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지수 휘발성 클러스터링
오늘은 여러분에게 주식시장의 비밀을 몇 가지 알려주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주식투자에 참여하고 있다. 개미들 중에서 돈을 벌었단 사람도 있고 돈을 잃을 사람도 있을 것이다. 돈을 잃은 사람들은 대개 침묵하고 있으므로 돈을 딴 사람보다 잃은 사람이 많을 것이다. 자금력과 정보력에서 뒤진 개미들은 외국인이나 기관투자를 이길 수 없다. 가끔 돈을 따는 사람들이 있지만 상당히 예외적인 일이다. 유명한 과학자나 경제학자들도 주식시장에서 돈을 따거나 잃은 사람들이 있다. 돈을 많이 잃은 가장 유명한 과학자는 아이작 뉴턴이다. 1720년 남해회사 버블(South sea bubble)이 발생했을 때 뉴턴은 지금 돈으로 약 44억 이상을 날렸다. 평생 독신으로 살고 조폐국장을 하면서 번 돈을 대부분 날렸다. 한편 1929년 대공항 때에 48만 파운드를 투자한 돈이 8천 파운드로 하락하여 5배의 손해를 보았던 존 메이너드 케언스는 1936년에 투자금을 50만 파운드로 늘렸다. 지금 돈으로 환산하면 약 350억 원이다. 이렇듯 위대학 과학자나 경제학자도 주식시장에서 돈을 날리기도 하고 돈을 따기도 한다.
[그림 1] 포털의 주식 전광판에서 코스피 주가지수 변화를 보여주는 그림
주식시장에 속해있는 개별 기업의 주가는 시장이 열리면 투자자들의 거래로 시시각각 변한다. 시장 전체를 대표하는 주가지수를 산정하여 시장의 변화를 표시해 준다. 우리나라는 종합 주가지수와 코스닥 주가지수가 대표적이다. 그림 1은 포털에서 볼 수 있는 주식 전광판이다. 주가지수의 변화 그래프, 거래량, 투자자별 매매 동향 등을 보여준다. 개미들은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주식 매매를 하는 경우가 많다.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들은 주가지수 자체의 움직임도 관심을 갖지만, 주가지수의 변화율인 수익률에 더 관심을 갖는다. 단순 수익률(simple return)은 오늘 주가지수에서 어제 주가지수를 뺀 다음 이 값을 어제 주가지수로 나눈 값이다. 어제보다 주가지수의 변동률이 얼마나 되는지 나타내는 양이다. 수익률이 플러스이면 주가지수는 상승한 것이고 반대로 음수이면 주가지수가 하락한 것이다. 그 절댓값은 상승 또는 하락의 크기를 나타낸다. 개별 주식 종목의 수익률도 비슷하게 구할 수 있다. 전번 글에서 이 주가지수의 수익률은 단기 기억만 가지고 있지만 주가지수 수익률의 변동성(volatility, 휘발성이라고도 함)이 장기 기억을 가지고 있음을 밝혔다. 여기서는 변동률과 변동성을 혼동할 수 있으므로 휘발성이라고 부를 것이다. 그림 2는 주가지수에 로그를 취하여 구한 로그 수익률 그림이다. 로그를 취하며 큰 변화도 잘 관찰할 수 있다. 물론 로그를 취했으므로 작은 변화율은 배경에 묻혀서 잘 드러나지 않는다. 큰 변동이 시작되는 시점이 (동그라미 부분) 1997년 우리나라에 IMF가 생길 때이다. IMF 후에 주식시장의 변동이 극심한 것을 볼 수 있다.
[그림 2] 1분 간격 코스피 주가지수의 규격화된 로그수익률. 동그라미로 표시한 큰 변동이 시작되는 지점은 1997년 우리나라에 IMF가 발생할 때이다.
그림 2는 코스피 주가지수를 1분 간격으로 기록한 다음 그 로그 수익률을 나타낸 것이다. 데이터가 1분 간격이므로 주가지수가 하루에도 심하게 변하는 때도 있다. 더 재미난 패턴은 주가지수가 아주 큰 값으로 하락하거나 큰 폭으로 증가하는 변동이 상당히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것이다. 효율적 시장 가설에 따르면 주가지수의 수익률은 무작위로 변하므로 상승폭이나 하락폭의 크기가 정규분포를 따라야 한다. 따라서 평균값 근처에서 큰 변동을 하는 수익률은 존재할 확률은 극히 낮다. 그러나 실제 주식시장에서 수익률은 정규분포를 크게 벗어난다. 주식시장은 효율적 시장 가설을 따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무작위 하게 변하지 않는다. 주가지수 변동은 장기 기억 효과와 투자자들의 따라 하기 행동에 따른 무리 행동(herding behavior)을 보인다.
주식 변동률 그래프에서 큰 폭의 변화들은 몰려 있는 경우가 많다. 주식시장에서 큰 변화가 시작되면 그러한 변동이 계속해서 일어난다. 주식 시장의 휘발성은 일정한 시간 간격 동안 주식 변동률의 표준편차로 정의하므로 주식시장에서 변동률이 크면 휘발성이 큰 것이고 주가지수의 휘발성이 크면 그 영향이 한동안 지속되므로 주가 변동이 크게 유지된다. 이러한 현상을 휘발성 클러스터링(volatility clustering)이라 한다. 큰 휘발성은 큰 덩어리로 뭉쳐서 한동안 지속된다. 휘발성 클러스터링 영역에서는 수익률이 양수로 돈을 벌 때와 휘발성이 음수로 돈을 잃을 때가 비슷한 비율로 나타나기 때문에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 이러한 휘발성 클러스터링이 나타나는 이유는 아직 잘 모르지만 투자자들의 따라 하기 행동 때문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주식시장의 휘발성이 큰 시점에서 한번 주가지수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시장의 큰 변동성을 감지한 투자자들이 매도 주문을 많이 낼 것이며 이를 본 다른 투자자들은 따라서 주식 매도에 나서기 때문에 주가 가격은 급격하게 하락하는 경향성을 보인다. 올라갈 때에도 비슷한 따라 하기 행동이 관찰된다. 따라서 따라하기 행동은 휘발성 클러스터링을 유발한다.
오늘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살 것인지 팔 것인지를 어떻게 결정해야할까? 동전 던지지로 투자 결정을 했을 때와 자신의 방식으로 주식 투자를 했을 때 과연 누구의 수익률이 더 높을까? 주식 투자를 하고 있다면 어느쪽이 더 좋은 전략인지 실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경우 투자금을 날릴 위험성이 있으므로 적은 돈으로 실험을 해야할 것이다. 사실 주식시장에서 주가지수 트렌드를 보고 투자에 성공할 수 있는 도사는 없다! 미래의 사회변화와 그에 따른 산업의 변화를 잘 읽고서 가치투자와 장기투자를 하는 투자자가 성공할 것이다.
솔바람
2022년 9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