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집을 매수했을 때의 설렘은 잊을 수 없다.
첫 집은 새 아파트였는데 당시 공실이었다. 계약한 후에 집주인 분의 배려하에 언제든 가볼 수 있었다.
난생처음 내 집이어서 하자 찾기 하는 겸 해서 셀프 입주청소를 했었다.
구석구석 청소하며 하자를 찾으니 어마어마한 하자가 나왔고, 입주청소도 매주 주말 동안 한 달은 갔던 거 같다. 셀프로 입주청소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을 만큼 좋았다.
이사 후에 새로운 집으로 와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 지 어느덧 4년째.
기다렸던 아이가 기적처럼 찾아왔다. 본격적으로 병원을 다니려고 계획하고 있던 때라서 더욱 기적 같았다.
아이가 태어나고 나니 집이 좁아졌다.
둘이 살 때는 원룸에 살 때도 좋았고, 좁다고 못 느꼈는데, 아이가 태어나니 무려 방 3개짜리 25평 아파트가 좁게 느껴졌다.
부지런히 당근 마켓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아이 용품은 당근으로 사서 당근으로 다시 팔았다.
기존에 신혼가구들은 거실에서 맨 끝방(비자발적 창고방이 됨)으로 옮겨갔고, 거기서 더 옮겨갈 곳이 없어지자 당근에 헐값에 넘기기 시작했다.
매일이 정리의 연속이었다. 테트리스 쌓듯이 짐을 용도에 맡게 차곡차곡 쌓아도, 계속 당근 마켓으로 물건을 팔아도 이상하게 정리할 건 계속 늘어났고 할 일은 넘쳤다.
특히, 주방은 주방일을 할 때마다 정리를 하지 않으면 할 수 없었고, 주방일을 하다 보면 화가 나기 일쑤였다.
이 정도 되니 미니멀라이프를 이해하게 됐다.
'아 물건이 없어야 정리할 일이 없겠구나, 다 갖다 버리고 싶다' 이런 생각이 하루에도 몇 번씩 들었고, 스트레스가 쌓여 갔다.
이렇다 보니 핸드폰 앱에서 가장 유용하게 사용하는 앱은 바로 부동산 앱!
손품을 팔아서 손으로 임장을 다니기 시작했다. 매일 구경 가며 꿈꾸는 것이다. 이 평수로 가면 어떨까~
생각 같아서는 상급지로 가고 싶으니 상급지 집값을 매일매일 관찰하고, 평수가 넓은 곳을 매일 보고, 블로그에 올라와있는 사진 같은 것도 계속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상급지에 평수까지 넓으면 가격은 당연히 비싼 법.
2년을 넘게 지켜보기만 했다.
계속 보는 와중에 부동산 가격은 폭락했고 이때 갈아탔으면 싸게 갈아탔지만, 남의 집이 떨어지면 내 집도 떨어지고, 내가 가고 싶은 곳은 상급 지라 나보다 덜 떨어졌고, 내 집은 폭락했고, 그럼 나는 돈이 없고 라는 순환이 계속되며 지지부진하게 있었다.
지금 보면, 직접 발품을 팔아보지 않아 경험치 부족이다.
그러다 지금이 안되면 안 될 거 같은 마음에 동네라도 돌아보자! 보기만 하자!라는 마음에 혼자 부동산을 들어갔다.
그리고 나는 드디어 난생처음 부동산을 갈아탔다!
철저한 실거주 입장에서, 부동산 전문가가 아닌, 개인의 경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