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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희연 Jul 01. 2023

글을 쓰기 위해 오늘도 걷습니다.(12)

모두가 따라가는 삶

10월 28일. 쌍둥이 출산 예정일입니다. 

결혼을 하고 5년의 시간 동안 아이가 없어 힘들어하고 있던 차에 기적과도 같은 소식을 들었네요. 그 소식을 듣고 벌써 6개월 정도 시간이 흘렀습니다. 아이를 기다리는 과정조차 순탄치는 않아요. 하지만 뱃속에 있을 때가 가장 좋을 때라고 하니, 지금의 시간을 그저 감사하게 보낼 수밖에요. 






오늘은 어머니를 모시고 아내와 함께 서울에서 열린 베이비 페어에 다녀왔어요. 아기 용품들을 한눈에 볼 수도 있고 또 온라인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아내의 배가 더 불러오기 전 '마지막이다.' 생각하고 다녀왔죠. 한 달 정도 전에 열린 베이비페어에 다녀왔던 터라, 아내가 구입해야 할 리스트를 잘 정리해서 다녀왔습니다. 덕분에 사야 할 품목 들만 쏙쏙 사고 집에 올 수 있었습니다.

아이 용품들을 제법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챙겨간 웨건에 올려놓고 천천히 끌면서 차를 타러 가는 길이었어요. 어머니께서 갑자기 툭 말을 꺼내시더라고요. 


"아이들 키우는데 돈 많이 들 거야. 요즘은 특히 더..."


그 말을 듣고 오른손 뒤 쪽에 보이는 웨건에 수북이 쌓인 용품들을 보면서 크게 대답하진 않았지만 마음속으로 공감 또 공감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데 돈이 많이 들어간다는 것은 익히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점점 현실로 다가오니 생각보다 압박감이 느껴지긴 하더라고요. 그래도 뭐 어쩌겠어요.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키워야겠죠? 






이런저런 아이 용품들을 구입하고 집으로 가는 길에 어머니가 하신 말씀 중에 "요즘은 더..."에 꽂혔어요. 과거에도 그랬지만 아이 키우는 게 힘든 건 매한가진데 요즘은 뭐가 특히 더 힘들까요? 요즘은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 용품들을 관리하고 정리하는데 시간을 많이 쓴다고들 해요. 육아 용품은 분명 필요합니다. 아가들을 위해서도 그렇지만 양육자들을 위해서도 그렇죠. 하지만 요즘은 육아용품들이 보여주기 식으로도 많이 사는 점들에 대해선 고민을 해볼 필요는 있을 것 같아요. 남들이 다 사니까 나도 사야 한다는 마음, 그 심리. 어쩌면 육아 용품에 대한 마케팅이 참 잘되고 있다는 것을 느끼기도 했네요. 아가들에게는 무엇이든 잘해주고 싶은 부모들의 마음을 교묘하게 잘 파고들었다고 생각하니까요. 분명하고 현명한 구입은 환영할 일이죠. 다만 육아의 경험이 없는 초보 엄마, 아빠들에겐 어떤 것이 분명하고 현명한 구입인지는 너무 어려운 일이라 문제죠. 






삶을 살아가면서도 마찬가지예요. 나에게 정말 필요한 부분들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며 그 고민의 끝에서 나온 결괏값을 갖고 선택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에요. '남들이 다 하니까 나도 해야 한다.'는 생각은 정말 위험한 것 같습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정말 필요한 것이 무언지. 내가 무엇을 향해 가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더욱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삶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똑같이 따라갈 필요가 없다는 뜻이죠. 그러니 스스로에게 조금 더 자신을 갖고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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