 건 아니고

프랜차이즈를 꿈꾸는 초보 사업가들은 결국, 돈많은 투자형 창업자를 대상으로 사업하는 게 아니고 이 소자본 초보 창업자들에 타깃이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하는 겁니다.


작은 프랜차이즈 전성시대가 이제 오고 있어요.

이미 와있습니다.

이 변화가 심각하게 빠른 창업 시장에서 이젠 공룡 같은 기업으로 유지되는 프랜차이즈 시장이 아니라, 몽골 기병처럼 언제든지 말을 갈아타고 앞으로 빠르게 돌진하고 방향도 바로바로 바꾸면서 살아가는 프랜차이즈 시장이 될 겁니다. 다품종 소량 시대, 소품종으로 대량으로 생산되던 프랜차이즈 시장은 끝이 났죠. 


수백 개 수천 개씩 늘어나는 브랜드가 없고, 작지만 개성 있는 브랜드들이 쏟아져 나오는 게 바로 그 증거이고, 그 시대에 맞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고르려면 작은 회사를 고르세요. 작은 회사여야만 쉽게 망하지 않습니다. 작은 회사는 물류비도 저렴하고, 창업 비용도 저렴하고 적어도 대표와 소통할 수 있어요. 프랜차이즈 회사를 세우려면 그저 단순히 내 가게 운영 노하우 가르쳐주고 어떤 어떤 수익을 얻겠다는 마음보다, 프랜차이즈 회사에 필요한 인력들을 어떻게 그때 그때 조달하면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를 생각해야만 합니다.


창플에서도 많은 초보창업자들을 창업을 시키고, 많은 초보 사업가들의 사업을 돕고 있지만,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만약에 창플지기인 저를 비롯해서 우리 인력들을 고용하려면, 월급을 얼마를 줘야 할까?

브랜딩 전문가나 메뉴 개발자들을 고용해서 사업을 시작하려면, 

가맹점에서 얼마 수익을 내야 감당할 수 있을까? 

명심하세요.


시대가 변한 만큼 인력도 쓰는 시대가 아니라 장착하는 시대가 될 겁니다.

마치 블록체인처럼, 내가 필요한 인력과 그룹을 블록체인처럼 붙였다가 떼었다가 하면서 능동적으로 고정비를 줄이면서 적재적소 장착을 잘하는 사람만이 살아남는 시대가 될 것이고, 그런 효율적인 본사를 선택한 가맹점주들이 실속 차리면서 생존할 수 있는 시대가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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