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 '짝수 세대는 크게 바꾸지 않는다' 는 전통을 뒤집다.
폭스바겐을 가장 잘 대변하는 해치백의 교과서, 8세대 골프를 타봤다. 하고 싶은 말이 많다 보니 외관, 실내, 시승기 순으로 살펴보려 한다.
노력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다. 폭스바겐은 골프라는 해치백을 팔기 위한 차보다는 자신들이 타고 싶은 차에 초점을 맞춰 개발됐다. 동시대에 뛰어난 기본기와 상품성을 갖추게 된 배경이 바로 이 때문이다.
폭스바겐 골프는 1974년 출시된 이래 꾸준히 사랑을 받으며, '해치백의 교과서' 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차고 넘치는 이동 수단에서 스포츠카 버금가는 성능을 자랑하는 GTI까지. 상품 라인업도 정말 다채로웠다. 전 세계적으로 3,500만 대가 넘게 판매됐고, 지속적인 세대 변경을 통해 자신만의 역사를 써 나가고 있다.
오랫동안 이어져왔던 골프의 역사, 자세히 보면 전통적인 특징이 있다. 바로 홀수 세대에 완전히 새로워지는 것. 최근까지 홀수 세대에 극적인 변화를 더하고, 짝수 세대에 디자인과 상품성을 더욱 올리는데 집중해 왔다.
그렇다 보니 짝수 세대의 경우 자동차에 관심 없는 사람 입장에서는 무엇이 달라졌는지 인지하는 게 어려웠다. 7세대까지 그 흐름은 계속됐다. 그러나 오늘 살펴볼 8세대 골프는 그 오랜 전통을 깨는 상징적인 세대다.
시대적인 변화에 따라 외관과 실내를 완전히 새롭게 다듬으며, 홀수 세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새로워졌다.
8세대 골프의 전면부는 더욱 날렵하고, 특별하게 바뀌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LED 헤드램프와 그 사이에 있는 LED 가이드 라인이다. 최근 전면부에 LED 가이드 라인을 적용하는 차가 많지만, 새롭게 바뀐 폭스바겐 엠블럼과 정교한 모습을 갖춘 LED 헤드램프를 조합해 뻔하지 않은 모습을 완성했다.
본넷 좌우에 굵직한 2줄의 캐릭터 라인을 더해 디자인의 단조로움을 피했으며, 범퍼는 입꼬리를 살짝 올린 듯한 유려한 모습으로 마감했다. 범퍼 하단부 인테이크는 중앙부 블랙, 좌우 외장 색상이 적용된다. 단 시승차 외장 색상이 딥 블랙 펄 컬러라 그 차이가 눈에 안 띄는 점이 개인적으로는 아쉬웠다.
국내에 출시된 8세대 골프는 트림에 관계없이 LED 헤드램프가 기본 적용된다. 조명 점등 부위가 2개로 나뉜 헤드램프 구성은 5세대에서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온 골프의 주요 디자인 특징. 특히 8세대 골프 상위 트림인 프레스티지는 다이나믹 라이트 어시스트, 다이나믹 코너링 어시스트를 제공하는 IQ 라이트가 적용된다.
자세히 보면 LED 헤드램프 끝부분과 LED 헤드램프 안쪽에 각각 IQ 라이트, IQ 각인이 되어 있는 걸 보실 수 있다. 특히 IQ 라이트는 시인성에 대한 만족감이 정말 높았다. 오토 하이빔 작동 시 커튼을 걷는 것처럼 하이빔이 켜지는 게 정말 압권!
8세대 골프의 측면부는 정말 골프답다. 차체 형상은 한층 유려해졌으며, 자동차의 유리 부분을 뜻하는 그린하우스도 그에 맞게 바뀌었다. 도어 상단과 하단에 각각 하나의 캐릭터 라인을 더한 모습이나 B필러를 블랙 하이그로시로 마감해둔 건 7세대와 동일하다.
골프의 가장 큰 디자인 특징인 견고한 C필러 형상도 잘 구현돼 있다. 사실 세대를 거듭하면서 동일한 디자인 큐를 이질감 없이 가져가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폭스바겐은 골프를 통해서 그 어려운 일을 너무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한편, 앞 펜더에 붙는 스타일(STYLE) 엠블럼은 별도의 트림을 상징한다.
국내 판매되는 8세대 골프는 기본형 프리미엄과 고급형 프레스티지로 나뉜다.
시승차는 프레스티지. 그 차이는 IQ 라이트와 파노라믹 선루프 적용 여부, 휠 디자인 차이로 구분 가능하다. 보통 고급형을 판매하기 위해 기본형 패키징을 다소 애매하게 가져가는 경우가 많은데, 8세대 골프는 그 정반대에 위치한다고 볼 수 있다.
17인치 휠과 225/45/R17 타이어는 두 트림 모두 동일. 프리미엄은 17인치 노팅험 휠, 프레스티지는 17인치 벤추라 휠이 적용된다. 한편, 사이드 미러 아래로 LED 조명이 촘촘히 켜지는데 이 모습은 영락없는 골프 공 같다. 다분히 노린 듯.
8세대 골프 후면부는 단정하면서도 화려하다. 해치 게이트와 범퍼 등 후면부 곳곳에 선, 풍만한 볼륨감을 더한 구성은 지극히 골프답다. 그런데 그 외에는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골프 레터링은 좌측 하단에서 정중앙으로 당당히 자리를 옮겼으며, 정교한 그래픽이 돋보이는 LED 리어램프와 범퍼 하단부 크롬 장식은 별도 고성능 배지가 붙지 않은 골프 치고는 상당히 화려하다.
참고로, 보조 제동등이 포함된 리어 스포일러는 5세대부터 이어져 왔던 디테일. 세대가 바뀌며 크기도 조금씩 커지고 있다. TDI 엠블럼은 삭제됐으며, 머플러 팁 역시 히든 타입으로 처리됐다.
국내 제공되는 8세대 골프 외장 색상은 총 7가지다. 시승차 외장 색상은 딥 블랙 펄 이펙트. 4가지 메탈릭 컬러(돌핀 그레이 메탈릭, 리플렉스 실버 메탈릭, 아틀란틱 블루 메탈릭, 킹 레드 메탈릭)과 익숙한 3가지 컬러(퓨어 화이트, 문스톤 그레이, 딥 블랙 펄 이펙트)로 구성된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딥 블랙 펄 이펙트 컬러 구매는 말리고 싶다. 7가지 색상 중 유일하게 옵션 비용 없는 기본 색상이기 때문. 나머지 2가지 색상은 280유로(약 37만원), 4가지 메탈릭 컬러는 660유로(약 80만원)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 물론 한국은 그런 거 없다. 안 고르면 무조건 손해!
지금까지 8세대 골프의 외관을 살펴봤다. 8세대 골프 리뷰는 실내 편으로 이어진다.
* 본 콘텐츠는 폭스바겐 코리아로부터 시승차를 지원받았으며, 그 이야기를 가감 없이 썼음을 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