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적응을 하려고 엄청 노력을 했다. 전 대기업과는 전혀 다른 곳이라 하나부터 열까지 다 달랐다. 일단 보고서도 그렇고 뭣 하나 같은 것이 없어서 여기서 버틸 수 있을까를 정말 많이 고민했다. 하지만 이직이 무슨 물 먹는 것도 아니고 이건 말이 아니다 싶어서 무조건 나가라고 할 때까지 있어야 한다라고 생각하고 욕을 먹어도 먹는다 생각하고 정말 힘을 주고 살았다.
늘 경계와 스트레스 그리고 덤은 커피로 수혈을 하는 삶을 살아야 했다. 아침에 꼭 연례행사로 이불을 정리하면서 나도 모르게 "오늘은 아무 일 없이 지나가기를"이라며 스스로 기도를 할 정도였다. 하지만 늘 실수가 있었고 같은 실수의 반복은 서로를 지치게 했다.
그러다 결국 폭발하여 나는 생각했다.
사수에게 "저 여기에 있는 게 맞을까요?"
사수는 뜬금없는 표정을 지으며 "그런 생각을 왜.."
나는 "아니 제가 너무 적응을 못하니.."
사수는 웃으시며 " 그런 생각을 하느니 하나라도 더 배워서 합시다" 하면서 내 어깨를 툭 쳐주시며 응원을 해주셨다. 그렇게 1년이 다 되어갈 때 즈음 나는 적응을 했고 한해 한 해가 되면서 이제는 어느덧 팀장이 되었다.
처음 인사개편을 하면서 팀장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어안이 벙벙했다.
내가? 왜?
솔직히 너무 하는 게 없는 내게 왕관을 주시니 힘들다고 생각을 해서 하기 싫다고 했다. 인사팀에게도 의견을 전달했지만 되지 않았다.
팀장이 되고 첫 한 달 첫 번째 회의를 진행한 날을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한다.
일단 의자 배치가 달라졌고 다들 나를 뚫어지게 보는데 너무 떨려서 나는 그냥 "저 그냥 예전 팀원으로 생각해 주시고 편하게 했으면 합니다. 아무래도 우리 팀은 할 사람이 없어서 그냥 저 지명한 것 같아요. 웃으며 하라고 아시잖아요. 저 실수 많은 거. 실수 그만하라고 팀장 자리 주신 거 같습니다"
다들 환영의 박수를 쳐주시고 그렇게 일을 시작했다. 이후 시간이 가면 갈수록 내가 팀원이었을 때 보이지 않았던 틈과 벽이 보였고 어떻게 하면 잘 전달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되었다. 기분 나쁘지 않게 전달하면서 웃으며 일을 하는 직장이란 유토피아인가를 생각하면 그건 생각만 해도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힘든 일이 있으면 거의 내가 주도적으로 하고 어딘가 아픈 팀원이 있으면 반차도 쓰고 서로 각자 맡은 영역에서 가장 잘하는 분야에서 특화된 파트를 주력으로 해서 우리 팀은 하기로 했다.
난 늘 물어본다. "혹시 제가 어떻게 하면 좋겠다 없으실까요?"
그럼 팀원들은 이야기한다. 지나간 이야기들 그리고 앞으로의 일들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고 그리고 그 성과는 앞으로의 계획에 좀 더 디테일에 대해서 의견을 나눈다. 그럼 난 "좀 더 생각을 해보시고 다음 시간에 정하면 좋을 듯싶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듣겠습니다. 편하게 이야기해 주시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하며 나는 웃는다. 그럼 팀원들도 "네 감사합니다" 라며 웃는다.
이렇게 발을 맞추고 합을 맞춘 게 꽤 시간이 된다. 다른 팀들에 비해서 잡음도 없고 교채도 없는 건 다 우리 팀원들이 열심히 해 준 성과다. 리더의 조건은 듣기이다. 들어야 나도 알 수 있다. 자신의 잘못은 자신이 잘 모를 때가 있다. 그래서 옆에서 이건 아니다는 간언이 들어오면 무조건 들어야 한다. 그리고 시간을 두고 천천히 살피면 그곳에 정답은 아니더라도 해답은 있다.
그래서 나는 많이 들으려고 한다. 듣는 게 시간이 걸리는 것도 아니고 들으면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더 많이 수확한다. 감사하다. 그만큼의 열정을 가지고 함께 하자고 하는 것이니 말이다.
나는 늘 함께 하는 우리 팀에게 감사하다. 팀이라는 것 자체가 이미 하나가 아니라 여러 명이 함께 한다는 것이니 결코 나 혼자가 아니라는 뜻이니 서로가 힘이 된다는 뜻 아니겠는가,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