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변에는 남의 공을 가로채는 사람이 있다. 아주 일상이다. 나는 생각한다. 저런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하고 그 생각의 저변에는 왜 저런 행동에서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할까?. 물론 나도 다 정확하고 정교한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해도 해도 너무 하다 싶어서 울컥한다.
때는 지난주 모든 일들을 마무리하고 마지막 결제가 남았다. 다들 그렇듯 마지막 싸인이 나올 때까지 보고서는 보고서이다. 그래서 우리 팀은 다들 확인을 하고 주말에도 줌을 통해서 확인을 했다. 그러다 갑자기 울리는 카톡방에서 연관부서 동료가 도움을 요청했다. 아이가 아파서 입원을 해야 해서 요청을 한 것이다. 일은 해야 하고 그 동료의 몫도 같이 올라가야 하는 일이라서 안 할 수 없고 해서 결국은 우리가 하기로 하고 걱정하지 말고 아이부터 돌보라고 하고 우리는 각자의 일을 하면서 그 동료의 일을 같이 했다.
그리고 이번 주 월요일 보고서도 마무리하고 회의를 시작했다.
연구원장님은 겨울의 시작이니 감기조심 하라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보고서 이야기를 하셨다.
팀들 마다 긴장된 순간은 지나가고 드디어 우리 팀이다, 우리 팀은 다들 고개를 돌려 눈으로 신호를 확인하고 웃으며 기다리는데 연구원장님은 "아니 아주 잘 썼어, 아 그리고 이 내용은 다른 연관부서 y연구원 아닌가?"
그렇다. 아이가 아프다고 우리에게 도움을 청했던 연구원이다. 우리는 그렇습니다라고 이야기를 했고 연구원장님은 "아주 잘 됐네, 그리고 확실히 시간이 흐르니 더 매끄럽고 , 그리고 다음 연차에는 아예 맡아서 해봐, 서브로 하지 말고 그리고 이건 이변인데 회식비 나갑니다" 이건 생각에 없던 이야기였다.
그때 y연구원팀들은 "와~~" 함성이 나오며 분위기는 후끈했다.
y는 "원장님, 그럼 좋죠. 그럼 저희 팀에서 다음 내년 신년 프로젝트 해도 될까요? 안 그래도 이번에 하는데 너무 힘들어서 저도 많은 시간을 냈거든요. 그리고 보고서라는 게 그냥 글을 쓰는 건 아니니까요, 저희 팀 이번에 고생 많았습니다"
이런 자기가 한 게 아니고 우리가 한 건데 이런 내용은 없고 신년 계획을 잡아버렸다.
그때 우리 팀에 팀원이 무슨 말을 하려는 것 같아서 나는 눈을 감고 그냥 있으라고 했다.
아무것도 모르시는 연구원장님은 "그래요, 그러자고"
이후 각자 자리로 가는데 y연구원은 "도와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하고 자리를 떠 버렸다.
우리 팀은 어이가 없어서 "아니 무슨 사람이.."
나는 "다른 팀이랑 했을 때도 이런 비슷한 경우가 있다고 하더니, 정말이네요"
옆자리 동료가 "저번에 크게 학술회 했을 때도 저 동료 아프다고 해서 병원 가지 않았어?"
그때 우리 직원은 "그렇죠... 다 아는 사실.."
나는 "우리 그만하죠, 어차피 이렇게 되었는데.."
다들 숙연해지는 분위기.
자리에 앉아서 한참을 생각했다.
아니 고맙다고 인사는 하고 뒤로는 자기 몫을 했다고 이야기를 하니 이건 뭐..
한숨이 나오고 일을 한 우리는 기운이 빠져서 믹스커피를 마시며 "아 그냥 잊자, 우리 사기만 떨어진다"
라고 하면서 우리 팀은 내돈내산으로 회식을 하기로 했다.
살면서 남의 공을 자기 것처럼 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무슨 생각으로 사는 거지?
참 많은 사람들이 있다.
일이란 함께 하는 건 맞다. 그래도 적어도 양심적으로 남의 공을 가로채지는 말자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