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CEPT 손자병법_작은 것의 화려한 반란
> CASE1: 나폴레옹 전술의 직관과 계획
[Overview] 우리는 매일 8시간 정도를 공상에 빠져 지낸다고 합니다. 공상은 현실과 동떨어진 상상의 것으로 보이지만, 현실에서 어렵고 부담스런 발걸음을 자유롭게 내딛게 하는 동반자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현실의 문제에 상상력을 동원하여 추론하고 대입하는 과정을 부지런히 반복하는 것으로 우리는 공상에서 변화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전투는 한순간의 생각에서 비롯되며 중대한 시점에 이르면 심리적으로 번뜩하는 섬광이 결정을 내린다. 그 뒤에는 소수의 병력으로도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를 설파할 정도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Napoléon Bonaparte, 1769~1821년)는 전쟁에서 직관을 중시했습니다.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전략은 적에게 쉽게 간파되기 때문에 전쟁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되는데, 나폴레옹은 직관 전술을 통해 적에게 자신의 전략을 끝까지 숨김은 물론 자신의 부하들까지도 이해하지 못하는 전략들을 구사함으로써 전쟁에서 최고의 경지에 다다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비밀을 가진 직관 전술은 전쟁이 끝나고 나서야 비로소 증명이 되고 세상에 알려질 수 있기 때문에 직관이 실행되는 시기에는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이것조차 전쟁에서 최고의 전술인 직관이 펼치는 전술의 일부로 봐야 할 것입니다.
직관 전술의 대가인 나폴레옹이 계획 전술을 펼치면 어떻게 될까? 더 치밀한 전략을 펼칠 수 있을 것 같지만, 나폴레옹은 러시아 원정에서 계획 전술로 치명적인 패배를 경험하게 됩니다. 러시아 원정에서 그가 패배한 원인을 혹독한 추위에서 찾고 있지만, 1812년 모스크바의 겨울은 생각 보다 훨씬 따뜻했고 나폴레옹은 본격적인 겨울이 되기 전인 11월말에 퇴각한 사실을 보면 문제는 그가 새롭게 바꾼 전술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나폴레옹이 러시아 원정에서 패배 한데는 무서운 파괴력을 지닌 그만의 탁월한 직관 전술을 버리고 계획 전술을 시도한데 있습니다. 그는 이전의 방식과 직관을 버리고 전쟁 전에 모든 세부 사항과 공격 방식을 미리 결정하고, 심지어는 공격 대상인 러시아에 미리 내용을 알려주고 전쟁을 시작하는 실수를 연발합니다. 이에 반해, 러시아군은 나폴레옹 군대와의 전쟁에서 끝없이 후퇴하며 게릴라성 전투를 반복하는 청야전술로 맞서며 그를 러시아 깊숙이 유인해 들어갑니다. 러시아군은 끈질기게 자신의 식량과 자원을 초토화시키며 후퇴하면서 나폴레옹 군대의 식량 보급선이 닿지 못하게 하며 그의 계획 전술의 실행을 모두 차단해 버립니다. 6월 69만 명으로 러시아 국경인 네멘강을 건너지만 12월에는 고작 2만 2천명만이 살아 돌아오면서 그의 계획 전술은 무모한 도박으로 끝나 버립니다.
> CASE2: ‘아무것도 아니야’를 외치게 만든 오디세우스
[Overview] ‘멋대로 해라. 그러면 안되는 일이 없다’는 노자의 도덕경 37장은 고전이 가볍고 현대적일 수 있음을 한눈에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자율성은 다양성과 창의성을 유발하며 이를 위해서는 우리가 인위적으로 부여하는 도움이나 간섭을 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외부에서 성장의 동력과 도움을 구하는 우리의 현실에서 바깥이 아닌 나에게 답이 있다는 것은 솔깃한 충고임이 틀림없습니다.
‘오디세이아’는 고대 그리스의 시인 호메로스의 대서사시로 오디세우스의 10년간에 걸친 험난했던 귀향의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오디세우스는 일리오스를 떠나 외눈박이 거인 부족인 키클롭스가 사는 섬에 도착하게 되는데, 그곳에서 오디세우스는 호기심에 12명의 전사와 함께 키클롭스가 사는 동굴로 찾아가 그를 기다립니다. 그런데 이들이 만난 것은 무시무시하고 성격이 난폭한 폴뤄페모스였습니다. 폴뤠페모스를 보고 전사들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그는 악명에 걸맞게 커다란 돌로 동굴 입구를 막고서 전사 두 명을 손에 쥐어 내리치고는 갈기갈기 찢어 먹어 치웁니다. 폴뤄페모스는 오디세우스를 가리키며 이름을 묻자, 인간의 힘으로는 대적할 수 없는 적과 마주한 상황에서 그는 직관 전술로 기지를 발휘하여 ‘오디세우스’가 아닌 ‘우티스(Outis)’하며 ‘나는 아무것도 아니야’라 대답합니다. 그리고, 폴뤄페모스의 비위를 맞춰 포도주를 먹이고 취해 잠들기를 기다려 거대한 말뚝을 날카롭게 깎아 불에 달구어 동료들과 함께 힘을 합쳐 폴뤄페모스의 눈을 찌릅니다.
폴뤄페모스의 비명 소리를 듣고 다른 키클롭스들이 달려와 동굴 밖에서 무슨 일이냐고 묻자 그는 눈을 찔렸다고 대답하게 되면서 오디세우스의 직관 전술의 실체가 드러납니다. 누가 그랬냐는 친구들의 물음에 폴뤄페모스는 ‘우티스’ 즉 ‘아무것도 아니야’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게 되어 버린 것입니다. 결국 폴뤄페모스의 친구들이 돌아 가면서 오디세우스와 전사들은 무사히 섬을 빠져나올 수 있게 됩니다. 어떠한 돌파구도 보이지 않는 절망의 순간에 ‘직관 전술’이 문제 해결의 돌파구가 되어준 것입니다. 폴뤄페모스가 사력을 다해 자신의 눈을 찌른 자를 찾아 헤맬 때, ‘우티스’를 외쳤던 오디세우스는 배에 올라 그에게 다시 승리의 목소리로 공표합니다. 이는 직관 전술이 아니고 서는 나오거나 실행될 수 없는 해결책이었습니다.
“폴뤄페모스, 너의 눈이 치욕스럽게 먼 것에 대해 묻거든, 오디세우스가 멀게 했다고 말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