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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파는 잡화상
Sep 10. 2023
얼마나 많은 달이 떴다 져야 저 달이 뜨지 않을까
지치지 않는 달의 역사
아픈 다리 주무르며 시간의 신발을 벗어
부르튼 발바닥을 핥아 본다.
아프냐?
내 혀끝에 너 있다.
심장 한쪽 끝에서 파열하는
굉음
우주가 블랙홀을 일으키는 소리
어린 왕자가 폭풍에 날라가고
장미 한 송이 울었다가 웃었다가
고 작은 혹성에서
온갖 변덕 부릴 때 여우는 황금 밀밭 사이로
마음을 낚아 올렸다
빨간 머플러 맨 생텍쥐페리가
비행장(葬)으로 공중에 파묻히던 날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과 모자 사이로
사막은 까만 밤을 품어
수많은 쥐새끼 눈알 같은 별들을
쏟아냈고
나는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달의 잔해들인 모래바람을
하염없이 토해냈다.
얼마나 숱한 달이 살고 죽어야 저 달이 뜨지 않을까
먼먼 곳에서 혼자 분열하고
폭발했다가, 생성했다가,
혼자 힘 뻗치는
저 달의 발광(發光? 發狂?)이
세월에 삼키고도 휘영청한
가슴 한 편의 한가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