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주택자. 실거주자. 집 언제 갈아타야 할까?
참 많이도 검색해 본 말이다.
가장 이상적인 정답은 "비쌀 때 팔고 쌀 때 사기"이다.
그런데 언제가 비쌀 때고 언제가 쌀 때란 말인가?
물론, 하루만 자고 일어나도 아파트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그런 시기도 있다.
그런 때가 확실히 비싼 때이다.
그렇다면 그때 왜 안 팔았는가?
더 오를지도 몰라서? 그건 투자자의 입장이 아닐까?
현실적으로 실거주자인 1 주택자라면 우리 집이 오른다면 우리 동네 전체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살고 있는 생활권을 지켜서 조금 더 좋은 곳, 넓은 곳으로 가고 싶다면 오른 만큼 금액을 더 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거주자 입장에서는 집 값이 오르면 기분은 좋지만 쉽게 움직일 수는 없다.
그렇다면 반대로 떨어질 때는?
우리 집이 떨어진다면 다 떨어진다. 이때 움직이는 것은 어떠한가?
현금이 있다면 사실 가장 좋은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지금이 바닥이라고 자신할 수 있는가? 어디가 바닥인지 알 수 없다.
내가 사고 나서 1,2억이 더 떨어질 수 있다.
빚이 이미 몇억인데 여기서 1~2억이 더 떨어진다면 심리적으로 빚이 1~2억 더 생기는 기분일 것이다. 물론 기다리면 다시 올라올 수도 있다.
머리로는 알고 있어도 공포 때문에 쉽게 움직일 수 없다.
그리고 집 값이 바닥일 때는 금리가 너무 높아서 대출을 시도할 엄두가 안 났다.
아이가 생겨서 집을 넓히고 싶은 입장이었기 때문에 같은 아파트 내에서 이사하더라도 조금이라도 돈이 더 있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기존 대출은 금리가 2프로 일 때 받은 대출이었다. 이사를 가려면 이 대출을 상환하고 새로운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당시에 금리가 5~6프로 가던 시기였다. 그렇다면 상환하는 원리금도 2~3배가 된다는 건데 감당할 엄두가 안 났다.
그렇다면 도대체 언제 움직이는 게 좋을까?
집값만으로만 본다면 하락기에 움직이는 게 좋다.
지금 사는 입지 차이가 나는 아파트 두 군데의 가격을 동일 평수로 최고가일 때와 최저가일 때를 비교해 보자.
최고가일 때의 갭차이가 훨씬 크다. 억 차 이가 나기도 한다.
그렇다면 하락기에 움직이는 게 좋겠다.
하락기 바닥을 잡을 수 있을까?
바닥은 잡을 수 없다. 지금이 바닥인지는 반등을 해봐야 알기 때문이다.
금리가 오르면 집값은 하락한다. 대출받기가 어려우니 움직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금리가 내리면 집값은 상승한다. 나 같은 실거주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집값이 하락하거나 보합권일 때 5~6%이던 대출 금리가 3~4프로대로 내려가 대출 원리금이 감당가능할 때라고 말하고 싶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집값이 안정화되길 바란다. 안정화라는 건 집값이 예전 수준으로 빠지는 게 아니라 완만하게 상승하는 걸 말한다.(한국은행 총재 금통위 기자간담회 중 한말)
그렇기 때문에 마냥 집값이 예전 수준으로 회귀하기를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다.
물론, 미래는 알 수 없다.
나에게 집이란 삶이다.
쉴 수 있고,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내 아이가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웃으면서 살 수 있는 공간을 원한다.
조금이라도 삶의 쾌적성을 높이고 싶어서 갈아타기를 결심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결정을 내렸다.
부동산이 아직 예전처럼 상승하는 분위기가 아니어서 매수자 우위이며, 특례대출이나 금리인하가 나와서 내가 대출금리가 감당가능할 수준이 됐을 때로 정했다.
완벽한 때가 아닌 적당한 때로.
내가 감당 가능할 때로.
그렇게 나는 갈아타기를 할 때를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