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처음 이 대사가 나오고 난 한참을 생각했다. 연애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해를 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막상 내가 뒤늦은 연애를 하고 그 과정에서 '봄날은 간다'라는 영화를 보는데 몰입감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친구들은 내게 "넌 참 공부만 한다"라고 입을 모을 때에도 사실 내게 연애는 사치였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늦게 연애를 시작하고 그것도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인 남자 사람 친구와 연애를 하자니 그게 참 장벽이 어지간히 어려웠다.
때로는 남자친구 같고 어떨 때는 그냥 친구이고, 워낙 친구였던 시간이 많았던 터라 난 사실 내게 사귀자고 이야기를 할 때도 아무 감흥이 없어서 "장난치지 말고"라고 응답을 했고 그 당시 친구는 술을 말술을 마시고 어렵게 용기를 내서 하는 말인데 너무 심한 거 아니냐는 농담을 했다. 워낙 농담을 잘해서 그때도 나는"그래 그럼 친구 소개 해줄게" 했더니 펄쩍 뛰며 "넌 책을 읽는다면서 근간을 못 읽어?"라며 이야기해서 대판 싸웠다. 이런 막역한 친구와 사귄다는 게 나는 도박이었다. 앞에도 썼지만 영혼의 단짝으로 활동하고 있었고 내게는 정말 산소 같은 친구였는데 남자친구로 산다면 헤어진다면 난 정말 꽝이 아니라 세상을 잃어버릴 것 같았다. 그래서 그때 물었다. "만약에 사귔어. 헤어지면 그때는 친구로 다시?" 그때 한참을 이야기하던 친구는 "아니"라고 이야기를 해서 매우 당황스러웠다.
어쨌든 우리는 3년을 못 채우고 헤어졌는데 헤어지자는 이야기를 듣고서 가장 먼저 떠오른 영화가 '봄날은 간다'라는 영화였다. 사실 난 갑자기 보고 싶어서 택시를 서울에서 타서 그 친구가 사는 지역까지 가서 한 번에 그냥 간 적이 있다. 그때는 몰랐다. 그게 그럴 수 있다는 걸. 지나고 보니 나도 참 많이 열정적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면서도 문자메시지를 하고서는 거짓말로 지금은 서울이라는 가정하에 이야기를 하면서 지역에 도착을 하고서 하늘에 별이 보이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갑자기 밖을 나가봐야 알 수 있다고 말하는 친구에게 밖을 나와 보라고 이야기를 했다. 그랬더니 알겠다고 나오는 친구를 멀리서 알아볼 수 있었다. 그리고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겨서 "하늘에 별이 얼마나?"라고 물었더니 친구는 별자리를 알아서 그 달에 별자리를 한참을 이야기하는데 내 목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는 것 같다고 해서 나는 겨우 웃음을 참으면서 "무슨 소리야 여기 서울이거든"하고 뒤를 밟아서 결국 100미터를 앞에 두고 "어이 나야" 하고 깜짝 서프라이즈를 한 적이 있다.
그때가 군대에서 잠깐 휴가를 나온 상황이었는데 내 상황이 만날 수 없다고 해서 매우 섭섭해했는데 어떻게 일이 풀려서 나도 모르게 그냥 택시를 타고 달렸다. 지금 생각해도 이걸 도박이라고 해야 하나 낭만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웃고 넘겼다.
그날 그 친구는 두고두고 그날을 기억하고 고마웠다고 이야기를 했고 그다음 휴가에서는 나에게는 꼭 집으로 놀러 오라고 해서 알겠다고 해서 갔더니 나를 위해서 밥을 해줬다. 없는 반찬 있는 반찬 다 차려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난 너무 놀라서 "이거 뭐지?"라고 말했고 친구는 "살면서 생각해 봤는데 다른 건 다 돈으로 살 수 있는데 이렇게 밥을 해주는 건 돈으로 살 수 없잖아. 그래서" 그렇게 나도 모르게 밥 숟가락을 드는데 눈물이 났다. 나는 "맛이 없는데"하면서 웃으며 먹었고 그 모습이 좋았는지, "다음에도 많이 해줄게"라고 약속을 지켰다. 내 생일에는 꼭 잊지 않고 밥을 해서 축하를 해주었고 나는 괜히 "왜 이렇게 밥에 집착이야"라고 했지만 친구는 "밥이 중요해" 하면서 요리를 배웠다면서 이리저리 많은 걸 해줬다.
지금도 난 어딜 가도 김치찌개를 시켜 먹지 않는다. 그 친구가 가장 많이 해준 음식이다. 그래서 그 이후 음식점에 가면 유명하다고 해도 먹지를 않는다. 내가 기억하는 최고의 음식은 그 친구 음식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고 우리가 헤어질 때 나는 알았다.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시간이 흐르고 가끔씩 얼굴을 볼 때 나는 묻고 싶었다. 그 영화의 대사처럼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사랑은 변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변하는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많은 종류의 사랑이 있다. 그리고 그 많은 종류의 사랑 중에 존중을 받고 그렇지 않은 사랑이 있겠지만 내 풋사랑은 그렇게 변했다.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는 그 사람을 놓아주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절친한 친구가 내게 말했다. "다시 생각해도 그 인간 진짜"라고 말했을 때 나는 말했다. "난 그래도 그렇게 사랑이라는 단어를 그 친구를 통해서 알아서 괜찮아. 다 모든 게 명과 암이라는 게 있잖아. 다 좋을 수 없지. 그리고 나 고등학교 때 꿈이 비련에 여주인공이었어. 내 팔자 내가 꼬은 거야" 이렇게 너무 시원하게 이야기를 해버리니 친구는 고개를 숙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나를 아는 친구들은 더 이상 재론 하지 않았다.
다시 만난다면 웃으며 이야기할 것 같다. 다시 사랑한다고, 그때도 지금도 당신을 사랑한다고, 그리고 가사처럼 돌아왔지만 시간을 기다리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고. 하지만 이런 일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