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사는가?/제 4의 벽 박신양. 김동훈.

by 몽접

박신양을 최근 자주 봤다. 텔레비전이 없는 나에게 고마운 지인들이 볼 만한 영상을 보내 주었다. 난 박신양 연기를 좋아한다. 리얼리티라고 하면 될까? 언제나 연기에 진심인 것 같고 그 사람인 것 같아서 좋아한다. 한때는 멜로물에 장인이라고 했지만 난 박신양 연기에서 멜로보다 다른 연기를 더 좋아한다. 물론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 한다. 한 사람의 연기를 보고서 이렇게 연기를 잘하면 다른 건 어떨까? 하는 몇 안 되는 연기자 중 한 명이다. 난 연기를 보고 괜찮으면 보지 못헀던 작품을 찾아보기도 한다.


본인은 그렇게 좋은 연기가 아니라고 하고 어떤 연기자는 자신은 두려워서 보지 않는다고 하고 어떤 연기자는 광고도 못 찍겠다고 하는데 박신양이 연기했던 '싸인'에서는 그 누구보다 전문가로 나왔다.

문학에도 리얼리티 문학이 있다. 종전 작가들과 카프계열에 작가들이 그렇다. 내가 배운 문학에서는 리얼리티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종전작가들의 경우는 베트남 작가들, 특히 베트남작가들 같은 경우는 전쟁에 대한 아주 처절한 비판과 증오를 말하고 우리나라도 역사 앞에 과오를 반성해야 한다고 말하고 카프계열의 작가들도 친일에 대한 철저한 비판과 지주와 비농민으로 먹고사는 문제에 대해서 철저한 반성을 요구한다.

난 고등학교 때 카프계열 작가들 작품을 좋아했다. 실존주의 작가들을 좋아했던 맥락과 같다. 문학이란 이상적인 부분도 있겠지만 삶을 반영하지 못한다면 그건 너무 허무하지 않을까 생각해서 작가 이상의 경우 자신이 사랑하는 금홍이가 몸을 파는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그 돈으로 먹고 사는걸 누군가는 로맨스라고 하는데 내가 보는 고등학생의 시절에 시선은 싫었다. 정말 여자를 좋아하면 그 힘든 직업을 그만두고 자신이 글을 써야 하는 거 아닐까? 그래서 룸팬 부르주아 작가로 남아서 글을 쓰는 작가로 남아서 이상이 쓴 작품들을 보면 기괴하고 이해하기 힘들다.


일제강점기에 많은 작가들이 유학을 갔다 왔다. 물론 조선에 남아서 글을 쓰기도 했다. 유학을 다녀온 작가들은 미국문학과 프랑스 문학을 널리 알렸고 이상의 경우는 현대 모더니즘적인 글을 썼다고 하는데 이것은 추후의 나온 결과물에서 평단은 이해했다.


중요한 건 일제강점기에 나온 카프계열의 작품들은 왜 우리가 살아 있어야 하는가? 에 대해서 아주 처절하게 질문을 한다. 그리고 우리가 죽지 않아고 버티어 이 사회를 지켜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물론 시도 그런 시가 있다.


연기자 박신양이 아닌 화가 박신양이 그림과 글로 낸 이 책에서 난 무엇을 느꼈는지 한 마디로 정리하려고 한 다면 분명 '왜'라는 질문으로 처음과 끝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움이라는 촉매제는 있었고 그것이 언제부터 끓어 올렸는지는 모르나 연기를 하면서 매번 진지하게 했고 죽을 만큼 힘들어도 주사를 맞아가며 컷을 붙여 가면서 했고 대중에게서 쏟아지는 평판이 나쁘지 않으니 그만하면 됐다 해도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해서 밀어붙인 결과가 병으로 남아서 허상을 붙잡고 있는 자신이 싫어서 결국은 나에게 남은 건 뭐지?라는 질문을 통해서 그림을 그렸다고 나는 글을 통해서 느꼈다.

열심히 살았고 열심히 연기했고 매번 진지했는데 남은 게 없는 듯 껍질을 살았다는 느낌으로 버틴 세월이 부서져서 남들도 가족도 이해하지 못하는 그 심연의 바닥에서 결국은 붓을 들고서야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서 버틴 10년이 넘는 동안 그림을 그리면서 계속 묻는다.


글에도 나온다. 너는 누구이니, 혹은 너는 왜 사니 그리고 너는 무엇을 왜. 매우 본질적인 질문이다.

인간은 매우 본질적인 존재이다. 돈을 많이 벌어도 행복할까? 나는 가끔 생각한다. 돈이 많기로 유명한 일런 머스크는 늘 행복할까? 매우 우둔한 질문이다. 그럼 답은 아니라는 갈 안다. 물론 들어보지 못했지만 글쎼, 답이 맞아요라고 할지 모르지만 사람은 죽을 때 그 돈 들고 가는 거 아니라는 걸 다 아는데 동양적인 색채가 없다면 행복하다고 할지도 모른다. 나는 생각한다.


화가 박신양이 던진 이 질문, 너는 누구니? 나는 너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도 늘 생각한다. 너는 누구니? 그래서 책을 읽고 그림을 보고 음악을 듣는다. 그래도 답은 나오지 않는다. 아집과 경계선에서 나를 몰아붙이지만 인간은 무엇이며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죽을 때까지 해야 할 것 같다.

내가 누구인지에 대한 정의는 나이에 따라 다르고 글을 쓰면서도 달라진다.


화가 박신양은 자신은 우둔하고 짐을 지고 가는 당나귀를 자신에게 빗대어서 설명을 했다. 당나귀 시리즈가 있다. 처음 당나귀 그림은 색깔이 많다. 그런데 뒤로 갈수록 단순하지만 색깔에서 주는 빛은 색감이 단순하다. 그리고 그 당나귀는 더 많은 짐을 지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표정으로 있다.

당나귀라는 소재를 통해서 자신을 표현한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그런가?라는 생각을 쭉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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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한다. 그냥 따라 그리는 그림만 그린다. 나 역시 초등학교 시절 담임 선생님께서 너무 그림을 못 그리니 진지하게 너는 그림을 배워야겠다라고 하셔서 충격을 받고서 그림과는 담을 쌓고 살았다. 그러다 대학을 가서 그림 구경을 하고 다니다가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칸을 채우는 그림 그리기를 했고 지금도 여전히 혼자서 그림을 그리는 걸 좋아한다.


나는 글을 쓰면서 나는 누구인가를 생각한다. 한 편이라고 하기도 민망한 글을 쓰고 있노라면 나라는 인간은 도대체 누구이길래 이렇게 쓰는 걸까? 재능은 있는 걸까? 하고 수없이 고민을 하게 된다.

그리고 작가라는 명칭에 나는 부합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걸까? 질문이 끝이 없다.

박신양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많은 생각이 들어간다. 그리고 왜 박신양은 그림을 팔 생각이 먼저 들지 않고 전시를 생각했는지 동감이 간다.

그래서일까 지금 2 회독 중이다.


추천을 권하냐고 묻는다면 그렇다. 유명한 배우 그림이라서? 전혀 아니다. 너무 솔직한 글이라서 헐벗은 글이라서 추천한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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