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이 만족하는 제대로 된 복지를 제공하는 법
필자가 만났던 많은 경영진들이 이런 고민을 얘기했다.
경영진 : 기껏 돈 써서 복지하는데 직원들이 고마운 줄 모르고 만족하지 않는다!
반면에 직원들은 이런 의견을 얘기한다.
직원 : 쓸데없이 복지할 돈으로 차라리 연봉을 더 올려줘라!
직원들은 왜 복지제도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일까?
현금보다 나은 복지제도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실, 같은 금액의 현금을 직접 주는 것만큼, 복지제도로 직원을 만족시킨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친구에게 선물을 준다고 생각해 보자. 친구의 취향과 성격에 맞춰서 좋은 선물을 고르기는 쉽지 않다. 차라리 현금을 직접 준다면 친구가 직접 본인에게 필요한 방식으로 사용하겠지만, 선물로 주는 순간 '자율성'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물론 선물의 의미가 금전적인 가치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선물을 주고 받으면서 생기는 감정의 교류, 애정의 표현의 의미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복지제도 이야기로 다시 돌아오자. 회사가 현금 대신 복지제도를 제공하면서, 중요한 가치는 돈이 아닌 애정이야! 라고 말한다고 직원들이 쉬이 설득될 것 같진 않다. 더군다나 복지제도의 대상자는 한 명이 아닌 모든 직원이다. 수많은 사람들을 동시에 만족시키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닐 것이다.
복지 방법을 구체적으로 얘기하기 앞서, 잠깐 아래를 읽어보자.
두 사람 중 누가 당신에게 가까운가?
'민수'는 돈보다 시간을 더 소중히 여긴다. 더 많은 시간을 얻을 수 있다면 돈을 기꺼이 포기할 의향이 있다. 민수는 근무시간을 늘려서 돈을 더 벌기보다, 덜 벌더라도 덜 일하고 싶어 한다
'채연'은 시간보다 돈을 더 소중히 여긴다. 돈을 더 벌 수만 있다면 시간을 기꺼이 포기할 의향이 있다.
채연은 근무시간을 줄여서 더 많은 시간을 얻기보다, 더 일하더라도 더 벌고 싶어 한다.
애슐리 윌런스(Ashley Whillans) 하버드대학교 사회심리학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당신이 만약 '민수'를 선택했다면, 당신은 일반적으로 연령대가 높고, 근무시간이 짧고, 봉사활동을 할 가능성이 높으며, 비싸더라도 더 빠른 교통편을 이용한다.
당연한 말 아니냐고? 사실 정말 중요한 연구결과는 이것이다. 시간을 더 중시하는 '민수'와 같은 사람들이 '채연'보다 더 행복하다.
현대인들은 만성적인 '시간 빈곤'에 시달린다. 최근에 '시간이 넉넉하다'라고 느꼈던 경험이 언제인지 돌이켜보라. 반대로 '시간이 부족하다'라고 느꼈던 적은 언제인지 생각해 보라. 미국인 250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갤럽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0%가 하루 동안 하려고 했던 일을 다 끝내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 시간을 희생하는 함정에 빠진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보편적인 만큼, 소중함을 덜 느끼게 된다. 장기적으로 돈이 우리에게 더 많은 행복을 안겨줄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앞선 애슐리의 연구뿐만 아니라 수많은 연구에 따르면,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덜 행복하고 불안, 우울, 스트레스에 더 많이 시달린다. 기쁨을 덜 느끼고 덜 웃는다. 운동을 덜하고 덜 건강하다. 업무생산성이 낮고 이혼율이 높다.
다시 복지제도의 얘기로 돌아와보자.
복지(福祉, welfare)의 사전적 의미는 '좋은 건강, 윤택한 생활, 안락한 환경들이 어우러져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상태'이다. 다시 말해 '복지제도'란 '직원들의 행복한 삶을 만드는 제도'을 뜻한다.
나는 회사가 복지제도를 통해 "시간"을 선물해준다면, 직원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복지제도는 직원들이 자칫 놓칠 수 있는 시간관리에 도움을 주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직원들은 현금으로 보상받는 것을 선호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 자신에게 자율성이 주어지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자율적인 선택이 항상 행복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때로 사람들은 돈만을 바라보다가 행복을 놓치기도 한다. 앞선 연구에서 보았듯이, 사람들은 돈을 위해 본인들의 시간을 희생하고, 이는 장기적으로 본인의 행복과 만족을 감소시킨다.
직원들이 때로는 놓치고 있는, 행복을 위한 시간 확보를 목표로 복지제도를 설계한다면, 회사는 직원에게 보다 의미있고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할 수 있다.
시간을 선물한다는 철학을 구체화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방향성에 따라 복지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
1. 매일의 일상에서 직원들의 시간을 아낄 수 있는 복지 혜택
통근버스와 같은 교통 솔루션으로 출퇴근 시간을 축소할 수 있다
세탁, 청소 등 외부 가사서비스를 이용할시 해당 비용을 지원할 수 있다
사내 체육관, 보육시설, 식당, 카페, 미용실 등을 운영하는 것은 직원들의 '선택의 노고'를 줄여준다.
2. 직원들의 생애 전반에서 시간을 아낄 수 있는 복지 혜택
직원 대출 등 상품을 운영할 수 있다.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일상의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은행, 우체국, 관공서 등을 편안하게 갈 수 있는 반반차 제도 등을 운영한다.
건강검진에 대한 지원은 필수다. 건강이 나빠지는 순간, 시간의 가치 또한 급격히 훼손된다.
여행, 문화 체험, 여가 등을 회사에서 패키지 상품처럼 설계하여 제공하자. 선택지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3.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생산적으로 업무 시간을 보내기 위한 복지 혜택
업무 전산화, 자동화 프로그램의 적극적 도입하여 업무 시간을 절약하게 한다.
원격근무 및 유연출퇴근제 등 직원이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한다.
본인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도서 구입이나, 학습을 지원한다.
매일의 일상에서, 직원들의 생에 전반에서, 업무 수행 중에 직원에게 더 많은 시간을 선물하자
복지제도는 단순히 보상을 넘어, 직원의 행복에 대한 총체적인 접근법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때로 직원들이 현금적 보상을 선호한다고 하더라도, 직원들에게 행복한 삶을 주고자 한다는 회사의 철학을 설명하자. 시간을 선물하기 위해 세심하게 설계된 복지제도를 통해, 단순 호의를 넘은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