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中
인간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매미나 개구리, 거미, 여름풀 그리고 바람을 위해서도 뭔가를 쓸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질까 하고 말이야.''
- 무라카미 하루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본문 p112中
그래, 진짜 멋질 것 같기도 하다.
''강한 인간 따윈 어디에도 없다구. 강한 척할 수 있는 인간이 있을 뿐이야.''
- 본문 p114中
공감 간다. 정말..
누구라도 소설을 쓰고 싶게 만드는 책, 누구라도 소설을 쓸 수 있을 것처럼 만드는 책이었다. 뭐라도 꼭 써야 할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든다.
10월의 마지막 날 글을 올렸 듯, 오늘 11월의 마지막 날을 기념하며 예전 메모 하나를 올린다.
중편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1979년) 데뷔작이다. 이 작품으로 하루키는 군조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가로 데뷔하게 된다. 어쩌면 그의 모든 이야기는 이 작품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가 스물아홉 살에 쓴 청춘의 기록...
이 작품을 읽으면서 그때 줄곧 들었던 생각은 어떻게 소설을 이리도 쉽게 그냥 쓴 것일까? 하는 느낌 때문에 나도 소설을 쓸 수 있을 것만 같다는 미친 듯한 자신감이 솟아났었다는 것.
그러고 보면 하루키뿐 아니라 일본의 여류작가 요시모토 바나나의 작품을 읽으면서도 그런 느낌을 갖고는 했었다.
아주아주 오래전 중학교 3학년 연합고사를 준비하면서 자습시간을 이용해 심심할 때면 썼던 나의 첫 소설 <눈 내리는 밤>이 갑자기 생각난다. 야간 자율학습시간 중간 쉬는 시간이면 친구들에게 읽어주면 그다음이 궁금하다고도 했던 그 이야기 속의 남, 녀 주인공!
언젠가는 꼭 진짜 완성된 소설로 세상에 빛을 볼 수 있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