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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넥서스 Mar 18. 2024

업무 중 '담배타임'에 대처하는 법

일하다가 '담배타임' 근무태만인가?


업무 중 담배타임이 때로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회사는 이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담배타임에 화가 난 비흡연자






흡연자들이 일을 더 적게 하는 건가요


블라인드에서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근무시간과 관련한 글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내용은 이렇다.


출처: 블라인드


1,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는데, 특히 공감을 많이 받은 댓글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단순히 책상에 오래 앉아 있다고 일을 잘한다고 생각한다면 지나치게 구시대적인 마인드 아님?
담배 피느라고 자리 비워도 업무 성과를 잘 내는 사람이 더 좋은 직원이지"

이러한 관점에 따르면 흡연시간은 더 이상 문제 삼을 대상이 아니다. 본인 업무만 잘 해낸다면 담배를 피우든, 산책을 하든, 커피를 마시든, 휴대폰으로 딴짓을 하든 전혀 상관없다는 것이다. 


근로시간의 길이보다 만들어내는 업무 성과가 더욱 중요한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업무 성과에 도움이 된다면 업무 중에 휴식을 취하는 것은 오히려 바람직하다. 적당한 휴식은 정신적·신체적 건강에도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업무 생산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생산성에만 초점을 맞추면 흡연시간 문제의 진짜 논점을 놓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생산성'이 아니라, '공정성'의 문제다


사실 비흡연자가 흡연자에게 불만을 가지는 진짜 이유는 '공정성'에 있다. 특정 직원이 다른 직원들보다 더 자주 또는 더 오래 휴식을 가진다면 불공정한 상황이다. 담배핀다고 뭐라하는 것이 아니라, 흡연자-비흡연자 간의 차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흡연자들은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 담배 안 피우는 사람들도 하루종일 일만 하는 거 아니잖아. 커피 마시고, 산책하고, 개인 전화 통화하고 알아서 다 쉬잖아.'


그러나 우리나라의 기업문화는 다른 종류의 휴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흡연시간에 대해 관대하다. 아무리 바쁜 상황에서도 흡연시간은 권리처럼 지켜지곤 한다. 회의가 길어지다 보면 자연스레 잠깐 담배를 피우며 머리를 식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회의 중간에 커피를 마시거나 산책을 하자고 제안하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 것이다. 


물론 비흡연자에게도 자유로운 휴식을 부여하는 회사가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회사에서 비흡연자들은 회사에서 잠깐 쉬거나, 커피를 마시거나, 산책을 하면서 딴짓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을까 항상 걱정해야 한다. 


점은 '흡연'이 권리처럼 여겨지는 반면, '흡연 외의 다른 휴식'들은 딴짓으로 여겨진다는 점이 비흡연자와 흡연자 간에 불공정을 느끼게 하는 원인이라는 것이다.







흡연시간 이슈를 해결하는 방법


① 근무시간 모니터링


어떤 기업들은 직원의 활동을 모니터링하여 업무 중 자리를 비운 시간을 근무시간에서 제외하기도 한다. 특히, 주52시간제 도입 등 근로시간에 대한 정책적 영향으로 많은 기업들이 이를 도입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일부 계열사에서는 게이트 출입기록을 자동으로 체크하여 특정 시간 이상 업무 공간을 벗어나는 경우 근무시간에서 제외한다. 판교 소재의 게임회사는 15분 이상 자리를 비울 경우, 본인이 직접 '자리비움' 버튼을 누르고 근무시간에서 제외한다. 개인 컴퓨터에 활동을 추적하는 프로그램을 설치하여, 일정 시간 동안 키보드나 마우스 움직임이 없는 경우 근무 중이지 않은 걸로 판단하는 회사도 존재한다.


그러나 근무시간 모니터링 제도는 아주 조심스럽게 다루어져야 한다. 객관적인 데이터로 업무시간을 판단할 수 있으나, 직원 개개인의 프라이버시와 자율성을 침범하게 된다. 직원들이 감시당한다고 느낄 수 있고, 존중과 이해보다 불신과 스트레스로 찬 업무환경을 만들게 될 수 있다. 모니터링의 방법, 기준, 직원 소통 방식 등을 세심하게 설계해야 할 것이다.



② 비흡연자에 대한 Benefit 제공


흡연자와 비흡연자 사이의 공정성 제고를 위해, 회사는 비흡연자에 대한 별도의 Benefit을 제공할 수 있다.


흡연자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보다, 비흡연자에 대한 보상책을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발적으로 금연에 도전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효과를 주기 때문에 흡연자들도 대부분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일본의 마케팅 회사 피알라는 회사 내의 흡연자들이 하루에 75분을 담배를 피우는 데 쓴다고 분석한 후,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비흡연 직원에게 6일간의 보상휴가를 제공하기로 했다. 보상휴가 외에도 소정의 수당이나 복지 혜택을 제공하는 기업들도 있다.


반면 흡연자들에 대한 불이익을 주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과거 동아오츠카와 같은 제약회사에서는 흡연여부를 인사평가에 반영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직원들의 반발을 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근로자의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하여 법적인 이슈가 발생할 수도 있다.



③ 휴식과 근로시간에 대한 자율성을 존중하는 조직문화 형성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지만, 그만큼 달성하기 어려운 이상적인 영역이다. 단순히 흡연시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넘어, 직원 개개인이 자신의 시간을 책임감 있게 관리할 수 있는 철학을 심어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우선 적절한 제도적 설계가 필요하다. 직원의 다양한 요구와 업무 스타일을 파악하고 이를 반영할 수 있는 유연한 근무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방식은 모든 직원이 근무에 집중해야 하는 코어 타임(Core time)을 설정하고, 그 외의 시간은 직원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시간을 관리하는 방법에 대한 바람직한 모델을 제시하는 것도 필요하다. 회사의 철학에 부합하는 바람직한 휴식의 유형, 개개인의 업무스타일에 따른 근로시간 유형 등을 선택지로 제시하여 근로자가 선택하게 할 수 있다. 


근무환경 및 복지제도와 관련된 사항은 리더의 솔선수범하는 모습이 가장 중요하다. 조직장 및 경영진이 자신의 업무 시간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필요에 따라 적절한 휴식을 취하여 생산성을 증진하는 수단으로 활영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정기적인 커뮤니케이션과 피크백 메커니즘을 설계하는 것은 조직문화를 유지하고 조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직원들이 근로제도에 대해 느끼는 만족도와 개선점을 확인할 수 있는 정기적인 체크인을 필수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직원들이 서로를 흡연자와 비흡연자로 구분하거나 휴식을 취할 때 눈치를 볼 필요 없이, 가장 생산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시간을 관리할 수 있도록 문화를 설계하는 것이다.  








흡연이 업무시간에 미치는 영향을 따지는 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결국 이 문제가 직원들 사이에 갈등의 소재로 번지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정말 기업이 고민해야 하는 바일 것이다.


이상 끝.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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