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스텝/ 부동산 가기
부동산에 들어가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바로 '매도하셨어요?'이다.
집을 갈아타고 싶다고 하면 매도여부와 함께 집을 바로 내놓을건지 여부도 물어본다.
아직 확실히 갈아탈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던 터라, 보고 마음에 드는 집이 있으면 매도를 할 예정이었다. 마음에 드는 게 안 나왔는데 어떻게 집부터 팔 수 있는지 당시에 이해가 가지 않았다. 만약에 팔았는데 우리 집이 가고 싶은 집이 없으면? 나는 집이 없어지는 거 아니야? 우리 집만큼 좋은 집이 없으면 어쩌지?라는 염려와 기존 우리 집이 너무 좋아서 그만큼 좋은 집을 찾을 수 있긴 할까 라는 의문점도 있었다.
처음 내 집과 진한 사랑에 빠진 상태였다.
선매도 후 후매수
매수매도 우선순위는 경기 상황마다 다르게 움직이기도 하는데 보통은 선매도 후 후매수를 한다.
내 아파트를 먼저 팔고 갈아탈 아파트를 매수한다는 뜻이다.
선매도를 하면 우리 집을 판 계약금으로 갈아탈 아파트의 계약금을 낼 수 있고 한 달 있다가 치르는 중도금도 내고 할 수 있으므로 따로 큰 자금을 빼놓지 않아도 되고, 이사를 갈 날짜가 다가왔는데 집이 안 팔려서 전전긍긍하게 될 상황을 방지할 수 있다. 마음이 편하려면 기존 아파트를 매도 후 매수하는 게 좋다.
계약금과 중도금 모두 협의지만
계약금은 보통 매수할 집의 가격에 10%
중도금은 매수할 가격의 집의 10% 정도 준비하면 된다.
하지만, 자금이 부족할 경우, 협의할 때 기존 집 매도 계약금만큼만 계약금을 지불하기로 할 수 있다. 이렇게 한다면 따로 자금을 마련할 필요가 없으니 편리하다.(팔 집보다 매수할 집의 가격이 클 때)
선매수 후 후매도를 하는 경우
아파트 값이 하루 자고 오르는 시장에서는 먼저 매도를 하기도 한다. 내놓기만 하면 팔리고 하룻밤만 자면 오르는 시장일 때는 물건이 있을 때 빠르게 사야 조금이라도 싼 가격에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사기는 샀는데 우리 아파트가 매도가 안 되는 경우 자금마련으로 똥줄이 탈 수 있으니 위험부담이 있는 방법이다. 또한, 여유자금이 있어야 한다. 기존 아파트가 팔리지 않은 상태에서 계약금을 치르고 보통은 한 달 정도 있다가 중도금을 치르기 때문에 매수하고 싶은 아파트의 20퍼센트 정도의 자금이 있을 때 하는 게 좋다.
기존 아파트가 잘 팔릴 거라는 확신이 있을 때, 시장이 활황기일 때 하면 좋으나, 사실상 언제든 누구든 장담은 할 수 없다. 그래서 선매수를 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매도 기한을 좀 넉넉히 하는 게 좋다.
부동산 어플에서 매물을 보면 '잔금 길게~'라는 말이 있는데 이 경우가 중도금까지 치르고 잔금기간을 여유 있게 해서 내 아파트를 매도할 시간을 벌 수 있는 경우이다. 매물마다 개인의 사정이 다르지만 잔금 길게는 보통 4~6개월 정도 해당한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은 기존 아파트를 매도 후 매수를 많이 하는데, 나는 반대로 한다고 하니 부동산에서도 자꾸 확인했던 거 같다.
당시에 판단하기에는 부동산 경기가 아직 엄청나게 살아난 것도 아니고 실거주자들만 움직이는 상황이니 마음에 드는 집이 나타난 후에 매도를 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우리 집은 입지가 좋으니까 금방 팔릴 거 같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첫 집을 매수한 후에 사랑에 빠지지 말라고들 하는데 나는 진한 사랑에 빠졌었다.
3달 정도 임장을 다녔다.
결과적으로 나는 선매도 후 선매수를 하게 되었다. 원래는 매수 후 매도를 하려고 계약금 중도금까지 준비했으나 2번 정도 계약이 성사가 안 돼서 포기 상태가 돼었는데, 갑자기 기존아파트 매수자가 나타나 매도를 하고 다음날 갈아탈 아파트를 매수하게 되었다.
워낙 갑자기 급하게 이루어진 터라 새로 매수한 아파트는 남편이 보지도 못한 상황에서 사게 되었다.
결과적으로는 매수매도와 상관없이 먼저 집을 보러 다녔던 것과 마음에 드는 단지를 추려놨던 것, 그리고 마음에 드는 매물이 있었던 것이 모두 도움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