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의 詩 불면증

언제부턴가 늘 만져지는 우측 갈비뼈 밑 계륵(鷄肋) 같은 공허...

by 이은희 시인

불면증

이은희



초침이 더디 가고

시침이 빨리 가는 아이러니

굳이 눈감을 이유 없지

처음부터 정해진 법칙이 있었을까?

그저 정한 이들에게 놀아나는 제로섬

어차피 움켜쥔대도 손안에 남은 시침의 가루는

궁색한 반추를 만들 뿐


바로 누우면 언제부턴가

늘 만져지는 우측 갈비뼈 밑 계륵(鷄肋) 같은 공허

거북하게 타는 가슴을 부여잡으면서도

멈추지 않고 채워 부풀리는 본성

게워야 하는지

채워야 하는지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던

진리 그대로의 무거움으로

멀어지는 자유와의 상관관계


초침이 더디 가고

시침이 빨리 가는 이 아이러니 속에서

감기지 않는 눈을 굳이

억지로 감을 이유는 없지.


*요한복음 8장 32절 中.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