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그녀들처럼
"넌 누구에게 시간을 빌려주고 있니?"라는 질문에
생각을 해봤어.
누구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없더라.
난 내게 주어졌던 시간을 온전히 흘려보낸 것 같아.
열심히 살아야지 하면 할 수록 흐지부지 살게 되었던걸까?
아이나 가족들에게 내 시간을 주었다면 좀 달라졌을까?
이래서 나를 보고 이기적이라고 하는구나.
나는 나만 생각하는 것같어.
이러면 너는 분명히 "아냐, 너는 그렇지않아."라고 해주겠지?
근데 네가 생각하는 그렇지않음 또한 내가 편하려고 했던 이기적인 마음일지도
모르겠어.
타인에게 시간을 빌려준다 _ 멋진 말이다.
타인의 시간을 이해하고 위로해주는 직업을 생각한 너를 떠올리니까
무척 잘 어울리는 것같아.
요즘 예능에 자주 나오는 오은영 박사 같은 느낌이야.
그렇다고 나중에 그런 보글한 머리는 하지말자.
네가 공부를 시작한다고 했을때, 응원의 말도 했지만
사실 조바심이 났어.
어~ 내가 뒤쳐지면 어떻게하지?하는 맘이 들더라.
그래서 나도 뭘 배울까? 뭘 해야할까?
무작정 네가 심리학 같이 하자고 했을때 그럴까? 하는 생각도 했지 뭐야.
이건 너만 알고있어.
다른 사람들이 가끔 나는 무척이나 계획적이고 차갑고 딱딱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완전 허당이야. 팔랑귀고.
이미 알고 있다면, 쉿. 조용히 해.
여기저기 뭘 배워야할까? 찾아다니다가
'멈칫' 하게 되더라. (이것이 해빙의 빨간불!)
'내가 뭘 하고 있지? 이 길은 내가 아닌 너의 길인데 내가 왜 이걸 보고있지?'
물런 너를 생각하면서 너에게 이건 어떨까? 저건 어떨까? 생각하고 공유하는건 즐거워
하지만, 너의 길을 내가 함께 가야하는 길이 맞을까? 생각이 들었어.
몇년후에 너에게 나도 그걸 할껄 그랬어~라며 후회의 이야기를 하게 되더라도
지금 내게 필요한 건 아니야.
내게 필요한건 라면스프와 소고기맛 다시다야.
요리 실력을 빨리 키워야해.
이건 내 관심의 문제였음을 오늘 너와 대화에서 또 한번 발견했어.
늘 다른 사람들에게 '책부터 읽으세요' 하면서
난 왜 실천을 안했을까?
너랑, 다른 길을 걸어오다가 한 지점에서 잠시 만나서
또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다르니 좋고, 같이 걷고 있으니 충분한 것 같아.
가끔 내가 네 시간이 필요할 때 조금 부탁할께.
혹시 내 시간이 필요하면 얘기해. 늘 쌓아두고있을테니까.
우선, 지금은 나의 시간을 가족에게 좀 나눠 줄 생각이야.
갑자기 억울한 생각이 들지만, 조금만 아주 쬐금.
그리고 남는 시간은 나에게 막~ 써줘야지.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책 대신에 바인더를 들고 다음주 계획을 세워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